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기록을 쓰다, Taylor Swift [evermore]

위클리 뮤직 뉴스

또 한 번 기록을 쓰다, Taylor Swift [evermore]

2020.12.29
12월 다섯째 주

또 한 번 기록을 쓰다, Taylor Swift [evermore]

국내 차트는 캐럴곡들과 쇼미9 경연곡들이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던 한 주였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Taylor Swift가 또 한 번 기록들을 쏟아냈네요. 차트 흐름과 인사이트로 음악계 최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금주의 차트! 자세한 소식은 본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멜론 Top 100 차트 리뷰

캐럴 Vs. 쇼미9

이번 주간차트의 키워드는 두 가지입니다. 캐럴, 그리고 쇼미9이죠. 차트 100위권 전체를 보면, 이 두 분류에 속하는 곡들이 상당히 많이 치고 올라온 주였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지나갔지만 주간차트에서는 아직 성탄 분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매년 연말마다 상승하는 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그리고 Ariana Grande의 'Santa Tell Me'가 국내차트 상위권으로 올라왔네요. 역시 연말마다 상승하는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Feat. 천둥 Of MBLAQ)' 또한 Top10으로 올라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쇼미더머니9"도 완결이 났지만, 주간차트에서는 아직 그 열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쇼미9 경연곡들은 5주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VVS'를 시작으로 100위권 안에 무려 15곡이 진입해 있는데요. 그 중 11곡이 50위권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도, 그리고 쇼미9도. "끝났지만 끝나지 않았다"라는 수식으로 설명이 가능한 주간차트였습니다.


금주의 HOT!

나얼의 이별 트릴로지, 그 마지막 챕터

서로를 위한 것

며칠 전 유튜브 세상을 탐험하다 갓고리즘을 통해 나얼의 채널, "나얼의 음악세계"를 발견한 일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의외였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키며 살아가던 사람이,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 게 놀라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지요.

한편 '서로를 위한 것'의 소개 글을 보면 "'같은 시간 속의 너', '기억의 빈자리'를 잇는 곡"이라는 설명이 덧대어져 있습니다. 모두 대중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곡들인 만큼, 이 역시 대중적인 니즈를 반영한 곡이라는 말일 텐데요. 일련의 흐름을 보면, 최근 그의 시선이 "사람들"을 향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외롭게 자신을 채찍질해오던 완벽주의형 음악가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여기에 더해, 뇌피셜이지만 한 가지 기대해볼 만한 점도 있습니다. 이전의 [Sound Doctrine]이 '기억의 빈자리'와 'Gloria', 'Baby Funk'를 먼저 싱글로 발표한 후 정규로 꾸려졌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의 '서로를 위한 것' 역시 새 정규앨범 발매에 앞선 선공개 싱글이 아닐까 한다는 점이지요. 물론 관련된 공식적인 언급은 없습니다만, 이전의 흐름을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나얼 존버단"에게는 희망과 같은 곡이 아닐까요?


빌보드 Hot 100 차트 리뷰

깜짝 1위 등극! Taylor Swift

*빌보드 HOT 100 차트는 싱글 차트의 다른 이름이며, 미국에서 소비된 모든 장르 음악의 스트리밍, 라디오 에어플레이, 디지털 송 세일즈 판매 데이터를 종합하여 집계됩니다.

Taylor Swift가 또 한 번 빌보드 차트에서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기습 발표한 앨범 [evermore]와 '타이틀 willow'로 앨범차트와 싱글차트 양쪽에서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이네요.

두 차트에서 동시에 1위로 첫 진입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인데, 한 아티스트가 두 메인차트에서 두 번이나 1위 데뷔를 한 것은 빌보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Taylor는 올 여름 발표했던 [folklore]와 'cardgan'으로도 싱글차트와 앨범차트 1위 동시데뷔라는 업적을 세운 바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또 다른 더블 데뷔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방탄소년단입니다. 12월 5일자 차트에서 [Be]와 'Life Goes On'이 양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었죠.

어쨌든 'willow'는 Taylor의 일곱 번째 차트 1위곡이 되었습니다. 그의 다른 넘버원 싱글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2012년 3주 1위), 'Shake It Off' (2014년 4 주 1위), 'Blank Space' (2014년 7 주 1위), 'Bad Blood (Feat. Kendrick Lamar)' (2015 년 1주 1위), 'Look What You Made Me Do', 2017년 3 주 1위), 'cardigan' (2020년 1주 1위)

안 그래도 2020년은 첫 진입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한 곡들이 상당히 많은 한 해였는데요. 'willow'가 또 하나의 사례를 추가하며 한 해 동안 무려 12곡의 1위 데뷔곡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역대 빌보드 차트에서 47곡이 1위 데뷔를 했는데, 그 중 12곡이 2020년 한 해에 쏟아졌습니다.

