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래 틀지마!' 트럼프 대통령 측 고소한 Neil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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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래 틀지마!' 트럼프 대통령 측 고소한 Neil Young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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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래 틀지마!' 트럼프 대통령 측 고소한 Neil Young

싱어송라이터 Neil Young이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를 고소했습니다.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Rockin` In The Free World'가 자신의 동의 없이 쓰였다는 겁니다. 이 곡은 Neil Young이 1989년 발표한 곡으로, 당시 소련연방에서 예정되었던 그의 공연이 정치적인 이슈로 불가능해지자 자유를 열망하는 의미로 쓰인 곡입니다. (그 해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H. W. 부시에 대한 디스곡이기도 합니다.)

허락 없이 사용된 음악에 어떤 음악가가 반가움을 표하겠습니까마는,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Neil Young이 열렬한 민주당의 지지자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정치적 지향과 대척점에 있는 공화당 세력의 대표자입니다. 국내로 빗대어 설명하면, 미래통합당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가수의 곡을 무단 취입해 선거에서 사용한 것과 비슷한 케이스인 것이죠.

그는 고소의 사실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이후 이 노래가 그의 테마송처럼 흘러나오는 걸 상상해보세요. 저는 그런 목적으로 이 곡을 쓰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로 트럼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 측에서 Neil Young의 곡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아직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인 2015년, 트럼프 캠프는 선거유세에서 이미 'Rockin` In The Free World'를 무단 사용하며 Neil Young의 빈축을 산 바 있는데요. 당시 버니 샌더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던 Neil Young은 트럼프 측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트럼프 캠프 측은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 Neil Young은 고소를 망설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Black Lives Matter 운동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군/경을 보고 그를 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네요. "트럼프는 제복 입은 깡패들에게 거리로 나가라고 명령했어. 그게 그의 생각이었다고. (중략) 위장복을 입히고,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표시가 없는 일반차량을 이용하라고 지시했지. 시위대는 미국 시민으로서 헌법상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인데 말야."

또 다른 리빙 레전드 The Rolling Stones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역시 트럼프 선거캠프와의 갈등인데요. 이들의 명곡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를 트럼프 측에서 계속해서 무단 사용하자 "참아주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며, 한 번만 더 우리 노래를 무단 사용할 경우 소송을 벌이겠다"고 단호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는 The Rolling Stones가 1969년 발표한 곡으로, 합창단과 함께한 7분여 길이의 대곡입니다. 이들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Let It Bleed] 중에서도 'Gimme Shelter'와 함께 가장 인기가 많은 트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이 문제가 되자, The Rolling Stones의 Mick Jagger를 포함한 아티스트들 50여명은 최근 정치권에 "자신들의 노래를 쓰고 싶다면 먼저 허락을 받아달라"는 집단성명의 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8월 10일까지 요청에 대한 답을 달라는 요청도 덧붙였죠.

흥미로운 사실은, 선거에서의 음악 사용은 비상업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허락 없이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법적 입장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Neil Young의 경우처럼 아티스트들이 정치적인 지향성 등에서 오해를 받는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인 상황입니다. 의도가 어쨌든 원작자에게 피해가 가고 있고, 무엇보다 원작자가 원치 않는다면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도리이겠죠.

단단히 뿔이 난 Neil Young은 최근 'Lookin` for a Leader – 2020'라는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놓고 저격합니다. 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 우리에게는 버락 오바마가 있었어. 우리는 지금 그가 정말 필요해. 그의 뒤에 서있던 사람이 어떻게든 자리를 차지해야 해. 미국은 우리 집 주변에 벽을 쌓는 리더를 갖고 있어. 그는 흑인의 생명이 중요한지 모르고 우리는 그를 투표로 내쳐야 해."

곡에서 말하는 "그(오바마)의 뒤에 서있던 사람"은 당연히 오바마의 대통령 재임시절 부통령을 지냈던 조 바이든 후보입니다. 노래를 통해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저격하고 조 바이든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죠. 평소 Neil Young의 정치성향상 당연한 지지이지만, 대선을 앞둔 시즌에 원로 싱어송라이터가 이런 곡을 냈다는 것은 분명 주목 받을 만한 사건입니다.

노래의 무단사용으로 인해 앞으로 트럼프 캠프는 귀찮은 소송들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책임론, BLM 운동에 대한 과잉대응 등으로 안 그래도 뒤숭숭한 트럼프 캠프에 소소하게나마 또 하나의 부정적 이슈가 더해진 것 같네요. 노령에도 여전히 로킹한 행보를 보이는 아티스트 Neil Young, 그리고 재선을 노리지만 계속해서 악재를 마주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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