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 숨겨둔 싹쓰리의 진심, '다시 여기 바닷가'

위클리 뮤직 뉴스

노래에 숨겨둔 싹쓰리의 진심, '다시 여기 바닷가'

2020.07.21
7월 넷째 주

노래에 숨겨둔 싹쓰리의 진심, '다시 여기 바닷가'

국내 차트는 BLACKPINK가 3주 1위를 이어가고 있고, 싹쓰리의 싱글 발표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올해 2월 강도의 침입으로 사망한 래퍼 Pop Smoke의 사후앨범이 화제입니다. 차트 흐름과 인사이트로 음악계 최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금주의 차트! 자세한 소식은 본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멜론 Top 100 차트 리뷰

3주 1위 이어가는 BLACKPINK, 싹쓰리 5위권 진입!

*본문 괄호 중 "D"는 디지털 다운로드 차트, "S"는 스트리밍 차트, 동반된 숫자는 순위를 나타냅니다.

지난 주 62위로 처음 진입했던 '여름 안에서 by 싹쓰리 (Feat. 황광희)' (D: 2, S: 5) 가 Top5로 들어왔습니다. 주간차트에서는 19위로 진입했지만, 일간차트에서 연일 1위를 기록 중인 '다시 여기 바닷가' (D: 1, S: 21) 도 차주 주간차트 상위권 진입이 확실시되는 만큼, 아마 2020년 여름은 싹쓰리의 노래들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네요.

장마철을 맞아 비 관련 노래들이 속속들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듯 보이는데요. 관련곡들 중에서는 우선 폴킴의 '비' (D: 40, S: 80)가 80위로 가장 먼저 100위권으로 재진입했습니다. 올해는 특히 더 긴 장마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향후 다른 비 관련 노래들도 상승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100위권 안에 신규진입한 곡들이 많은 한 주이기도 했습니다. 신규 진입곡으로는 Crush 'OHIO' (D: 65, S: 53, 종합 53), 이수현 '아직 너의 시간에 살아' (D: 78, S: 63, 종합 63), 솔지 '오늘따라 비가 와서 그런가 봐' (D: 순위 없음, S: 64, 종합 64), 백지영 '거짓말이라도 해서 널 보고싶어' (D: 97, S: 69, 종합 70), 여자친구 'Apple' (D: 30, S: 78, 종합 78), 세훈&찬열 '10억뷰 (Feat. MOON)' (D: 18, S: 90, 종합 86), 오반, 주식 '불 좀 꺼줄래' (D: 순위 없음, S: 100, 종합 100) 가 있었습니다.


금주의 HOT!

노래에 숨겨둔 싹쓰리의 진심

다시 여기 바닷가

이상순이 작곡하고 린다G가 작사한 '다시 여기 바닷가'는 신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슬픈, 1990년대 댄스곡의 특징적인 감성을 물씬 담고 있습니다. 본체인 롤러코스터를 비롯해 베란다프로젝트 등 세련된 감성을 주로 선보였던 이상순으로서는 이런 댄스 음악이 꽤나 색다른 도전이었을 것 같은데요. 이상순의 윤일상화 결국 어느 분야에서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만능 뮤지션임을 또 한 번 증명한 듯 보입니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음악도 놀랍지만, 저는 이 곡의 포인트는 누가 뭐래도 노랫말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사의 "너"를 "사람들(대중)", "나"를 "싹쓰리"로 치환해보면 일면 팬송처럼 들리는 지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냥 단순히 추억을 되살리는 노래가 아니라 "이제 다 지난 줄 알았던 1990년대의 추억을 너희들 덕분에 다시 만나게 되어 고마워"라는, 대중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를 숨겨둔 게 아닐까 합니다. 별(스타)은 대중의 인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놀면 뭐하니?"는 이후 싹쓰리 멤버들의 솔로 프로젝트들도 기획하고 있는데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린다G와 비룡의 노래 이전에, 이미 곡이 알려진 유두래곤의 '두리쥬와'에 미리부터 사람들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996년 발매된 신우상의 원곡 버전이 멜론에도 등록되어 있으니, 미리 들으면서 기다려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리 외워놓는 당신이 힙스터 링크 함께 남겨둘게요!


