박기영의 밴드 어쿠스틱 블랑, 구겨진 마음 펴주는 음악

별님의 선택

박기영의 밴드 어쿠스틱 블랑, 구겨진 마음 펴주는 음악

2014.07.11

안녕하세요, 밴드 어쿠스틱 블랑으로 돌아온 박기영, 그리고 이준호, 박영신입니다. 별님의 선택으로 인사 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7월 1일, 어쿠스틱 블랑의 첫 미니앨범 [Acoustic Blanc Part.1]이 발매되었는데요. 이번 앨범은 음악을 통해 듣는 분들 모두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고, 저희 또한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음악을 들려드리는 순간 동안, 공감과 위로를 받기 위해 진심을 다해 작업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쿠스틱 블랑 멤버들의 구겨진 마음을 펴주는 음악들을 선곡해봤습니다. 편안하게 즐겨주시고, [Acoustic Blanc Part.1]도 많은 사랑 부탁 드려요! 감사합니다.

Mirrorball

말 그대로 꾸깃꾸깃 구겨진 나의 자아를 한 올 한 올 펴주었던 노래. 혼란했던 내 20대를 함께한 Sarah McLachlan의 음악은 '나도 언젠가 이런 뮤지션이 되고 싶다.'라고 꿈꾸게 했다. '언젠가는... 내 혼돈의 터널을 나와 내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게 해주었던 노래..

텔 미 썸딩 OST

운전면허를 따고 내 첫 드라이브를 함께 한 음악. 그날은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마음은 사람들에게 받은 수 없는 상처로 구겨져 있었다. 나는 마치 10년은 운전을 해왔던 사람처럼 Placebo의 CD를 꽂고 하염없이 비 오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20대 초반의 나를 그냥 앞으로 직진! 하게 했던 노래. 2006년 펜타포트에서 Placebo의 공연을 보며 그때 그 시절을 이겨내게 해준 데 감사해 눈물이 주룩주룩.

미안했어요

남편과 나는 다섯 번의 헤어짐과 네 번의 만남을 통해 부부가 되었다. 눈물 없이 지낼 수 없던 그 시절 심수봉 선생님의 노래는 한 곡, 한 곡 어쩌면 다 내 마음 같았는지... 헤어져 있을 때 남편을 생각하며 이 노래를 리메이크 했었고 우리는 다시 만났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사는 지금, 그때를 추억하며 더욱 사랑하게 된다.

Hymnal 2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나를 내려놓게 된다. 인정받지 못한 상처로 인해 마음이 구겨져 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다시 내려놓고 감사하게 된다.

조수미 101

2012년 "오페라 스타" 시즌 2에서 나를 우승하게 해 준 노래. 태어나서 처음 해 본 1등이었다. 성악을 잘 몰랐던 나의 가장 훌륭한 롤 모델은 조수미 선생님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경연을 통해 나는 정말 많은 걸 얻었는데 그 중에 가장 큰 선물은 딸 벨라이다.

Impressions

엄마가 된다는 것은 내 모든 과거의 어둠과의 결별을 의미했다. 아기에게 나의 우울함과 낮은 자존감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기를 쓰고 예쁘고 좋고 아름다운 것들만 듣고 보고 접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내가 치유 받고 구겨진 자존감도 회복하게 됐다. 태교를 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음악으로 배 속에 있던 벨라가 가장 좋아했던 곡이다.

이준호의 플라멩코 기타 'Aljamia'

스페니쉬 기타리스트를 찾아 헤매던 나는 이 곡을 듣고 홀딱 반해 준호 오빠를 찾아가게 됐다. 오늘 우리가 뭉치게 되고, 지금이 있게 한 음악으로 앞으로 무얼 해야 하나 고민하던 나의 마음을 쫙쫙! 펴주었던 곡이다.

Fina Estampa

꾸꾸루꾸꾸...로 유명해진 Caetano Veloso의 노래. 가창력이 뛰어나지도 그 닥 인상적이지도 않은 그의 음성과 노래는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힘이 있다. 아름다운 현이 아스라이 울려 퍼지는 위에 그의 아름다운 음성이 멜로디가 되어 마음에 닿는다.

지난 해 여름, 새벽 아침 드넓은 습지에 갈대들이 끝없이 펼쳐진 곳에 가서 그의 음악을 들은 적이 있다. 아름다운 경치가 음악과 어우러진 오랫동안 기억에 아니 마음에 남을 장면이었다. 어딘가로 떠난다면 이 음악을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Desde El Alma

Luis Salinas는 탱고부터 블루스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는 기타리스트이다. 게다가 노래까지 너무나 훌륭하다. 눈을 감고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어느새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어느 골목길 흐릿한 가로등 밑 바에 서서 술 한 잔을 기울이고 싶다. 외모는 좀 독특하긴 하지만 진심으로 닮고 싶은 기타리스트이다.

