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연주회를 만들기 위해 -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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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연주회를 만들기 위해 -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전통

202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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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연주회를 만들기 위해 -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전통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악단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특정 지휘자에 흔들리지 않는 최상의 연주력, 다양한 레퍼토리 소화 경험, 아름다운 전용 홀 등등. 빈 필하모닉은 여기에 다른 오케스트라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위대한 전통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 어떤 악단과 비교조차 성립하지 않는 특별한 전통, 바로 매해 1월 1일에 열리는 신년음악회입니다. Wiener Philharmoniker(빈 필하모닉)은 이 특별한 전통과 함께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라는 평가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빈 필하모닉에게 작년 2020년은 고민의 시간이었습니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 이후 오스트리아가 두 차례나 국가 봉쇄에 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취소냐 강행이냐. 이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악단은 절충안을 내놓았습니다. 2021년의 신년음악회는 무관중으로 열린다고 빈 필하모닉은 발표했습니다.

1. 2021년 신년음악회 이모저모

당초 발표대로 올해 2021년 1월 1일 열린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빈 필하모닉은 실력과 경력을 인정받은 지휘자를 초빙해 그해의 신년음악회를 함께합니다. 그렇기에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지휘자로서 설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올해 지휘는 이탈리아의 Riccardo Muti(리카르도 무티)가 맡았습니다. 올해로 여든을 맞이하는 노지휘자는 2021년의 신년음악회 지휘로 총 여섯 차례나 신년음악회 지휘를 맡은 음악가로 기록되었습니다. 무티는 3년 전인 2018년 신년음악회의 지휘를 맡기도 했습니다.

곡리스트 20

그리고 오는 2021년의 신년음악회는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조력자가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무관중 공연이라는 사상 초유의 신년음악회를 앞두고 그 누구보다 풍부한 경험이 필요했던 악단으로서는 무티가 존재가 든든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마침 올해 2021년은 리카르도 무티의 빈 필하모닉 지휘 데뷔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 오케스트라의 주인은 단원들이다 – 빈 필하모닉의 전통

신년음악회에서 연주하게 될 작품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다른 오케스트라와 차별되는 빈 필하모닉의 가장 큰 특징은 악단을 지휘하는 상임지휘자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빈 필하모닉의 모든 연주자들은 악단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오케스트라 살림을 함께 꾸려갑니다. 직접 연주할 작품을 고르고 함께할 지휘자를 초빙하는 일도 단원들의 몫입니다. 그 어떤 오케스트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자율적인 단체인 것이죠. 신년음악회 프로그램 선정 또한 단원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합니다. 전통적으로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의 작품에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조금씩 추가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합니다. 올해는 카렐 콤차크카를 첼러, 그리고 카를 밀뢰커의 작품이 무대에 올라갑니다. 좀처럼 듣기 힘든 작품을 발굴해 올리는 작업 또한 유명한 작품을 연주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빈 필의 단원들은 생각합니다.

3. 1980년의 신년음악회 - 신년음악회의 전환점

1939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의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1980년은 신년음악회의 전통을 바꾼 중요한 해로 기억됩니다. 지휘자를 외부에서 초빙해 신년음악회를 맡기는 전통이 1980년에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55년부터 1979년까지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 지휘를 담당했던 Willi Boskovsky(빌리 보스콥스키)는 전문 지휘자가 아닌, 빈 필하모닉의 악장이었습니다. 보스콥스키의 갑작스러운 은퇴로 Lorin Maazel(로린 마젤)이 1980년 신년음악회를 급하게 지휘하게 되면서 지휘자를 외부에서 초빙하는 전통이 생겨나게 된 것인데요. 마젤이 지휘한 1980년 신년음악회 이후 빈 필하모닉은 Herbert Von Karajan(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Claudio Abbado(클라우디오 아바도), Ozawa Seiji(세이지 오자와), Daniel Barenboim (다니엘 바렌보임), Zubin Mehta(주빈 메타) 같은 정상급 지휘자들과 함께 신년음악회 무대를 꾸려왔습니다. 모두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라 평가받는 인물들이었죠.

4. 역사에 남을 빈 필하모닉의 2021년 신년음악회

앞서 언급했듯, 올해 2021년의 신년음악회는 그 어려움이 배가 된 상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단원들이 집단 감염이라고 걸리게 되면 연주회 자체가 취소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빈 필하모닉 단원들은 철저한 방역 과정을 거쳐 매번의 리허설 무대에 올라 본 연주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2021년의 신년음악회는 단순히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 이상의 책임감을 가지지 못한다면 최고의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할 수 없다는 빈 필하모닉 단원들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만들어낸 공연이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올해 2021년의 신년음악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연주회였습니다. 이번 신년음악회의 지휘자 무티가 전한 인사말처럼, 빈 필하모닉 구성원은 어려운 시기를 통과하는 상황에서 이번 신년음악회가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기 공연 끝에 남은 올해 신년음악회 음원을 소개합니다. 세상의 회복을 바라는 음악이 바로 아래 있습니다.

곡리스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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