빌보드 Hot 100 차트 리뷰

DaBaby의 5주 1위, 앨범 전곡 100위권 올린 Pop Smoke

*빌보드 HOT 100 차트는 싱글 차트의 다른 이름이며, 미국에서 소비된 모든 장르 음악의 스트리밍, 라디오 에어플레이, 디지털 송 세일즈 판매 데이터를 종합하여 집계됩니다.

DaBaby의 'ROCKSTAR (Feat. Roddy Ricch)'가 5주째 차트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차트에서는 여전히 1위이며, 다운로드 차트 (전주 3위→금주 2위) 와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 (전주 10위→ 금주 5위) 에서도 순위 상승하며 순항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금주 차트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움직임은 Pop Smoke의 차트 기록일 겁니다. 올해 2월 강도의 총격으로 사망한 래퍼 Pop Smoke는 사후앨범의 수록곡 전부를 금주 싱글차트 100위권에 올렸습니다. 모두 19곡으로, 가장 높은 순위는 'For The Night (Feat. Lil Baby & DaBaby)' (6위) 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For The Night'이 6위에 오르며, 피처링으로 참여한 DaBaby는 현재 1위부터 6위까지의 노래들 중 세 곡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6위권 내 3곡 이상에 이름을 올린 것은 62년 빌보드 집계 이래 일곱 번째 있는 기록이라고 합니다. 해당 기록을 보유한 다른 아티스트들로는 The Beatles, 50 Cent, Drake, Justin Bieber, Ariana Grande, 그리고 Usher가 있었다고 하네요.

The Weeknd의 'Blinding Lights'는 전주3위에서 2위로 상승했는데, 라디오 차트에서는 14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에어플레이차트에서 그보다 오래 1위를 차지한 경우는 빌보드 역사상 네 번 밖에 없습니다. Goo Goo Dolls의 'Iris' (1998년 18주 1위), Maroon 5의 'Girls Like You (Feat. Cardi B)' (2018년 16주 1위), Mariah Carey의 'We Belong Together' (2005년 16주 1위), No Doubt의 'Don't Speak' (1996년 16주 1위) 가 그보다 오래 1위를 차지한 곡들입니다.

한편 전주 33위로 첫 진입했던 BLACKPINK의 'How You Like That'은 91위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100위권 내 곡들 중 가장 큰 낙폭이었습니다.


빌보드 200 앨범 차트 리뷰

Pop Smoke의 사후앨범, 1위

*빌보드 200 차트는 전통적인 앨범 판매/다운로드 건수에 더해, 한 앨범에서 1500번 이상 유료 스트리밍 혹은 10곡이상이 다운로드 될 경우 각각 1건(Unit)으로 집계돼 차트에 반영됩니다.

*2020년부터 유튜브 조회수가 앨범차트 데이터에 포함됩니다. 유료 이용자와 무료 이용자가 공식적으로 라이센스된 비디오를 각 1,250회와 3,750회씩 클릭했을 때, 앨범 판매 수 1장과 동일하게 집계됩니다.

앞서 언급한 Pop Smoke의 사후앨범 [Shoot for the Stars Aim for the Moon]이 차트 1위로 진입했습니다. 이는 고인의 첫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그보다 이전에 발표한 [Meet the Woo]의 2연작은 정규가 아닌 믹스테잎 형식이었다고 하네요. 주간 판매량은 25만 1천 유닛으로, 그 중 5만 9천 장의 실물앨범 판매가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25만 1천 유닛이라는 주간 판매량은 2020년 지금까지 여섯 번째 규모이며, 힙합 장르로 한정한다면 세 번째 규모입니다. 그보다 높은 주간판매량을 보인 다섯 장의 앨범은 다음과 같습니다. The Weeknd [After Hours] (44만 4천), 방탄소년단 [Map of the Soul: 7] (42만 2천), Lil Uzi Vert [Eternal Atake] (28만 8천), Eminem [Music to Be Murdered By] (27만 9천), Lady Gaga [Chromatica] (27만 4천).