어떤날 I 1960·1965

어떤날은 수 많은 뮤지션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그룹이다. 대학교 1학년, 어리고 나름 감수성이 많았던 나에게 지금은 다른 세상으로 떠나버린 나의 친구가 들려준 음악. 클래식음악 외에 다양한 음악을 알게 해 준 친구였다. 지금은 없어진 종로의 피맛골 조그만 술집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던 어떤날의 노래들을 그 친구는 저 세상에서도 잔잔히 부르고 있을 것만 같다.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항해(航海)

어떤날의 음악을 들으며 이병우의 팬이 되었다. 1990년 여름, 이 음악을 매일 열 번까지도 들었던 것 같다. 24년이 지난 지금도 나의 플레이 리스트엔 이 연주 곡이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음악이란 것이 때로는 대단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음악을 들으면 나는 금세 1990년 그 해 여름 그곳으로 간다.

Songbird

그녀의 음악은 꾸밈이 없다. 이른 아침 물안개가 낀 호숫가에서 잠이 깨었을 때 이 노래를 듣는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기타 하나와 목소리 하나... 그것으로 충분한 그런 가수다.

Pasion En Buenos Aires

스페인이 자랑하는 Pasion Vega는 타고난 가수이다. 아르헨티나의 국민가수 '메르세데스 소사'가 불렀던 이 곡을 플라멩코 풍의 기타와 보컬로 새롭게 만든 곡이다. 단순하면서 서정적인 멜로디가 반복되는 이 곡은 인생이 힘들지라도 감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삶이란 것이 행복한 순간보다는 힘들고 괴로운 시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한 인생이 아닐까?

The Story Of Sanullim: Complete Studio Recordings

워낙 산울림 음악을 좋아해서 추천하고 싶은 곡이 너무 많다. 그 중 이 곡은 가사가 주는 이미지가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해줘서 미소 짓게도 하고 가슴을 아련하게도 해준다. 구겨진 마음을 펴주기도 하고 구겨진 그대로 편하게 해주기도 하는 느낌이랄까..

[03]

다른 가수들의 세션 연주를 하다 보면 음악을 기술적으로 표현해줘야 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제대로 음악자체를 감상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반자카파의 음악은 세션 연주를 하면서 여러 번 마음이 뭉클한 경험을 하게 해줬다. 특히 몇몇 곡은 가사의 한 문장만 듣고도 여러 감정을 이해하게 해주는 곡들이 있다. '어떤하루'라는 곡도 그런 곡이다. 평범한 하루에 대한 고마움을 잔잔히 전해주는 곡.

Sea Change

Beck의 'Sea Change' 앨범은 내가 본격적으로 운전을 시작하였을 때인 2002년도 가을에 발매되었다. 차 안에서 음악 듣는 꿈을 이룬지 얼마 안 된 때라, 목적지에 미리 도착해서 차 의자를 뒤로 젖히고 당시에 듣던 음악들 'Stone Roses', 'Travis', '원더버드', 'Beck' 등의 음악에 취해 추운 겨울 날에도 차 안에서 음악을 들었던 때를 생각나게 해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특히 이 앨범의 첫 곡인 'Golden Age'는 당시의 차가운 공기랑 너무 잘 어울렸고, 요즘은 자주 보기 어려워진 파란 하늘을 기억하게 해준다.

Caustic Love

최근 알게 된 뮤지션인데,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보고 제대로 꽂혀서 여태껏 나온 앨범을 다 샀다. 특히 이 곡은 처음 들었을 때 가사의 내용도 모르는데 정말 맘이 뜨거워져서 '이 노랜 머지?' 하며 찾아보니 이미 너무 유명한 곡이더라.. 내가 좋아하는 잔잔하고 담담한 스타일과는 다른 듯하지만, 억지스럽지 않게 마음을 뜨겁게 해주는 곡이다.

The Freewheelin' Bob Dylan

이 곡은 가사가 구겨진 마음을 펴준다.... 잇츠 올 라잇.. 된거 아닌가? Bob Dylan의 곡은 원곡보단 다른 아티스트의 커버가 더 와 닿는 것 같아서 전엔 피터 폴 앤 메리의 노래로 들었는데, 지금은 Bob Dylan이 더 좋더라.

Bob Marley의 'Easy Skanking' 노래는 'Take It easy! Take It easy! Take It easy!'하면서 페이드 아웃된다. 개인적으로 좀 더 곡이 길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