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음악으로 채우는 공간, 영등포 다소유

BGM 플레이스

우리들의 음악으로 채우는 공간, 영등포 다소유

2020.07.24
Special

우리들의 음악으로 채우는 공간, 영등포 다소유

여러분에게 LP바는 어떤 이미지인가요?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 가는 곳? 혹은 "음잘알"들만의 공간? 영등포시장역 근처 자리잡은 LP바 다소유는 이러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휘황찬란한 번화가 대신 조용한 도로변 끝자락에서 우리를 맞아주는 다소유. 여기는 하루 동안 지친 우리를 위로해 주는, 집만큼이나 편안한 곳입니다. 어느 때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그 정겨운 공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글 & 사진 | 멜론기자단 11기 이승훈, 최승렬

INTRO

세상의 모든 음악

2015년 6월 1일에 오픈하여 올해 5년째를 맞은 음악공간 다소유(多少有)는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바탕으로, 좋은 음악들을 선별해 만족스러운 좋은 음질과 볼륨으로 우리에게 들려주는 곳입니다.

하지만 다소유에는 타 LP바와 구분되는 특별한 점이 있는데요. 다소유는 단순히 음악이 흘러나오는 장소에 그치지 않습니다. 수많은 음악 서적, 아날로그 매체 음반, 고전 전자악기들이 다소유의 공간을 빼곡히 차지하고 있으며, 때론 라이브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레트로와 세기말 감성 사이

다소유의 인테리어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희 기자단이 처음으로 공유했던 느낌은 "레트로와 세기말 감성 사이"였습니다. 각종 서적과 오디오 장치가 빼곡히 들어찬 공간은 옛 서점과 음향 상가의 모습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테이블과 TV를 가로지르는 핑크색 조명은 사이버펑크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이미지는 다소유만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워낙 많은 악기와 음향기기가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심지어 저희가 앉은 테이블 옆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스피커(?) 하나가 촛불과 함께 올려져 있었는데요. 주변 테이블의 다른 손님들은 이러한 다소유의 힙한 배경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무척이나 바빠 보였습니다.

책장에 빼곡히 채워진 LP판이 보이시나요? 여기서 나오는 수많은 음악들이 다소유의 정체성을 만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한편 어지럽게 쌓인 음악 관련 서적들 또한 눈길을 끌었습니다. 독서가 취미인 기자단원 중 한 명은 웬만한 서점보다 많은 음악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고 합니다.

우리의 취향으로 만들어가는 곳

다소유에서 나오는 음악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사장님의 말을 빌리면 "그날그날 밀려드는, 수많은 장르의 신청 음악들로 공간의 공기가 좌우되는 곳"이 바로 다소유입니다. 따라서 LP바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고급스러운 재즈 음악, 혹은 해외의 생소한 음악이 흐를 거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손님들이 신청한 음악에 사장님께서 당시 분위기에 맞춰 어울리는 곡들을 추가로 선곡해 주십니다.

여기는 가게 안쪽에 자리한 디제이 공간입니다! 사장님은 계속해서 저곳에 머무르시며 손님들의 신청곡들을 재생해 주십니다. 하지만 신청받은 곡이 순서대로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분위기에 맞춰 선곡 방향이 조금씩 바뀌기도 합니다. 사장님께서 음악에 대해 내공이 깊으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

특정 분위기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소유지만, 그래도 사장님이 특별히 사랑하시는, 자주 흘러나오는 음악이 존재하지 않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사장님은 정말로 신중하게, 그리고 어렵게 10곡을 선정해 주셨습니다.

한국적이면서도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는 음악, 그러면서도 가수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녹여져 있는 곡들입니다. 다소유에서 특별한 감성과 익숙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장님의 음악 스펙트럼, 정말 무궁무진하지 않나요?

분위기만 맛집이 아니란다

다소유에는 그 다채로운 음악만큼이나 정말 많은 메뉴가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과 와인이 무척이나 고팠던 저희 기자단은 모듬소시지와 치크/크래커를 주문했는데요. 특히 사모님께서 직접 요리해 주신 모듬소시지는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어 치웠을 정도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와인과 곁들여 먹은 치즈와 크래커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은은하게 비치는 촛불 덕분에 비주얼까지 완벽!

모듬 소시지와 야채철판구이: 22,000원
5가지 치즈와 크래커: 18,000원

"바"에 왔다면 와인을 빼놓을 수 없죠. 저희 기자단이 주문한 와인은 "까르멘 까베르네 소비뇽"입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은 평소에 와인을 잘 즐기지 않는 저희들도 떫은맛을 느끼지 못할 만큼 부드러운 풍미를 자랑했습니다. 와인 취향이 아니라면 칵테일이라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화려한 데코레이션을 곁들인 보드카토닉, 피치크러쉬는 그 맛과 향에서 와인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는데요. 와인과 칵테일을 마시며 보사노바를 듣는 경험은 그야말로 천국이었습니다.

까르멘 까베르네 소비뇽: 40,000원
보드카토닉: 8,000원
피치크러쉬: 11,000원

OUTRO

무엇보다도 이런 멋스러운 가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께 특별한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음악만큼은 순수한 마음으로 대하시던 사장님의 태도는 기자단의 인상에 깊이 남았습니다. 더불어 가게를 나서는 저희에게 "친구들과도 편하게 방문해달라"며 푸근한 인사를 마저 전했습니다. 첫 방문도 단골처럼 즐길 수 있는 BGM 플레이스, 영등포 다소유였습니다.

MORE INFO

다소유

위치
서울시 영등포동 7가 70-1 2층

영업시간
월~토 : 18:00~1:00

연락처
02-2679-5970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dasoyou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