또한, 이는 2018년 12월 이후 처음 1위에 오른 사후앨범이기도 합니다. 2018년 12월 22일자 앨범차트에서는 XXXTentacion의 [Skins]가 1위로 오른 바 있습니다. XXXTentacion은 그 해 6월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2위는 뮤지컬 "해밀턴"의 사운드트랙이 차지했습니다. 3만 2천 장의 실물앨범을 포함해 총 10만 2천 유닛의 주간판매량을 보였는데요. 7월 3일, 디즈니플러스에서 "해밀턴" 실황이 공개되면서 과거의 앨범이 다시 조명 받은 결과였다고 하네요.

"해밀턴"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입니다. 뮤지컬로는 드물게 힙합 장르를 적극적으로 차용해 주목 받은 바 있습니다.


금주의 HOT!

'달을 향해 쏴라'

Shoot For The Stars Aim For The Moon

살아 생전 힙합계 유망주로 손꼽히던 Pop Smoke는 힙합, 그 중에서도 트랩의 하위 부류인 "드릴" 스타일의 랩을 들려주던 래퍼였습니다. 드릴은 주로 어린 갱스터 래퍼들이 선보이는 음악으로, 불규칙적이고 묵직한 트랩 비트에 범죄와 약물 등 빈민가의 현실을 담은 가사를 담은 음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타포나 펀치라인에 치중하기보다는 날 것의 그대로의 적나라한 현실을 들려주는 것이 드릴 뮤직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정서상으로는 잘 와 닿지 않지만, 빈부격차가 극심한 미국에서는 대중적인 인기를 받으며 최근 몇 년간 상당한 상승세를 보인 장르이기도 합니다. 폭력과 마약 등의 범죄를 주로 노래하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사법당국에서 드릴을 규제하는 움직임을 있자 찬반논란도 있었다고 하네요. (드릴은 미국의 시카고, 그리고 영국 런던의 브릭스턴에 그 근거지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지식을 갖고 있다면, 그의 음악 또한 어떤 성격인지 감이 잡힐 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사후앨범에 수많은 네임드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으며, 그를 모은 것이 대표 프로듀서인 50 Cent라는 것입니다. 50 Cent가 누구입니까. 매번 빠꾸 없는 발언 탓에 종종 희화화되기도 하지만, 마약을 팔던 유년시절과 총을 수 차례 맞는 고통까지도 딛고 래퍼로 성공한 힙합계 자수성가의 아이콘입니다.

이민자의 빈곤한 가정에서 마약상으로 자라 마이크를 잡은 Pop Smoke에게, 50 Cent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을 겁니다. 그가 떠났기 때문에 더 이상의 코멘트는 들을 수 없지만, 이는 'Got It On Me'가 50 Cent의 'Many Men (Wish Death)'을 샘플링한 곡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50 Cent는 그에게 모티베이션이자, 다다르고 싶은 목표점 같은 곳이었을 테고요.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가도 별들 사이에 다다를 것이다." Les Brown이라는 연설가가 남긴 동기부여를 위한 어록입니다. 실현이 어려운 것일지라도 그를 목표로 노력한다면 어느새 그 근처에 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말일 텐데요. 이 앨범의 제목이 담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못 이룬 그의 꿈을 위해 50 Cent가, 그리고 업계 동료들이 함께 힘을 모았습니다. 그들이 뜻을 함께한 의미도, 앨범 제목에 담긴 의미도 곱씹으며 듣는다면, 대한민국과는 조금 동떨어진 정서의 앨범일지라도 남다른 힙합 앨범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