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처럼 넓고 깊은 매력을 지닌 UMI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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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처럼 넓고 깊은 매력을 지닌 UMI의 노래

2020.07.14
Special

바다처럼 넓고 깊은 매력을 지닌 UMI의 노래

UMI는 네오소울 기반의 그루비한 프로덕션과 편안한 보컬을 선보이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뮤지션이다. 그는 본인의 음악을 Bedroom R&B라 칭한다. 음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의 말 대로 침실에서 들으면 좋을 듯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편이다. 이런 UMI는 꾸준히 EP 단위의 결과물을 공개하며 SNS에서 입소문을 얻어 국내의 음원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많은 음악 팬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UMI. 더 늦기 전에 그의 매력 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Open Up'

최근 발매된 EP [Introspection]은 UMI의 더욱더 깊어진 음악 세계와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인터뷰에서 UMI는 자신의 부정적이고도 복잡한 감정을 이번 EP에 담아내려 노력했으며, 나쁜 감정에 물러서지 않고 받아들여야만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 바 있다.

EP의 타이틀 곡인 'Open Up'은 이런 UMI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트랙이다. 곡은 기타 사운드로 인해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UMI는 리듬 파트와 어우러지는 처연한 보컬을 구사하며 트랙의 무드를 한층 배가한다. 곡에서 그는 연인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속마음을 표현 못 한 과거를 후회하며 연약한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토로한다. 또, 나쁜 감정에 물러서지 않고 온몸으로 맞서야만 한다고 노래한다. 덕분에 많은 이들은 'Open Up'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또 하나의 인간으로서 더욱 성숙해진 UMI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겠다.

곡리스트 2

'Pretty Girl hi!'

'Pretty Girl hi'는 프로덕션만 놓고 보자면 싱그러운 소리의 신시사이저와 잘게 쪼개진 드럼 리듬 위로 얹어진 베이스 등 화자의 이야기에 따라 빌드업되는 곡 진행이 인상적이다. UMI는 좋아하는 이에게 자신의 연인이 되었으면 하는 귀여운 바람을 밝은 무드의 트랙에 맞춰 솔직하게 풀어 놓는다.

제목만 보면 UMI의 발랄함이 잘 드러난 트랙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곡은 UMI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UMI는 오래전부터 LGBTQ 커뮤니티에 함께 있는 친구들과 성장하며 이들에게 동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 한 친구의 질문 덕분에 자신은 성별의 구분 없이 모두를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자신과 같은 여성을 좋아하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 생각한다고 한다. 이런 의도를 파악해 'Pretty Girl hi'를 다시 들어본다면, 사랑 앞에서 솔직한 마음을 표출한 UMI의 가사가 더 깊게 와 닿을 거다.

곡리스트 2

'Introspection'

UMI는 이번 EP를 만들 때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마음과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EP의 오프닝을 여는 'Introspection'에서는 심오한(?) 그의 내면세계가 드러난다. 그는 사람마다 모두 자신의 목적지가 있으며, 사람이 그것에 맞춰 살아갈 때 삶의 활력을 얻을 거란 의미의 가사를 풀어놓는다.

EP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이런 UMI의 의도가 드러난다. 뮤직비디오는 영화감독이자 UMI의 친구인 Jocelyn Woods가 제작을 맡아 일종의 단편 영화처럼 만들어졌다. 그는 다섯 명의 인물을 뮤직비디오에 등장시키고, 이들의 개별적인 일상과 사랑이 서로 다른 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주요 장면마다 EP의 수록곡이 배경음악으로 삽입되어 장면 속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더불어 UMI의 개인적 경험이 영상에 반영된 만큼, UMI의 팬이라면 뮤직비디오와 함께 EP를 감상하길 바란다.

'Broken Bottle'

항상 사랑스러워 보이는 UMI에게도 슬픈 과거가 있다. 특히 헤어진 관계를 깨진 병에 비유한 'Broken Bottle'은 과거의 슬픔을 이겨낸 뒤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곡이다. 곡은 여러 이펙트와 악기, 코러스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덕분에 청자들은 상처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을 사운드적으로도 느낄 수 있을 거다.

사실 곡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다. 곡에 담긴 가사는 바로 약과 술에 빠져 지낸 아버지와 UMI의 관계를 비유한 거라 한다. 과거 UMI는 아버지와 불화를 겪고 서먹한 사이로 지냈지만, 'Broken Bottle'을 만들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이처럼 EP [Introspection]은 지난 슬픔과 과거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치유하려 한 UMI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Mother'

지구의 날인 4월 22일에 공개된 'Mother'는 두 명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헌정곡이다. 첫 번째 어머니는 바로 지구다. UMI는 자신에게 많은 것을 준 지구를 어머니에 빗대 찬양한다. 둘째로, UMI 본인의 어머니기도 하다. UMI는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어렸을 적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에 관한 혼란을 겪었다고 한다.

이런 UMI의 어머니는 그에게 어떠한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았고, 다만 본인만의 기쁨을 찾을 수 있게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UMI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지금처럼 가수로서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두 어머니로부터 다양성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 UMI. 자기 생각을 온전히 음악으로 아름답게 그려낼 그의 앞날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곡리스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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