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연말결산 Pt. 7 | 국내에도 유행 온 틱톡 챌린지

MMA 2020

MMA 연말결산 Pt. 7 | 국내에도 유행 온 틱톡 챌린지

2020.11.24
[MMA 2020]

국내에도 유행 온 틱톡 챌린지

Intro

왜들 그리 다운 돼 있어 뭐가 문제야 say something~

이 가사를 읽으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나요? 혹은 어떤 춤이 생각나진 않으신가요?

신나는 전주와 함께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되는 지코의 '아무노래'. 올해 겨울부터 화사, 청하 등 내로라하는 스타 연예인뿐만 아니라 일반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췄습니다. 집, 학교, 길거리 등 어느 장소에서든 녹화 버튼을 누르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이 늘어갔고, 대한민국엔 아무노래 열풍이 불어왔습니다.

뒤이어 제시의 '눈누난나 (NUNU NANA)', 백현의 'Candy' 그리고 마마무의 '딩가딩가 (Dingga)'까지. 올해 열풍의 주역들이었던 노래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했습니다. 온몸이 들썩거리게 하는 신나는 멜로디,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라는 점도 있지만,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틱톡"이라는 어플의 "댄스 챌린지"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곡이라는 것입니다. 아무 노래나 일단 틀고, 아무렇게나 춤추는 틱톡 댄스 챌린지, 요새는 이런게 유행인가~

글ㅣ멜론 기자단 11기 이승훈, 이유림

#1

이제는 짧은 영상의 시대, '틱톡'

틱톡은 중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숏폼(Short-from, 15초에서 1분 이내) 형식의 영상을 제작 및 공유할 수 있는 SNS입니다. 동영상 제작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고, 배경 음악을 간단하고 저작권 문제없이 삽입할 수 있는 편리함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150여 국가에서 10억여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아주 핫한 어플입니다.

간단하고 편리하게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틱톡의 특징을 살려 셀럽들은 자신들의 노래에 안무와 여러 동작을 합쳐 간단한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댄스 챌린지"를 통해 음원을 홍보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2019년 Lil Nas X의 Old Town Road 곡이 "yeehaw 챌린지"를 통해 매우 큰 인기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내 한국의 가수들과 기획사들 또한 틱톡의 흥행에 주목하였고, 신곡 홍보에 댄스 챌린지를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

댄스 챌린지의 선구자, '아무노래', '눈누난나'

처음으로 댄스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곡은 바로 지코의 '아무노래' 입니다. 화사, 청하와의 댄스 챌린지 영상을 선공개하여 입소문을 탔고 그 후 송민호, 이효리 등 셀럽은 물론, 수많은 일반인이 함께 댄스 챌린지에 참여했죠. 아무노래는 열흘 만에 조회수 1억 뷰를 기록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고, 이러한 인기와 관심은 음원으로 이어져, 멜론을 포함한 많은 음원 사이트의 일간 차트 1위를 하는 영광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 후 많은 아이돌을 비롯한 가수들은 댄스 챌린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백현의 'Candy', 세븐틴의 'Left & Right', 화사의 '마리아', 지코의 'Summer Hate', 그리고 마마무의 '딩가딩가' 등도 댄스 챌린지를 통해 큰 사랑을 받은 곡들이죠.

제시의 '눈누난나' 역시 그중 하나인데요.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이효리를 시작으로 싹쓰리의 멤버 유두래곤(유재석)과 비룡(비), 그리고 제시의 소속사 피네이션(P NATION)의 수장 싸이, 에릭남 그리고 박재범 등이 참여하며 화제성을 이어갔고, 약 10일 만에 종합 조회수 2400만 이상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또한 자연스럽게 음원 홍보까지 연결되어 멜론 차트 2위를 기록하고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노래'를 시작으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댄스 챌린지에 참여하고 큰 인기를 얻었지만, 댄스 챌린지 마케팅은 지코가 처음이 아니었을뿐더러 모든 댄스 챌린지가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지코의 아무노래가 처음으로 성공한 국내 댄스 챌린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유난히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댄스 챌린지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3

댄스 챌린지의 성공 비결

지코의 '아무노래' 댄스 챌린지는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안무와 힙한 리듬, 멜로디가 합쳐져 시너지를 내었습니다. 이전의 몇몇 챌린지들은 춤이 다소 어려웠기 때문에 쉽게 따라할 수 없었고 다수의 참여를 얻기 어려웠었습니다. 동영상을 찍기 위한 진입장벽이 높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아무노래 챌린지는 달랐습니다. 춤의 순서만 외울 수 있다면 누구든지 따라할 수 있고, 심지어 춤을 잘 추지 못해 어색해하는 모습까지 챌린지의 일부로 여겨지며 색다른 매력을 주었습니다.

