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nn_ (쿠인) '친구와 화장실 같이 갔을 때 서로의 사생활을 위해 트는 신나는 노래'

테마&픽

quinn_ (쿠인) '친구와 화장실 같이 갔을 때 서로의 사생활을 위해 트는 신나는 노래'

2020.10.09
플레이리스트

quinn_ (쿠인)

"제가 요즘 이어폰을 잃어버려 음악을 거의 못 듣고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노래를 직접 크게 틀어 듣는 때가 공중화장실에서 친구와 같이 화장실을 사용할 때나 친구의 작은 자취방에 놀러가서 화장실 갈 때더라고요. 그래서 저처럼 저런 민망한 상황에 사생활 보호를 위해 신나는 음악을 트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 주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PLAYLIST

'친구와 화장실 같이 갔을 때 서로의 사생활을 위해 트는 신나는 노래'


Q&A

  • 플레이리스트 선정 곡 중 "5곡" 정도를 선택해 선곡 이유를 알려주세요.

    쿠인)

    Chairlift / Le Flying Saucer Hat
    Chairlift라는 2017년 해체한 미국의 프로듀서&보컬 듀오인데, 보컬인 캐롤라인 폴라첵이 많은 뮤직비디오에서 못 추는 듯하면서 잘 추는 이상한 춤을 많이 춥니다. 팀이 해체하고 솔로로 나와서 낸 노래 뮤직비디오에서도 춤을 춥니다. 춤이 정말 너무 이상한데 자꾸만 보게 되고 따라하고 싶게 만들어 Chairlift의 곡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을 골랐어요.

    Human League / Don`t You Want Me
    제가 Human League의 음악 스타일을 굉장히 지향하고 있고 사운드도 굉장히 인상적이지만 제가 이 곡을 고른 이유는 가사 때문이에요. 노래는 노래 자체로 굉장히 신나지만 저는 누군가에게(특히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날 원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가사의 화자가 부럽습니다. 그만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기 때문이겠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멋진 생각을 하자는 노래는 냈지만 제가 그렇게 멋진 생각만 하고 사는 성격은 아니에요. 저도 누군가에게 "Don't you want me?"라고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Skylar Spence / Fiona Coyne
    이 곡은 제가 너무나도 애정해서 발목에 이탤릭체로 흘려 쓴 제목과 좋아하는 꽃 라벤더와 함께 타투로 새겼습니다. 제 첫 타투이자 가장 많은 돈을 들이고 받은 타투, 유일한 유색 타투라 그런지 정이 많이 가요. 하지만 주제와 다르게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전 이 노래가 어딘가 슬프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신나는데 가사도 모르는 곡이 왜 슬프게 들리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화장실에서 듣기엔 크고 신나니 걱정 마세요~!

    Cults / Always Forever
    보통 사람들 다 자신의 레퀴엠 정도는 정해두고 살지 않나요? "내가 죽으면 이 곡을 장례식에 틀어주세요." 하는 곡 말이에요. 저는 이 곡이 그렇습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 편의 청춘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이 상상돼요. 그래서 조금 느리지만, 신나는 곡을 골라보았습니다. 저도 이 노래처럼 조금 느리지만, 신나는 사람이거든요.

    윤수일 / 아파트
    저는 이 곡을 가장 크게 들을 수 있는 날이 좋습니다. 그 날은 제가 야구장에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제가 응원하는 야구팀이 이겼다는 뜻이거든요. 작년까지만 해도 옆자리의 처음보는 팬들과 서로 어깨동무하며 신나게 "으쌰라 으쌰!"하며 따라 불렀겠지만, 올해는 중계 방송으로 흘러나오는 작은 소리로 들을 수밖에 없어 너무 아쉽습니다.

Q&A

  • 평소에 친구들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쿠인) 아무래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거창한 걸 하진 못하고, 소소하게 쇼핑을 다니거나, 친구 집에가서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같이 누워서 핸드폰을 합니다. 같이 무얼 하는 것보단, 그냥 같이 있는 자체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요. 요즘은 먹는 재미에 빠져서 "맛집탐방"을 다니기도 합니다.

