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음악가들이 남긴 녹음들, 음반으로 떠나는 클래식 시간 여행

장르 인사이드

역사 속 음악가들이 남긴 녹음들, 음반으로 떠나는 클래식 시간 여행

2020.07.28
Special

역사 속 음악가들이 남긴 녹음들, 음반으로 떠나는 클래식 시간 여행

1877년, 에디슨은 축음기, 그러니까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기계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후 이 장치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고 이러한 녹음 기술의 탄생으로 인해 음악가들의 연주를 물리적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가능해졌죠. 이처럼 생각보다 긴 음반의 역사 덕분에 우리는 서양음악사 책에서나 접하던 음악가들의 연주를 듣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정말 이 사람이 남긴 녹음이 있다고?"라고 할 만큼 깜짝 놀랄만한 음악가들이죠. 이들이 남긴 음반은 비록 지직거리는 잡음이 가득한 모노 녹음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더욱 묘한 느낌을 줍니다.


1. Fritz Kreisler

우선 소개할 음악가는 1872년에 태어난 오스트리아 바이올리니스트 Fritz Kreisler입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바이올린 소품 '사랑의 기쁨'과 '사랑의 슬픔'의 작곡자이기도 하죠.

크라이슬러가 어떤 시대를 살았던 사람인지는 그와 교류를 나눴던 인물들의 이름을 나열하면 짐작이 가죠. 크라이슬러는 브루크너에게 작곡을 배웠고 라흐마니노프와 깊은 친분이 있었습니다. 또한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초연했습니다. 그야말로 크라이슬러의 인생에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양음악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셈이죠.

크라이슬러는 1962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음반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작곡자가 직접 연주하는 '사랑의 기쁨'과 '사랑의 슬픔'의 음원이 열악한 음질로나마 남아있다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죠.

연관 아티스트

2. Benjamin Britten

그다음 소개할 음악가는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으로 음악 교과서에서 한 번 정도는 이름을 들어봤을 Benjamin Britten입니다. 1913년에 태어난 그는 앞서 소개한 크라이슬러보다 한참 뒤에 태어난 사람이니만큼 그가 남긴 음반은 훨씬 깨끗한(?) 음질을 자랑하죠.

브리튼은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음반 녹음에도 적극적이어서 상당히 많은 음반을 남겼죠. 그중에서도 영국의 전설적인 성악가 피터 피어스와 깊은 관계를 가지며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말이 필요 없는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와 함께한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녹음이 특히 유명합니다.

연관 아티스트

3. Bruno Walter

마지막으로는 1876년 독일에서 태어난 명 지휘자 Bruno Walter를 소개할까 합니다. 발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말러죠. 네, 오늘날 교향곡으로 유명한 바로 그 말러입니다. 발터는 말러와 같은 오페라 극장에서 일하게 된 것을 계기로 말러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깊은 교분을 나눴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발터는 말러의 [교향곡 9번]과 [대지의 노래]를 초연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발터가 지휘한 [대지의 노래]는 음반으로 남아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전설적인 명반의 반열에 올라있죠. 이 음반은 마치 오래된 전축을 틀어놓은 듯 빛바랜 음질을 뚫고 나오는 소리의 색채와 해석이 특히 매력적입니다. 말러와 절친했던 음악가가 해석하는 말러의 음반이라는 점에서 꼭 한 번 정도는 들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마치 말러의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연관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