1위를 제외한 영역에서는 10위권 내 여섯 곡이 캐럴 트랙으로 채워지는 진풍경 또한 있었습니다. 연말 캐럴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Taylor가 1위를 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네요.


빌보드 200 앨범 차트 리뷰

앨범차트에서도 이어지는 Taylor Swift의 기록

*빌보드 200 차트는 전통적인 앨범 판매/다운로드 건수에 더해, 한 앨범에서 1500번 이상 유료 스트리밍 혹은 10곡이상이 다운로드 될 경우 각각 1건(Unit)으로 집계돼 차트에 반영됩니다.

*2020년부터 유튜브 조회수가 앨범차트 데이터에 포함됩니다. 유료 이용자와 무료 이용자가 공식적으로 라이센스된 비디오를 각 1,250회와 3,750회씩 클릭했을 때, 앨범 판매 수 1장과 동일하게 집계됩니다.

Taylor Swift의 [Evermore]가 깜짝 1위로 진입했습니다. 이는 그의 여덟 번째 1위 앨범으로, 총 32만 9천 유닛에 달하는 주간소비량을 기록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것이 실물앨범 판매량을 반영하지 않은 디지털 다운로드만을 반영한 수치라는 것이죠. (CD에디션은 두 번째 주에 포함이 될 예정입니다.)

이는 올해 다섯 번째로 높은 앨범 소비 유닛입니다. 그보다 높은 유닛을 기록한 다른 앨범들로는 방탄소년단 [Map of the Soul: 7] (42만 2천 유닛), The Weeknd [After Hours] (44만 4천 유닛), Juice WRLD [Legends Never Die] (49만 7천 유닛), 그리고 Taylor Swift 본인의 [folklore] (84만 6천 유닛) 이 있습니다.

또한 [Evermore]는 전작 [folklore]에 이어 Taylor가 올해 기록한 두 번째 넘버원 앨범이기도 합니다. 올해 두 장의 넘버원 앨범을 기록한 다른 아티스트들로는 방탄소년단, 그리고 YoungBoy Never Broke Again이 있다고 하네요.

기록상 어쩌면 당연한 말이지만, 2020년 나온 앨범 중 "힙합과 R&B를 제외한 장르 앨범"에서 가장 높은 스트리밍을 기록한 것도 Taylor Swift라고 합니다. 이번 [Evermore]는 2억 2049만 조회수의 주간 스트리밍을, [folklore]는 2억 8995만 조회수의 주간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이 분야에서 각각 올해 두 번째와 첫 번째 기록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금주의 HOT!

[folklore], 그리고 [evermore]

evermore

Taylor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소개한 내용을 보면, [evermore]는 [folklore]의 자매품(sister record) 관계에 있는 앨범입니다. [folklore]에 이은 또 한 번의 깜짝 발매 형식, 그리고 전작과 유사한 분위기의 커버아트로 미루어 알 수 있듯 말이죠.

[folklore]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이기 때문에, [evermore]는 전작의 포크지향성을 상당부분 따르고 있습니다. 미니멀한 포크와 챔버팝 사운드를 기반으로 서정적인 무드와 소설적 상상력를 보여주는 가사가 특징적인데요. [folklore]를 즐겁게 들었던 분들이라면, 마찬가지로 즐겁게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Taylor의 작가적 상상력이 엿보이는 곡은 단연 'no body, no crime (Feat. HAIM)'입니다. 불륜과 살인사건을 주제로 추리소설 뺨치는 전개와 마지막 반전을 보여주는 등, 상당한 스토리텔링을 구사하고 있는데요. [folklore]에서 10대의 삼각관계 등 전체관람가적인 이야기를 썼다면, 이번에는 좀 더 위 세대로 등급조정을 거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시국으로 인해 여타 아티스트들이 온라인 공연 등으로 눈을 돌리는 동안, Taylor는 보다 내면을 탐구하며 자기 디스코그래피의 새로운 전기를 열고 있는 듯 보입니다. 올해는 Taylor가 작가적 아티스트로 확실하게 발돋움한 해로 기억될 것 같네요. 위기를 기회로 만든 영민한 아티스트, Taylor Swift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