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계속 되어야 한다, 2020 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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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계속 되어야 한다, 2020 MMA

2020.12.09
2020 MMA

위기를 기회로

아무런 예고도 없이, 어느 날 세상이 멈췄습니다. 친구들과 맛집을 탐방했던 우리의 소소한 일상도,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장에서 세상 떠나가라 떼창을 외치던 순간도 이제는 비현실적인, 말 그대로 꿈 같은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모두가 패닉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로는 분노했고, 때로는 무력감을 느꼈으며, 또 때로는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럼에도 음악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음악은 계속 우리 곁에 남아 희망을, 즐거움을, 위로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일상이 돌아올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ㅣ조혜수
사진 출처ㅣ2020 MMA, 공식MV 화면 캡처


3 POINT

내맘대로 돌아보는 2020 MMA

모든 게 멈췄지만 그래도 음악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뮤직 Ol즈 ㅁrOl ㄹr이프…☆ 음악 DNA 99%인 인간은 음악 하나면 코로나가 뭐고 다 뿌실 수 있다 이거예요. 멜론 뮤직 어워드 역시 팬데믹 시기에 맞춰 이전과는 다른 스케일과 새로운 포맷으로 진행됐는데요. 위기를 기회로 바꾼 2020 MMA, 이 시대를 어떻게 반영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POINT 1. 여기, 멜론 4개 배달이요

원랜 단 하루만 진행했던 MMA. 올해는 무려 4일에 걸쳐 다채로운 콘텐츠를 각 집 안방까지 신속 배달해 전 세계 음악팬들의 마음을 선덕선덕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봐라 풍악을 울려라♪

연반인 재재 모셔와 떠들썩하게 올 한해 뮤직 이슈를 미리 돌아보기도 했고요.

시국에 맞게 택배로 상을 배달, 가수가 직접 팬들의 주접댓글로 상을 커스텀하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그래 나 결심했어. 365일 주접 댓글 연구해서 내 새꾸 연말에 세상 주접 다 받게 만들어줄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개이득이었던 점은 연말 무대에선 쉽게 볼 수 없던 장르를 자본주의 냄새 낭낭한 고퀄 무대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퍼스트 클래스 탄 염따형의 아마두 FLEX부터 박진감 넘치는 별주부 이야기로 국뽕 차오르게 만드는 이날치까지. 기획한 분 어디 계세요. 이리와 보시죠. 그 방향으로 절 한 번 올리고 칭찬 감옥에 가둬드리겠습니다.

♪ 2020 MMA DAY1~DAY3 몰아듣기.ZIP
POINT 2. 않이 시상식에 시상자가 없는 시상식이 있다던데? (스피드가 콸콸콸)

시상식 보려다 저세상 러닝타임에 지쳐 저절로 눈 감긴 경험. 다들 있잖아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시상자 없는 시상식! 이 스피드 뭐야, 이 깔끔함 뭐야.

비대면으로 수상을 진행한 덕분에 시간도 단축하고, 수상자는 수상 소감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상자만 딱 나와서 할 말만 뽝 하고 들어 가니까 군더더기 없고 너무 좋잖아요? 우리 친구들 너무 편했나 보다. 팬들한테 주접도 떨어주고. 저기요 세상 사람들. 그래요. 맞아요. 제가 바로 내 가수한테 주접 받은 바로 그 사람입니다.

POINT 3. IT 강국은 대한민국이겠죠?

활짝 핀 수천 송이의 꽃들이 아이즈원 꽃밭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가 무대 위에 자리잡고 앉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무대를 감상합니다. 아니 지금 내가 있는 이 뷰 진짜 실화소니? IT 강국이다 강국이다 말만 했는데 2020년에 이런 기술력을 체험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다시 봐도 신기한 기술력. 진짜 신기하쟈나 >_<

PERFORMANCE

무대 장인이 한땀 한땀 공들여 만든 무대 뜯어보기

STAGE 1. 감사한 장르의 혼종

#코드쿤스트, 잔나비 최정훈, 사이먼 도미닉

2020 MMA 첫 번째 무대를 장식해준 코드쿤스트, 잔나비 최정훈, 사이먼 도미닉. 그들은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다시 연결될 그 날을 기다리며 함께 노래하자고 위로를 건넸습니다.

