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없는 영화 음악은 상상할 수 없어!

영화라는 매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20여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길고 긴 시간 동안 음악은 영화를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확고히 자리 잡았죠. 영화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영화의 매력을 더욱 증폭시킵니다. 영화 제작진은 어떤 음악을 어떤 장면에 넣어야 더욱 효과적일지 매번 고심하죠.

하나 흥미로운 점은 영화음악은 태생적으로 클래식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Sergei Prokofiev, Dmitri Shostakovich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클래식 작곡가들도 적지 않은 영화음악을 작곡했고, 20세기 초중반 할리우드에서 음악을 담당하며 영화음악의 기초를 닦았던 수많은 작곡가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이주해온 정통 클래식 전공자들이었죠.

얼마 전 타계한 영화 음악 작곡가 Ennio Morricone의 음악도 클래식 음악의 많은 요소를 닮았으며 또 오늘날 클래식 아티스트에게 방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있는 오늘날 영화음악계에도 클래식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입니다. 그래서인지 클래식에 영화음악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는 오늘날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명한 클래식 연주자들이 영화음악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고, 영화음악 명곡을 클래식으로 재해석해 발표를 하기도 하죠. 오늘은 이러한 콘셉트로 새롭게 발매된 추천 음반을 소개합니다!

웨일스 출신의 크로스오버 가수 Katherine Jenkins는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이라는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故 Ennio Morricone의 대표적인 영화 음악이자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시네마 천국" 외에도 "사랑은 비를 타고", "티파니에서 아침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등 고전 명화들부터 "반지의 제왕"에 이르는 비교적 최근 작품까지 전 세계인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은 영화음악을 하나로 모았죠.

유명한 영화음악을 하나로 모아 녹음한 것은 어떻게 보면 가장 평범할 수 있는 기획입니다. 하지만 음악이 정말 좋다면 특별한 기획이 필요하지 않죠. 거기에 Katherine Jenkins의 매력적인 목소리까지 더해진다면 누구라도 이 앨범을 좋아할 겁니다.

한편, 바이올리니스트 Lisa Batiashvili는 Charlie Chaplin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그가 이번에 발표한 앨범의 제목인 [City Lights]는 Charlie Chaplin의 영화 제목이기도 하죠.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앨범은 "도시"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Lisa Batiashvili가 태어난 조지아의 트빌리시를 비롯해 뮌헨, 헬싱키, 베를린 등 그의 삶에 밀접한 도시들을 떠올리고, 그와 연관된 음악을 선곡했죠. Charlie Chaplin의 영화음악을 비롯해 클래식, 재즈, 탱고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색다른 앨범입니다.

앞서 소개한 Katherine Jenkins의 앨범이 정직하게 영화음악을 소개하고 있다면, 이 앨범은 Charlie Chaplin의 영화에 받은 영감을 개인적 경험과 섞어 음악으로 승화시킨 Lisa Batiashvili의 자전적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죠.

영국의 명문 악단인 Royal Philharmonic Orchestra는 디즈니에 주목해 [Disney Goes Classical]이라는 앨범을 기획했습니다. 디즈니는 작품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수많은 명작을 남겼고 그 작품 속 음악은 여전히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죠. [Disney Goes Classical]은 그런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주요 음악을 관현악으로 편곡해 녹음한 앨범입니다. 앨범 수록곡 중 "라이온 킹", "포카혼타스" OST를 선공개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10월에는 그 외에 다양한 작품을 수록한 정규앨범까지 발매될 예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