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 진행될까? 일본 '슈퍼소닉' 2차 라인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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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진행될까? 일본 '슈퍼소닉' 2차 라인업 발표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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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진행될까? 일본 '슈퍼소닉' 2차 라인업 발표

일본에는 글로벌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후지 록 페스티벌이며, 다른 하나가 바로 지금 얘기하려는 섬머소닉입니다. 그런데 이번 행사는 섬머소닉이 아니라 슈퍼소닉이라는 이름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1년 연기가 확정되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사회는 올림픽 개최 이슈로 한창 들떠있었습니다. 올림픽을 진행하려면 경기장이 모두 올림픽 경기들에 집중되어야 하는데요. 당연히 섬머소닉 같은 여름 페스티벌은 행사장 대관에 어려움이 있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주관사에서 여름의 섬머소닉을 건너 뛰고, 대신 가을에 그 번외편 격의 행사를 준비한 것이 바로 "슈퍼소닉"입니다. 여담이지만 이미 한 번 올림픽이 연기되었으니, 아마 내년에도 이 행사는 "슈퍼소닉"이라는 이름을 쓸 확률이 높아 보이네요.

어쨌든 슈퍼소닉은 COVID-19가 한창인 4월에 이미 라인업 발표를 했었는데요. 최근 다시 추가적인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포스터를 우선 볼까요?

옆 나라 라인업이 뭐 그리 중요하냐 싶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 페스티벌 마니아들에게 일본의 두 페스티벌은 국내 음악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와도 같았습니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음악시장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크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본이 우선적일 수밖에 없고, 일본 일정을 잡으며 한국까지 들르는 동선의 투어 코스를 고려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두 나라의 행사를 한꺼번에 치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역대 안산페스티벌이나 펜타포트락페스티벌, 지산페스티벌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음악축제들의 역대 라인업을 보면 그 해의 후지록, 혹은 섬머소닉과 동일한 아티스트들도 그 리스트가 채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페스티벌 마니아라면 이 두 행사의 라인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문제는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전염성이 워낙 높고, 공기 내 비말을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이다 보니 페스티벌 같은 밀집행사에서는 그 위험이 보다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올 봄부터 지금까지 예정되었던 페스티벌급의 공연은 단 하나도 제대로 개최되지 못했습니다. 여느 업계가 힘들지 않겠냐 마는, 그 중에서도 공연 업계는 지금 말 그대로 빈사 상태입니다.

슈퍼소닉이 예정된 9월에는 상황이 나아질까요? 저 역시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만, 슬프게도 지금까지의 지표를 살펴보면 그렇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월 팬데믹이 선언된 이후, 7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아직 팬데믹 상황은 끝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2차 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현지로 아티스트 및 관람객이 몰려갈 미국은 갈수록 확진자가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럼에도 고무적인 것은, 공연업계가 슬슬 이 상황에서 답을 찾아가는 움직임이 생겼다는 겁니다. 이승환은 5월 그의 시그니처 공연 중 하나인 "ONLY BALLAD"를 가졌습니다. 공연장 절반을 비우며 "물리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 좌석, 관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미착용시 입장 불가), 손소독제 배치, 문진표 작성 등으로 최대한 안전하게 공연을 진행하며 공연장의 새 문화를 만들었죠.

또한, 브로콜리너마저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무려 장기 공연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앞서 이승환이 진행한 좌석 거리두기 및 조치들에 더해, 방역전문팀을 추가로 배치하며 7월간 총 9회에 걸친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 역시 성공적인 모델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리두기 속에서도 우리의 일상은 계속되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언급된 실내 콘서트에서는 일정 수준의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정도 이상의 인파가 모이고 흥과 정열이 넘쳐야 마땅한 야외 페스티벌에서 이런 원칙들이 지켜질지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단일 아티스트의 팬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주최측의 통제에 따라줄지도 의문이고요.

만약 이것이 정말로 개최되고 페스티벌 공연 문화에서도 거리두기를 선보이는 선례를 남긴다면, 공연 업계는 다시 조금이나마 숨을 쉴 수 있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이 페스티벌이 또 다시 취소가 되거나, 열린다 해도 미흡하거나 위험한 사례를 남기게 된다면 다시 한 번 공연업계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섬머소닉의 개최 향방에 공연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 상황, 슈퍼소닉은 과연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을까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