Q&A

  • 코로나 시대라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 사생활이 너무 보장될 텐데, 요새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고 있나요?

    쿠인) 요즘 유튜브를 시작해보려고 준비 중이에요. 저도 모르게 제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0명이 넘었더라구요. 사실 시청시간 4000시간을 넘겨 수익 창출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일자리를 잃어 실업자가 되었거든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지만 제 장비와 편집 기술로는 한계가 있어 너무 아쉬워요. 혹시 이걸 보시는 분이 계시면 제 유튜브 구독 부탁드립니다. 또 새로운 곡을 쓰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왜 요즘은 기발한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걸까요? 제 마음이 세상을 점점 재미없게 느끼나 봅니다.

Q&A

  • 발표한 곡 '난빤쓰만입고도멋진생각을해' 뮤직비디오를 보면 빈티지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빈티지와 관련된 취미 생활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쿠인) 저는 아마 모든 빈티지와 관련된 취미를 가졌을 겁니다. 예전엔 레트로 게임에 빠져서 중고로 게임보이 시리즈들을 모으기도 하고, 그러다 게임가게 사장님과 친해져 하루 단기 알바도 해보았어요. 또 LP나 카세트테이프, 빈티지 영상기기 등을 중고로 구매하기도 해요. 요즘은 레트로 캠코더에 빠져서 하나 구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패션도 기본적으로 레트로한 옷들을 입지만 저는 구제샵을 애용하는 편은 아닙니다. 왠지 모르게 찝찝한 느낌에 잘 이용하게 되진 않더라고요.

Q&A

  • 그 외에 쿠인 님이 가지고 있는 취미도 궁금합니다.

    쿠인) 저는 야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야구 경기 결과가 그 날 저의 기분을 좌우해요. 2013년부터 히어로즈 팀을 응원해서 가끔 학교도 몰래 빠지고 경기를 보러 가곤 했어요. 2018년 플레이오프 5차전 경기 때는 경기가 끝나고 너무 아쉬워서 막 울다가 같이 갔던 언니에게 안겨 우는 장면이 팀 유튜브에 올라왔을 정도로 "과몰입" 야구팬입니다. 야구 말고 또 취미가 있다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유일한 관심사가 음악과 게임일 정도로 게임을 정말 좋아해요. 하루에 1시간만이라도 꼭 게임을 하다 잡니다. 게임이 저의 취미라기 보단 그냥 일상 루틴이라고 생각할 정도예요.

Q&A

  • 최근 가장 관심 가는 일이나 물건을 하나 소개해주세요.

    쿠인) 가족과 같이 사는 집 저와 제 언니 방 앞에 작은 거실이 하나 있어요. 엄마가 그 공간을 홈카페와 작은 영화관으로 꾸미고 싶어 하셔서 제가 인테리어 견적을 알아보는 중이에요. 제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제 방도 제가 직접 페인트칠 했을 정도로 열정을 쏟는 편입니다. 또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어떻게 하면 제 유튜브를 흥행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제가 굉장히 게으른 스타일이라 언제 제대로 된 업로드를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어요. 하하

Q&A

  • 발표한 첫 싱글 ''난빤쓰만입고도멋진생각을해'가 비디오와 함께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뮤직비디오를 만들며 생긴 재밌는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쿠인) 제 뮤직비디오 덕분에 친구 승주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저는 이 노래의 이미지가 평소 승주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승주를 뮤직비디오에 출연시킬 생각이었습니다. 다행히 흔쾌히 응해줘서 참 고맙습니다. 그리고 촬영지였던 신림 일대 주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지역 특성상 어르신분들이 많은데, 승주가 넓은 대로에서 춤을 춰도 아무 말씀도 없으시고 그냥 "그런갑다" 해주셔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또 중간에 승주와 민준이가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그 춤은 저희가 처음 만난 날에 추던 춤이에요. 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수업 대기시간에 아무 노래나 틀고 추던 춤이 뮤직비디오에서도 추게 되었네요.