지코라는 아티스트의 트렌디하고 힙한 이미지도 챌린지 문화에 한 몫 크게 기여했습니다. 화사, 청하, 민호 등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영상이 이슈가 되어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많은 일반인의 참여 덕분에 아무노래 챌린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아티스트의 스타성과 음악적 요인만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아니겠죠? 댄스 챌린지가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의 삶의 방식과 관련된 다양한 이유가 숨겨져 있습니다.

#4

'숏확행, 인싸, 언택트'

틱톡의 댄스 챌린지는 어떻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최근의 사회적 특징과 소비 트렌드를 잘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MZ 세대(밀레니얼 + Z세대)로 불리는 현세대는, 유행에 민감하고 "숏확행" (Short확행, 짧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합니다. 또한, 이들은 직접 유행에 참여하는데 거리낌이 없죠. 따라서, 15초에서 1분밖에 되지 않는 영상을 직접 찍어서 올린다는 것은 현세대에게 매우 큰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특별한 영상 편집 기술 없이 세련되고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고요.

이 세대를 지칭하는 또 다른 용어로는 "인싸"가 있을 것입니다. 인싸는 조직이나 또래 집단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유행에 앞서가는 사람을 뜻하는, 아웃사이더(Outsider)의 반대말이자 신조어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입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정보는 빠르게 퍼져 나가며 많은 사람들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인싸가 되기 위해 새로운 유행을 계속해서 찾게 되고 참여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몇 번 거치다 보면 새로운 것들도 금세 널리 퍼지게 되고 하나의 인싸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모든 유행이 인싸 문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흥미롭고, 쉽고, 재밌어야 하나의 놀이가 되고 유행이 됩니다. 또한, 밈(meme, SNS등에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을 이르는 말)처럼 많은 사람이 스스로 이 유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하며 자유자재로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15초 정도 되는 노래에 맞춰 다양한 컨셉을 잡아 지인과 함께 혹은 혼자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는 것은 인싸가 되고 싶어하는 우리에게 아주 적절한 놀이가 되어주었습니다. 귀여운 실수를 한 NG 장면을 올린다든가, 연인과 함께 달달한 모습으로 춤을 춘다든가, 코로나-19로 지친 의료진이 방화복을 입고 참여하는 등의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영상들은 우리에게 놀거리와 볼거리까지 제공해주었습니다.

사회 전반에 언택트 (Untact, 콘택트(contact: 접촉하다)에서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 바람이 확산된 것도 또 하나의 이유일 것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생활은 180도 변했습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비대면 서비스들이 늘어갔고, 자연스럽게 SNS 이용 빈도는 증가했습니다. 이에 SNS를 통해 유행을 함께 즐기고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간단하게 집에서 촬영한 후 업로드하여 아주 간단하게 인싸 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댄스 챌린지는 온택트 상황에 알맞는 문화 거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유쾌한 시간을 선사해주었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과 아티스트의 스타성, 춤을 추고 싶게 만드는 멜로디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댄스 챌린지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있었습니다. 챌린지의 인기는 해당 음원까지 연결되어 차트 변동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런 홍보 효과는 기존에 진행했었던 마케팅보다 강력했고, 현재도 많은 가수들은 새로운 틱톡 계정을 만들어 신곡 챌린지 홍보에 열을 올리는 중입니다.

Outro

이제 댄스 챌린지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싸 문화로 자리 잡았고, 틱톡을 활용한 콘텐츠를 진행하지 않고 앨범을 내는 댄스 가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마케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래에 알맞게 댄스 챌린지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올 노래들이 모두 댄스 챌린지에 맞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몰개성화를 우려하는 것이죠.

하지만, 댄스 챌린지는 음악을 듣고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일 뿐. 개성을 살린 다양한 댄스 챌린지 콘텐츠들이 만들어져 음악을 적극적으로 감상하고 소통하는 또 하나의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