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연말결산 Pt. 6 | 웹툰 OST 포맷의 성공, '취향저격 그녀' OST

MMA 2020

MMA 연말결산 Pt. 6 | 웹툰 OST 포맷의 성공, '취향저격 그녀' OST

2020.11.24
[MMA 2020]

웹툰 OST 포맷의 성공, '취향저격 그녀' OST

Intro

단절과 격리 등, 반갑지 않은 키워드들로 인해 더 외로울 수밖에 없던 2020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단절의 세상 속에서도 사랑을 노래하는 달콤한 목소리들은 꾸준히 사람들의 귀를 두드렸고, 결국 우리를 무장해제 시켜놓는 데 성공했습니다. 바로 이렇게요.

"취기를 빌려 오늘 너에게 고백할거야" - '취기를 빌려'
"오늘도 네가 많이 보고 싶나 봐 유난히 긴 오늘 밤" - '너의 밤은 어때'
"내 마음이 한 순간 네게 움찔했죠 그때부터 나의 세상은 달라졌죠" -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

올해 차트에서 눈에 띄는 지점 중 하나는, 이제껏 없던 "웹툰 OST"라는 포맷이 차트 상위권으로 떠올랐다는 점입니다. MMA 연말 결산, 이번 편은 2020년 음원차트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은 "웹툰 OST"와 그 중심에 있는 웹툰, "취향저격 그녀"와 함께 합니다.

글 | 멜론기자단 11기 이민주, 이승연

#1

웹툰 OST

2020년은 웹툰의 OST가 새롭게 떠오른 한 해입니다. OST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쓰이는 줄 알고 있던 분들이라면 생소할 수 있는데요.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적재적소의 장면마다 OST가 쓰이며 극 전반의 분위기를 만든다면, 웹툰 OST는 전체적인 전개와 분위기보다는 웹툰의 스토리를 반영하고, 캐릭터별 테마곡을 설정하는 등 웹툰의 2차적인 컨텐츠로 창작 및 소비가 이뤄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2020년 웹툰 OST의 흐름을 간단히 살펴볼까요? 1월에는 이승철이 부른 [달빛조각사 웹툰 OST Part.1]의 '내가 많이 사랑해요'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내가많이사랑해요챌린지"로 이어졌습니다. 3월에는 비와이가 부른 [이태원 클라쓰 웹툰 OST]의 '새로이'가 주인공 새로이와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평과 함께 주목 받았습니다.

그러다 7월 B1A4의 산들이 부른 웹툰 "취향저격 그녀"의 OST '취기를 빌려'가 공개된 후 큰 호응을 얻으며 음원차트 100위 안에 진입해 웹툰 OST의 입지가 점차 두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도 XIA(준수)가 부른 '사랑하고 싶지 않아'를 발표하는 등 인기 웹툰과 아티스트들의 반가운 협업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웹툰의 OST가 단순히 배경음악으로 활용되기보다는 또 하나의 콘텐츠로 사랑 받게 된 것이죠!

#2

웹툰 '취향저격 그녀'와 아홉 곡의 OST

"취향저격 그녀"는 2018년 4월을 시작으로 3년째 연재 중인 웹툰입니다. 털털하고 대학 생활이 서툰 새내기 "하해닮"과 꾸미는 것을 좋아하며 비밀리에 뷰티 유튜버로 활동하는 과 선배 "지찬열"의 어쩔 수 없는 동거 라이프를 그린 작품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평점 9.9, 2억뷰 이상의 누적 조회수가 그 사랑을 입증합니다.

웹툰 "취향저격 그녀"의 OST는 사랑을 노래합니다. 서로 도와주는 공생관계를 유지하다 "해닮"에게 빠져든 "찬열"의 마음을 담은 곡, '취기를 빌려'를 선두로 7월부터 11월까지 다섯 달에 걸쳐 9곡이 공개됐습니다. 아티스트에 따라 해닮과 찬열의 마음을 다양한 음악 장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나의 웹툰 작품에서 9곡의 OST를 내는 것은 처음입니다. 심지어 대중의 취향을 탕탕! 제대로 저격했는지 9곡 중 7곡이 음원차트 100위 안에 드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B1A4의 산들이 부른 '취기를 빌려'와 규현의 '내 마음 움찔했던 순간'은 발매 후 3-4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도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따뜻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웹툰 OST 중 여러 곡이 차트에 오르고 오랜 기간 유지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3

누굴 좋아할 지 몰라 다 준비했어

"취향저격 그녀"의 OST는 드라마 못지않은 탄탄한 라인업 구성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발라드부터, 힙합, 인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랑 받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는데요. 처음엔 6곡을 계획했지만 대중들의 성원에 힘입어 3곡을 추가로 발매했다고 합니다.

발라드의 정석을 보여준 산들과 규현의 노래는 차트 상위권에 등장해 웹툰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습니다. 노래를 듣고 웹툰을 찾아보았다는 댓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룹 활동과 더불어 꾸준하게 솔로로서의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두 아티스트는 또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내며 "믿고 듣는 발라드 가수"로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여기에 듀엣곡으로 다져진 정은지의 달달한 목소리가 또 한 번 대중들의 취향을 저격했죠.

독보적인 음색의 카더가든은 감성 깡패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가을에 발매된 '밤새'는 웹툰 속 인물에 과몰입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촉촉하고 감미로운 곡이었는데요. 스탠딩 에그 또한 '사랑하는 너에게'로 특유의 감성을 보여주며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의 OST와 함께 웹툰 OST의 주역으로 사람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습니다.

몬스타엑스의 셔누와 민혁은 이번 앨범에 유닛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룹의 파워풀한 이미지와 반전되는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곡으로 간지러운 설렘을 전달했는데요. 웹툰 속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엑소의 찬열 또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마지막 앨범을 장식했습니다.

#4

지찬열X하해닮 캐릭터 중심의 곡

"취향저격 그녀"의 OST는 기획 당시 웹툰 자체에서 곡이 흘러나오지 않는다는 특징을 고려해 음악만으로 웹툰의 서사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현재는 특정 회차에 OST가 추가된 상태!) 곡 속에 표현된 캐릭터의 감정이나 상황은 웹툰을 보지 않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요. 웹툰의 서사를 알고 있는 독자들 사이에서는 SNS를 통해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장면을 공유하는 "#취향저격챌린지"도 진행이 되었습니다.

outro

웹툰을 "보는" 시대를 지나 웹툰을 "듣는" 시대의 막이 열렸습니다. 음악을 들으면 서사가 보이고, 웹툰을 보면 목소리가 들리는 감각의 확장이 일어난 것이죠. 이로 인해 라이브 영상, 커버 영상, 리릭 비디오, 플레이리스트 등 콘텐츠의 범위도 점점 늘어나 웹툰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취향저격 그녀", "바른연애 길잡이" 등 음원차트에서 웹툰 OST라는 장르를 발견할 수 있었던 2020년, 내년에는 또 어떤 웹툰의 음악이 대중들의 취향을 저격시킬지 기대가 됩니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더욱더 크게 성장할 K-웹툰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