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b Dylan이 21세기에 던진 퍼즐, [Rough and Rowdy Ways]

위클리 뮤직 뉴스

Bob Dylan이 21세기에 던진 퍼즐, [Rough and Rowdy Ways]

2020.07.07
7월 둘째 주

Bob Dylan이 21세기에 던진 퍼즐, [Rough and Rowdy Ways]

국내차트에서는 BLACKPINK의 'How You Like That'이 차트 1위로 올라섰습니다. 한편 빌보드 싱글차트는 DaBaby가, 앨범차트는 Lil Baby가 차지하고 있지만, Bob Dylan의 정규앨범이 앨범차트 2위에 오른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습니다. 차트 흐름과 인사이트로 음악계 최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금주의 차트! 자세한 소식은 본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멜론 Top 100 차트 리뷰

1위로 오른 BLACKPINK, 10위권 내 3곡의 신곡 진입

*본문 괄호 중 "D"는 디지털 다운로드 차트, "S"는 스트리밍 차트, 동반된 숫자는 순위를 나타냅니다.

주간차트 1위는 BLACKPINK 'How You Like That' (D: 3, S: 1) 의 차지였습니다. 6월 26일 금요일 18시 발매로 인해 전주 주간 차트 집계에서 그 화제성의 온전한 반영이 어려웠는데요. 지난 주 8위로 시작한 이 곡은 금주 1위로 수직 상승하며 그 압도적인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9월 정규앨범 발표까지 후속활동도 계획되어 있으니, 당분간 BLACKPINK의 화제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네요.

10위권 안에는 무려 세 곡의 신곡이 등장했습니다. 화사의 '마리아 (Maria)' (D: 1, S: 3), 지코의 'Summer Hate (Feat. 비)' (D: 4, S: 4), 선미의 '보라빛 밤 (pporappippam)' (D: 2, S: 7) 이 그들입니다. 이어지는 금주의 HOT에서는 이들 중 현재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지코의 앨범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Top10도 그렇지만, 한동안 OST 위주였던 차트에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 릴레이가 이어지며 새로운 그림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별이 온다' (D: 74, S: 77) 로 컴백한 신용재 또한 이 흐름에 함께했습니다. 또한 세븐틴의 'Left & Right' (D: 37, S: 19) 도 전주 27위에서 18위로 상승하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금주의 HOT!

아티스트이자 트렌드세터, 지코

RANDOM BOX

여름에 여름 노래가 없다 했더니, 지코가 가장 먼저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녹아나는 날씨에 보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신나는 사운드, 그리고 심각하지 않은 노랫말로 돌아왔는데요. 마찬가지의 매력으로 타이틀 경합을 벌였을 법한 '만화영화 (Cartoon)'의 멜로디에는 1990년대의 감성도 살짝 녹여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타이트한 랩을 선보이는 'No you can't'에서는 이미 경지에 올랐음에도 더 발전해나가는 지코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쉴 틈 없이 플로우를 바꾸는 것은 물론, 펀치라인 역시 차고 넘치게 숨겨 두었으니 장르 팬이라면 가장 환호할 법한 곡이 아닐까 싶네요.

눈여겨볼 점은, 이번 미니앨범이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도 확실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겁니다. 건물이 녹아 내리는 감각적인 뮤직비디오 연출은 물론, 아침뉴스 기상캐스터로 깜짝 등장해 'Summer Hate (Feat. 비)'의 댄스 챌린지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앨범을 진짜 박스로 포장하는 등 흥미로운 요소들을 다수 연출한 것이 그것이죠.

덕분에 최근에는 굳이 찾지 않아도 웬만한 소셜미디어에서 그의 이슈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서서 찾지 않아도 보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지코는 현시대에 특정 미디어에 한정되지 않는 폭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하는 흔치 않은 아티스트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아티스트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고요.

"내가 마흔을 넘기면 바뀔걸 올드의 정의가", 'No you can't'의 가사 일부인데요. 그의 확신처럼, 과거에도 현재에도 지코는 여전히 트렌드의 가장 맨 앞에서 흐름을 만들어가는, "트렌드세터"에 가까운 아티스트입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런 점 때문에라도 그의 자신감은 근거 없이 들리지가 않습니다.


빌보드 Hot 100 차트 리뷰

다시 1위로 올라선 DaBaby와 Roddy Ricch의 'Rockstar'

*빌보드 HOT 100 차트는 싱글 차트의 다른 이름이며, 미국에서 소비된 모든 장르 음악의 스트리밍, 라디오 에어플레이, 디지털 송 세일즈 판매 데이터를 종합하여 집계됩니다.

전주 6ix9ine과 Nicki Minaj의 'Trollz'에 1위를 양보했던 DaBaby와 Roddy Ricch의 'Rockstar'가 다시 1위로 올라왔습니다. 반면 'Trollz'는 전주 1위에서 34위로 빠른 낙폭을 보였습니다.

'Rockstar'는 싱글차트 에서 도합 3주 1위를, 스트리밍 차트에서6주 연속 1위를 달리며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6월 26일, DaBaby가 이 곡의 오피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기 때문에, 차주 또한 관련 스트리밍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을 먼저 휩쓸었던 SAINt JHN의 'Roses'는 전주 8위에서 4위로 또 한 번 상승하며 결국 Top5에 안착했습니다. 이 곡은 2016년 발매된 곡이지만, 이후 DJ인 Imanbek의 리믹스 버전으로 입소문을 타며 2019년 영국차트 1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편 래퍼 Jack Harlow의 'Whats Poppin'은 전주 18위에서 8위로, 또 다른 래퍼 Lil Mosey의 'Blueberry Faygo'는 전주 11위에서 9위로 각각 상승이 있었습니다. 이는 두 래퍼 모두에게 첫 Top10 기록입니다.