이 노래 왜 지금 알았니. 코쿤 비트, 최정훈 노래, 쌈디 랩이 한 곡에 나오는 것도 진짜 도른 조합인데 잠만 뮤비 보신 분 손 좀 들어봐요. 뮤비에 이제훈, 박정민, 이성경까지 나오는 거 왜 안 알려주셨어요. 좋은 거 왜 혼자만 알고 계셨어요. 이 노래는 무대 한 번 보시고 꼭 뮤비까지 최소 두 번은 음미해주세요.

STAGE 2. KPOP의 진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동물원 빠져나온 퓨마를 다시 동물원에 보내려는 기세 좋은 사육사st로 야성미 뿜뿜 하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친구들.

그 다음에 바로 청바지에 흰색 자켓 553 연결해서 보여주다니 청량해 짜릿해 시원해 주접을 떨고 있을 무렵 갑자기 모자 쓴 연준이가 "준비됐어"라고 비장하게 물어보는 것이어요. 그래서 전 홀린 듯이 "그럼 그럼"이라고 했죠. 그랬더니 "골반 튕기고 다리 비틀고 박수 세 번, 두 팔 앞으로" 콘서트 보다가 홈트하게 생긴 것이어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아 울바투 내 건강까지 걱정해주는구나' 감동 먹고 열심히 따라한 결과 인바디 체지방 수치가 정상이 됐답니다. 댄브 맛집 투바투의 기적의 댄브효과 경험해보실 분. 단, 중독성이 기준치 초과니 그 점은 미리 주의 부탁드립니다.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 댄스 브레이크까지 멋들어지게 소화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이젠 정말 다 컸네 다 컸어.

#더보이즈

블랙 가죽 자켓에, 총. 'The Stealer' 노래 나왔을 때 한 번은 어둠의 세계에서 고독 씹어먹는 비밀 요원 컨셉 해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그 날이 오늘이었습니다. 전 이곳에 뼈를 묻겠습니다. 그렇게 작정하고 맘 뺏어가시면 내가 그냥 다 뺏겨요.

#몬스타엑스

(주어 없음) (목적어 없음) 참 좋네요. 정말 좋네요.

짐승 모드 ON해서 무대를 가로에서 세로로, 위에서 아래로 싹 다 찢어놓으시더니만 바로 다음엔 귀공자 모드 ON해서 고급 간지 보여주시다니. 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합니까요. 근데 목 끝까지 정갈하게 단추 잠갔는데도 이렇게 치명저ㄱ읍읍.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STAGE 3. 트로트의 역습

#영탁

영탁이 형이 왜 멜론에서 나와? 왜라뇨! 올 한해 영탁이 없었다면 삶의 질이 513%는 떨어졌을 것. 탱고 버전의 분위기 있는 '니가 왜 거기서 나와'와 영탁 특유의 에너지를 그대로 살린 '찐이야' 무대로 시상식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습니다. 이쯤되면 트로트도 K-트로트 달고 해외진출 해야될 시기가 온 것 같다. 맞죠?

#임영웅

피아노 치는 영웅이. 제가 실사를 보고 있는 게 맞나요? 홀로그램이나 CG 아니죠? 첫 소절 나오는 순간, 저는 귀호강 했고요 천국에 왔고요 게임은 끝났습니다. 이렇게나 애절하게 호소 하는데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난 이제부터 영웅이만 믿고 간다.