Q&A

  • 최근 발표한 싱글의 작업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쿠인) 사실 제목인 '난빤쓰만입고도멋진생각을해'는 제가 처음부터 생각한 구절은 아니고요, 제 친구의 남자친구(지금은 헤어진...)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그 분이 쓰신 글에서 영감을 얻어 허락을 받고 쓰여진 가사입니다. 딱 저 가사만 써놨다가 심심해서 기타를 치면서 불렀던 게 첫 번째 스케치였어요. 그 후로 작업실에서 드럼 루프를 틀고 베이스와 신스를 찍으며 이어나간 곡입니다. 사실 그냥 8마디 정도 썼는데, 제가 학교에 복학하면서 갑자기 신입생 공연을 하게 되면서 거의 일주일 만에 급하게 쓴 곡이에요. 저는 깊은 뜻이 없이 쓴 가사들인데, 유튜브에 듣는 분들 나름대로 해석을 해 주셔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Q&A

  • 특히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들으면 좋을까요?

    쿠인) 사운드적으로는 어떤 부분에서 레퍼런스의 영감을 받아 쓰였는지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겠어요. 저는 A-Ha의 'Take On Me', Video age의 'Lover Surreal', Hall & Oates의 'I Can't Go For That' 이렇게 총 3곡을 레퍼런스로 삼았는데요, 이 곡이 어떻게 제 곡에 녹아있는지 찾아보셔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 노래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눈을 감고 막 춤 추시면서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 4분만 잡생각 하지 않고 춤을 추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Q&A

  •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와 이유가 궁금합니다.

    쿠인) 저는 "그걸 왜 불편하게 숨기는 걸까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유일하게 나오는 존댓말이기도 하고, 제가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것이거든요. 저는 편견과 차별, 위선과 질투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나이, 성별, 인종을 넘어 우린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가지는 열등감이 남을 비하하는 것에 쓰이지 않고 자기계발의 원동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빤쓰가 나의 열등감이라면 무작정 숨기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이상적이게만 생각하나요? 저는 어쩔 수 없는 INFP형 인간인가 봅니다.

Q&A

  • 쿠인 님의 학창시절 때 꿈은 무엇이었나요?

    쿠인)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좋아서 학교 축제 때는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16살 땐 잠깐 외국에서 유학을 했는데, 그때도 노래가 부르고 싶어서 옷장 안에 들어가 노래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보시면 그냥 대충 광고 쪽이요, 영상 쪽이요 이런 식으로 둘러대곤 했죠. 그럴 때마다 어른들은 "그쪽은 많이 힘든데." "그쪽은 돈은 안되는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뭘 해도 힘들 거면 하고 싶은 거 하자! 그래서 제대로 음악을 시작한 18살 이후로 생긴 저의 새로운 꿈은 노르웨이의 나르비크라는 도시에서 붕어빵 장사하기입니다. 제 곡을 제가 써서 부른 이후론 전 이미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이루었으니까요.

Q&A

  • 10년 뒤 바라는 본인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쿠인) 사실 유명해서 길거리만 나가도 사람들이 알아보는 삶까진 아니더라도, 제 음악을 알아주는 대중들과 그냥 혼자 살며 작업할 수 있는 집 정도는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발표하는 앨범으로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아보고 싶어요. 아니, 후보에 오르기만 해도 좋겠습니다. 저는 아직 무대가 즐겁기보단 두려운 사람인데, 10년 후엔 코로나 시대가 끝나 큰 페스티벌 무대에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A

  • 나중에 할머니가 되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해주면 좋을까요?

    쿠인) 현재 20대부터 30, 40, 50, 60대... 죽을 때까지 세월과 함께한 뮤지션이고 싶어요. "쿠인의 앨범을 순서대로 들으면 한국의 근현대사가 들린다." 이런 말 듣고 싶고, 나이 들어서도 그 시대의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손에 손잡고'를 작곡한 조르지오 모로더라는 작곡가가 있는데, 1940년생이신데도 불구하고, 몇 년 전부턴 EDM에 뛰어드셔서 디제잉까지 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나이 들어서도 젊었을 적에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봐야지 싶었습니다. 도전하는 저를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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