100위권 밖에서는 Beyonce의 'Black Parade'가 37위로 첫 진입했습니다. 1만 8천 규모의 디지털 송 세일즈로 해당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이네요. 이로서 Beyonce는 40번째의 Top40 히트곡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빌보드 200 앨범 차트 리뷰

Lil Baby [My Turn], 4주 1위

*빌보드 200 차트는 전통적인 앨범 판매/다운로드 건수에 더해, 한 앨범에서 1500번 이상 유료 스트리밍 혹은 10곡이상이 다운로드 될 경우 각각 1건(Unit)으로 집계돼 차트에 반영됩니다.

*2020년부터 유튜브 조회수가 앨범차트 데이터에 포함됩니다. 유료 이용자와 무료 이용자가 공식적으로 라이센스된 비디오를 각 1,250회와 3,750회씩 클릭했을 때, 앨범 판매 수 1장과 동일하게 집계됩니다.

Lil Baby의 [My Turn]이 주간 앨범차트에서 네 번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간 판매량은 전주 대비 3% 하락한 7만 유닛이었습니다. 이 앨범은 올해 3월 이미 1주 1위를 차지했다가 하락한 이후, 다시 역주행해 오르며 불연속 기준 총 4주에 걸쳐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4주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Lil Baby의 [My Turn]은The Weeknd의[After Hours]가 세운 4주 1위와 동률의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둘은 올해 나온 앨범들 중 가장 오래 1위를 차지한 앨범들입니다. 차이점이라면 The Weeknd의 경우는 4주 연속, Lil Baby의 경우는 4주 불연속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2위는 Bob Dylan의 [Rough and Rowdy Ways]가 차지했습니다. 이는 Dylan이 2009년 [Together Through Life]로 1위를 차지한 이후, 10년 만에 차트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앨범입니다. 이는 그의 23번째 Top10 앨범이며, 50번째 Top40 앨범 기록이기도 합니다.

Bob Dylan은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7개의 Decade를 지나오는 동안 꾸준히 Top40앨범을 기록했는데요. 이런 기록은 Dylan 외에는 없다고 합니다. 그는 무려 57년 전인 1963년, [The Freewheelin’ Bob Dylan]으로 22위에 오르며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1965년의 [Bringing It All Back Home]으로는 6위에 오르며 첫 번째 Top10을 차지했다고 하네요.

A Boogie Wit da Hoodie의 [Artist 2.0]은 전주 80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습니다. 6월 19일 디럭스판 발매 리이슈가 있었다고 하네요. 한편 Teyana Taylor는 [The Album]을 8위로 올리며 커리어 첫 번째 Top10앨범을 기록했습니다. 그는 2014년 [VII]로는 19위에, 2018년 [K.T.S.E.]로는 17위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금주의 HOT!

Bob Dylan이 21세기에 던진 퍼즐

Rough and Rowdy Ways

커버가 아닌 오리지널 정규앨범의 발표는2012년 [Tempest] 이후 처음입니다. 단순히 들으면 들리는 가사가 하나하나 뜯어서 해석해야 이해가 조금이라도 가능한 Dylan의 앨범이기 때문에, 역시 가볍게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건, Dylan이 지금 시기에 정규 앨범을 발표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겁니다. 그의 노랫말들은 항상 그 때의 시대적 맥락과 궤를 함께해 왔기 때문이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앨범의 후반을 장식하는 약 17분짜리 대곡 'Murder Most Foul'입니다. 여기서Dylan은 존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노래하는데요. 하지만 이를 끌고 가는 언어들은 거의 "20세기 문화 백과사전"에 가깝습니다. The Beatles와 The Rolling Stones, 로큰롤의 등장과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개최 등 수많은 굵직한 문화요소들이 가사에 등장하죠. 문제는 이것이 당대의 지식이 없다면 감도 잡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양이라는 겁니다.

또한, 이는 Billy Joel이 'We Didn`t Start The Fire'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닙니다. 각종 문화요소들을 모티브로 삼아 "존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핵심 주제로 노래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평론가들은 이 곡이 해당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21세기의 대사건 중 하나인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과도 그 맥락이 맞닿아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Dylan의 세대에서 JFK의 암살이나 로큰롤이 그들의 세계를 뒤흔들었던 것처럼, 지금의 세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의 세계를 바꿔놓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해당 사건을 끌어와 이런 곡을 발표했다는 주장이 그것입니다. 하나의 곡 안에서 Dylan 세대의 모든 문화요소들이 집약적으로 등장시킨 것도 그런 이유로 보고 있고요.

물론 이는 곡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에 불과합니다. 주목해야할 점은 Dylan의 노래 한 곡에 대해 아주 일부의 썰만 풀어봐도 이 정도라는 겁니다. 총 10개의 트랙이니, 시 문학 해석하듯 가사를 들여다보며 나름 해석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Dylan의 음악이 가사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니까요.

시대의 음유시인이 오랜만에 난해한 퍼즐을 우리 앞에 던졌습니다. 해석은 역시 각자의 몫일 겁니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