아이돌 재질, 락스타 재질 어쩔거야. 도대체 못하는 컨셉이 뭐죠? 이젠 못 하는 걸 찾는 게 더 빠를 지경입니다. 발라더, 아이돌, 락스타까지 전부 때려넣은 멜뮤 기획력 진짜 칭찬합니다. 다들 연말 보너스 두둑히 챙겨 가세요.

STAGE 4. 상큼함과 카리스마의 공존

#아이즈원

꽃이 이렇게 많은데도 꽃보다 더 꽃 같은 아이즈원. 진짜 비현실적이다. 세상 청순하다. 세상 예쁘다. 입 벌리고 염불 외고 있었는데 갑자기 흑조로 변신해서 카리스마 보여주기 있긔? 언니 치명상 입었잖아. 내 심장에 치명상. 상큼아련청순도 되고 카리스마멋찜절도도 되는 아이즈원의 능력치 어디까지 증폭될지 그건 정말 심각하게 연구해봐야 합니다.

#오마이걸

올 한해는 정말 오마이걸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드디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아준 우리 찾았다 오마이걸. 너무 뿌듯해서 잠도 안 오고 심장이 진정이 안 되네요. 이번 무대 역시 영혼을 갈아 넣어 만든 완벽한 무대였는데요. 미모 물오른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퍼포먼스는 또 왜 이렇게 완벽한지. 웃음만 난다 진짜. 진심으로 오마이걸이 앞으로 다 해 먹었으면 좋겠네요. 그동안 전 오마이걸이 만든 유토피아 입장 티켓 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겠습니다.

STAGE 5. 제왕의 품격

#방탄소년단

매년 MMA 무대에서 자신들의 발전된 클라스를 보여준 방탄소년단. 이번엔 또 어떤 역대급 무대로 내 맘을 흔들지 가슴 부여잡고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블랙스완 오케스트라 버전과 함께 정국이가 무릎을 처연하게 꿇고 앉아 있는 저 모습을 보곤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지요. 아 이번에도 그냥 온 세상을 방탄 아래 무릎 꿇리려나 보다.

그리고 그 예상은 몇 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됐어요. 당신들 국립방탄현대무용단 맞지? 물 위에서 저렇게 발란스 맞춰서 춤을 춘다고? 백조인지 천사인지 내가 뭘 보고 있는 건지 정신 차릴 수가 없고요. 그대들이 천사가 맞다면 오늘은 분명 천국 휴업일이었을 거예요. 천국의 천사들이 모두 지상에 내려왔으니까.

연말 시상식을 위한 대형 퍼포먼스 맞춤 곡 'ON' 북 두들길 때 내 심장도 같이 후두려 맞아서 아직도 그 부분이 얼얼하네요. 전 미치지 않기 위해 방탄에게 조금 더 미쳐보겠습니다. 왜냐면 (호랑이가 되고 싶은 곰돌이 피셜) 전 도가 지나치고 미치기 직전인 아미니까요.

"방탄 좋아하는 사람 반으로 접어"라고 했더니

놀랍게도 지구가 반으로 접혔습니다.

반으로 접힌 지구에서 탄생한 더 놀라운 다이너마이트 댄브. 보라색 수트 어쩔 거야. 저 몸선 어쩔 거야. 보라가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 1위(표본 방구석 주접러 1인, 표준편차 0.218%) 안무 팀장 제이홉이 일을 내부렸습니다. 다이너마이트에 이렇게 멋진 댄브가 숨겨져 있었을 줄이야. 솔직히 이 댄브 가지고는 6130절까지는 거뜬히 할 수 있거든요. 진짜 레전드 수식어가 그냥 붙는 게 아니라는 걸 오늘 또 한 수 배우고 갑니다.

비록 지금은 잠시 멈췄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일상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언제 돌아올지, 어떻게 돌아올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일상으로 가는 그 길을 음악이 함께 해주리라는 것을요.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의 의미와 음악의 힘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던 한 해. 내일을 기다리며 음악과 함께 오늘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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