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를 폭격한 사후앨범 - Juice WRLD [Legends Never Die]

위클리 뮤직 뉴스

빌보드를 폭격한 사후앨범 - Juice WRLD [Legends Never Die]

2020.07.28
7월 다섯째 주

빌보드를 폭격한 사후앨범 - Juice WRLD [Legends Never Die]

국내에서는 결국 차트 1위까지 오른 싹쓰리가 주목 받고 있고, 해외에서는 사후 앨범으로 그야말로 차트를 폭격 중인 Juice WRLD의 소식이 연일 화제입니다. 차트 흐름과 인사이트로 음악계 최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금주의 차트! 자세한 소식은 본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멜론 Top 100 차트 리뷰

1990년대 감성으로 1위 오른 싹쓰리

*본문 괄호 중 "D"는 디지털 다운로드 차트, "S"는 스트리밍 차트, 동반된 숫자는 순위를 나타냅니다.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 (D: 1, S: 1) 가 결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름 안에서 by 싹쓰리 (Feat. 황광희)' (D: 5, S: 5) 까지 5위라는 높은 순위에 올리기까지 했으니, 그룹이름의 취지처럼 올해 여름차트를 쓸어버리는 데에 성공한 모습이네요.

한편 이하이가 소속사를 변경하고 처음으로 발표하는 '홀로' (D: S: ) 는 차트 18위로 신규진입했습니다. 이 곡은 목요일 18시 발매되어 주간차트 집계 기간 상 어느 정도의 불리함이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팬들의 기다림을 대변했습니다. 곡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잠시 후 금주의 HOT에서 알아봅니다.

장마기간을 타고 폴김의 '비' (D: 38, S: 67) 가 67위로 들어왔고, 100위권 밖이지만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Feat. 신용재)' (D: 104, S: 103) 는 103위로 올라왔습니다. 금주 또한 장마의 영향권이니, 다음 주 또 한 번의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주의 HOT!

이하이의 새로운 시작

홀로

소속사를 옮기고 처음 나온 이하이의 신곡입니다. 의외로 굉장히 정돈된 느낌의, 뚜렷한 코드 중심의 R&B 계열 발라드를 들고 나왔는데요. 모타운 사운드를 비롯한 레트로 걸그룹 사운드에 주력하는 바버렛츠의 안신애가 작사/작곡을 맡았다는 점도 특별합니다. 후렴구에 쌓이는 코러스에서는 그녀의 터치가 여실히 보이는 듯하네요.

이것이 의외인 점은, 이하이가 옮긴 소속사가 AOMG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트렌드를 이끄는 힙합레이블이기 때문에 고전적이기보다는 트렌디한 방향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있었는데요. '홀로'는 보다 클래식한 음악적 접근을 통해 첫 싱글부터 편견을 깨려 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 의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고요.

사실 이하이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이런 보컬 중심의 R&B이기 때문에 썩 잘 맞는 옷을 입었다는 인상이 먼저 듭니다. 오랜만에, 그것도 소속사도 옮겨서 나왔으니 자신의 이야기를 할 법도 한데, 최근의 사회현상을 위로하려는 듯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 또한 포인트로 보이네요.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 만큼, '홀로'는 이하이 커리어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겁니다. 새로운 시작을 많은 이들이 응원하고 있으니, 이번 활동을 통해 가수 또한 힘을 받는 시간을 보낸다면 좋겠네요. 우리 그동안 너무 데면데면했어요. 알죠? (찡긋) 앞으로는 좀 더 자주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빌보드 Hot 100 차트 리뷰

DaBaby의 6주 1위, 차트 폭격한 Juice WRLD

*빌보드 HOT 100 차트는 싱글 차트의 다른 이름이며, 미국에서 소비된 모든 장르 음악의 스트리밍, 라디오 에어플레이, 디지털 송 세일즈 판매 데이터를 종합하여 집계됩니다.

DaBaby의 'ROCKSTAR (Feat. Roddy Ricch)'가 또 한 번 1위를 이었습니다. 무려 6주 1위라는 기록이네요.

하지만 금주의 스포트라이트는 1위 아티스트인 DaBaby보다도 사후앨범을 발매하며 그야말로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juice WRLD에게 더 쏠린 듯 합니다. 앨범의 수록곡 중 인트로와 아우트로를 제외한 19곡을 모두 차트 10위권에 올렸는데요. 그 중 다섯 곡이 10위권 안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선두는 'Come & Go'가 2위로 올랐네요.

