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윙'처럼 뜨거운 EP를 들고 돌아온 6lack!

장르 인사이드

'핫 윙'처럼 뜨거운 EP를 들고 돌아온 6lack!

2020.07.07
Special

'핫 윙'처럼 뜨거운 EP를 들고 돌아온 6lack!

현재 힙합/R&B 신에서 가장 뜨거운 아티스트를 꼽으라 하면 단연코 6lack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그가 마침내 새 EP [6pc Hot EP]을 들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여섯 곡으로 구성된 이번 EP는 언젠가 공개될 그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의 맛보기에 가깝다. 동시에 6lack의 더욱더 성숙해진 음악 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다. 과연 EP에는 어떤 트랙들이 수록된 지 함께 확인해보자.


ATL Freestyle

'ATL Freestyle'은 이번 EP의 첫 싱글로 공개된 트랙이며, 타이틀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듯이 6lack의 애틀랜타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그는 지역에서 자신이 어떻게 자랐고 어떻게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를 곡에서 풀어낸다. 또한, 힙합 신의 핫 루키로 떠오른 Young Nudy, 애틀랜타의 라디오 DJ인 Greg Street 등 로컬 출신의 뮤지션과 관계자들을 자신의 가사 속에 녹여 난다. 더 나아가 그는 [East Atlanta Love Letter]의 수록곡인 'Loaded Gun'에서도 언급했던 커크우드를 비롯해 앨범 투어를 했던 공연장 등 지역의 여러 장소를 짚으며 자신의 애향심(?)을 드러낸다.

여기서 잠시. 6lack의 가사에서는 핫 윙을 먹으며 지금까지 성장했다는 내용의 가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애틀랜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사 메뉴라고 한다. "6pc Hot"이란 EP의 타이틀 역시 보통 핫 윙을 주문할 때 여섯 개를 묶어 판매하는 데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영감을 얻은 덕분인지 6lack은 음식과 곁들여 먹으면 좋을 핫 소스를 EP와 함께 출시하며 콘셉트와 딱 맞는 앨범 마케팅을 선보였다.

Know My Rights

많은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널리 알리고 있는 두 뮤지션, 6lack과 Lil Baby가 마침내 한 트랙에서 만났다. 'Know My Rights'는 현시점에서 가장 핫한 두 아티스트가 자신의 명성과 부를 뽐내는 곡이다. 둘은 애틀랜타라는 본인들의 출신지에서 비롯된 트랩 음악을 주로 구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프로덕션에 걸맞게 6lack은 목소리에 튠을 입힌 뒤 다소 힘을 뺀 듯한 유연한 플로우로 비트의 공간감을 한껏 살린다. 더불어 가사로는 자신의 허슬과 스트리밍 사이트에서의 아티스트 순위를 드러내고, 세상을 떠난 Kobe Bryant의 백 넘버를 샤라웃하기도 한다. Lil Baby 역시 벌스에서 6lack처럼 5위 안에 든다는 자신의 순위를 언급하고, 못 믿겠다면 빌보드 차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라는 핀잔 섞인 가사를 선보인다. 실제로 Lil Baby의 [My Turn]은 3월에 발매되었으나 6월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다시 진입했고, 5주 동안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2020년 현재 최장기간 앨범 차트 1위를 달성한 앨범이 되었다. 이렇듯 'Know My Rights'는 정말 합당한 근거가 있는 스웩 트랙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EP는 다채로운 분위기의 프로덕션을 랩과 노래를 오가는 보컬 퍼포먼스로 균형을 잡았던 지난 작품과 달리 일관된 음악적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첫 트랙을 이어 나오는 'Long Nights' 역시 그렇다. 트랙의 프로듀서로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인지도를 폭넓게 쌓아 온 Stwo가 참여했다. 그는 달달한 무드의 신스 사운드와 함께 공간감 가득한 비트 운용을 트랙에서 선보인다. 6lack은 곡의 부드러운 분위기에 걸맞게 좋아하는 연인과 함께 긴 밤을 보내고 싶다는 내용의 가사를 구사한다. 더불어 벌스에서는 랩처럼 라이밍을 이어 나가고, 훅과 브릿지에서는 조금 더 감미롭게 보컬을 구사하며 트랙의 완급 조절을 자유자재로 해나간다.

피처링으로는 기재되지 않았지만, 트랙 속에서는 현대의 Erykah Badu로 불리는 Ari Lennox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6lack은 곡의 낭만적인 무드를 좀 더 살리기 위해 Ari Lennox에게 직접 곡을 보내 코러스를 부탁했다고 하며, 더불어 곡 후반 작업에는 색소폰 연주를 추가해 분위기를 더욱 증폭시켰다고 한다.

Float

6lack은 한 곡의 히트곡만 남기고 사라지곤 하는 수많은 이들과 달리 꾸준히 히트 싱글을 발표해 왔다. 주목할 성과를 얻고 꾸준히 활동해 온 6lack의 자부심은 이번 EP에서도 알게 모르게 드러난다. 이 중에서도 'Float'은 자신의 인기를 파도를 타는 모습에 비유한 가사를 들을 수 있는 트랙이다. 더불어 곡은 이전 6lack의 노래 'Free'를 연상케 하는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트랙을 듣다 보면 마치 마음이 떠다니는 듯한 기분을 받게 될 거 같은데, 실제로 이는 의도된 거라고 한다. 6lack은 작업 당시 George Floyd의 사망 사건을 비롯해 현 사회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면서 감정 기복을 겪었고,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겪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부유하듯 떠다니는 사람의 마음과 삶의 부닥침을 공허한 느낌의 보컬로 그려낸다. 물론 여기에서도 특유의 유머는 잊지 않았으니. 곡 속에서 그는 T-Pain의 이름처럼 자신의 고통을 노래하고 있다고 하며, MC Hammer의 히트곡인 'U Can't Touch This'를 빌려와 "MC Hammer마저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을 거야"란 위트 섞인 가사를 구사한다.

곡리스트 2

Outside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인해 팬데믹이 선포된 지금의 세상은 확실히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음악가들은 팬데믹 이전의 평범한 일상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자신의 음악 속에 자연스레 녹여내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한다. 6lack 역시 마찬가지. 그는 EP를 마무리하는 트랙 'Outside'에서 서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현재의 모습, 그리고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나아가야만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가사로 교차해 나간다.

인터뷰에서 6lack은 살면서 처음으로 경험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비롯된 자신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트랙은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로 시작되어 일반적인 발라드 트랙처럼 보이지만, 두 번째 벌스에서는 트랩 리듬이 얹어지면서 평범했던 일상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감정을 심화해 나간다. 이렇듯 'Outside'는 마음의 여운을 남기는 만큼 6lack의 새로운 정규 앨범을 기다리는 이에게 값진 선물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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