10위권의 절반을 본인의 트랙으로 채운 것은 62년 빌보드 집계 역사 이래 Drake와 The Beatles만이 갖고 있던 기록입니다. Drake는 2018년 [Scorpion]의 발매 시기에 일곱 곡을 10위권에 올린 기록이 있으며, The Beatles는 1964년 4월 4일자 차트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자신들의 노래로 채워 넣은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한편 The Weeknd의 'Blinding Lights'는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15주 동안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보다 오래 라디오차트 1위를 차지한 경우는 네 곡뿐인데요. Goo Goo Dolls의 'Iris' (1998년 18주 1위), Maroon 5의 'Girls Like You (Feat. Cardi B)' (2018년 16주 1위), Mariah Carey의 'We Belong Together' (2005년 5윌 16주 1위), No Doubt의 'Don't Speak' (1996년 16주 1위) 가 그들입니다.

'Blinding Lights'는 현재 Hot R&B Songs에서 18주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빌보드 200 앨범 차트 리뷰

올해 가장 많은 소비량을 보인 Juice WRLD의 사후앨범!

*빌보드 200 차트는 전통적인 앨범 판매/다운로드 건수에 더해, 한 앨범에서 1500번 이상 유료 스트리밍 혹은 10곡이상이 다운로드 될 경우 각각 1건(Unit)으로 집계돼 차트에 반영됩니다.

*2020년부터 유튜브 조회수가 앨범차트 데이터에 포함됩니다. 유료 이용자와 무료 이용자가 공식적으로 라이센스된 비디오를 각 1,250회와 3,750회씩 클릭했을 때, 앨범 판매 수 1장과 동일하게 집계됩니다.

Juice WRLD의 사후앨범 [Legends Never Die]가 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올해 지금까지 발매된 그 어떤 앨범들보다도 높은 주간소비량을 보였다는 점인데요. 20만 9천 장의 실물앨범 판매량을 포함, 한 주간 무려 49만 7천 유닛이라는 소비량을 기록했습니다.

이전까지 올해 가장 높았던 주간소비량은 44만 4천 유닛을 기록했던 The Weeknd의 [After Hours]가 갖고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Legends Never Die]보다 높은 주간소비량을 기록했던 앨범은 Taylor Swift의 [Lover]였다고 하네요. 당시의 주간소비량은 86만 7천 유닛이었습니다.

또한, 장르를 한정했을 때 [Legends Never Die]는 Travis Scott의 [Astroworld] 이후로 높은 소비량을 기록한 힙합 앨범이라고 합니다. 해당 앨범은 2018년 8월 중순에 53만 7천 유닛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한편 앨범의 주간 스트리밍 조회수는 4억 2263만 규모였는데요. 이는 2020년 가장 높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빌보드에서 스트리밍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앨범 스트리밍으로도 네 번째 가는 규모라고 하네요. 그보다 높은 스트리밍 기록은 Drake의 [Scorpion] (7억 4592만), Lil Wayne [Tha Carter V] (4억 3302만), Post Malone [Beerbongs & Bentleys] (4억 3134만) 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후앨범으로 굵직한 기록들을 다수 남긴 Juice WRLD였습니다.


금주의 HOT!

사후앨범이면서도 퀄리티에 충실한 정규앨범

Legends Never Die

Juice WRLD가 사망하고 충격이 가시지 않았을 때, 그의 팬들은 새로운 종류의 충격과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Juice WRLD의 미발표곡이 아직 2천곡 가량 남아있다는 사실이 그것이었죠. 지속적인 사후앨범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Legends Never Die]는 그 사후앨범의 첫 타를 끊은 앨범입니다.

우선 인정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제까지 "사후앨범"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Mac Miller의 사례처럼, 애초에 앨범 준비가 다 끝나고 릴리즈만 되지 않은 상태의 앨범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아티스트가 사망했으니 앨범 발매와 트랙 구성 등 본인의 의사가 결여되어 있는데다, 하드디스크에서 수많은 음원이 나왔다고 해도 그것이 음원 발매를 위한 트랙이기보다는 연습용 트랙일수도, 혹은 데모급 퀄리티를 가진 수준 미달의 음원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힙합계 전설적 래퍼인 2Pac의 사후앨범들도 그 퀄리티 때문에 욕을 먹었던 전례가 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Juice WRLD의 경우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단순히 미공개곡을 묶어냈다고 보기에는 특유의 사운드(이모 힙합)와 핵심 주제(=불안)를 트랙마다 약간의 변형들과 함께 굉장히 잘 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언뜻언뜻 보이는 죽음에 대한 사유까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그가 자신이 사망할 것을 미리 알고 작업을 해둔 것은 아닌가 하는 서늘한 느낌까지 전해줍니다.

Marshmello와 Dr. Luke, 808 Mafia 등 수많은 프로듀서와 팀들이 달려들어 만든 앨범이기 때문에, 사후앨범이라는 이유로 B-side들의 모음집일 거라는 선입견은 잠시 내려두셔도 좋습니다. 분명, [Legends Never Die]는 충분히 그의 정규앨범 값을 하는 앨범입니다. 앨범을 정주행하고 아우트로가 나올 때면 코끝이 시큰해질 팬들도 다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