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분을 듣는다 – 봄에 듣기 좋은 클래식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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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분을 듣는다 – 봄에 듣기 좋은 클래식 모음

2021.03.10
Special

봄의 기분을 듣는다 – 봄에 듣기 좋은 클래식 모음

어김이 없이 찾아온 올해의 봄 앞에서 생각합니다. "올해는 뭔가 다를 거 같아."라고요. 작년을 거의 무의 상태로 보냈던 음악가들도 희망과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예전 같지는 않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는 공기를 느끼며 음악가들은 조금씩 동면 상태에서 깨어나고 있습니다. 무심코, 그러나 다시 태어난 듯 찾아온 올해의 봄. 오늘은 봄맞이에 좋은 앨범을 골라서 소개해드립니다.


01. 위로와 희망의 소리 – Yo-Yo Ma와 Hauser가 연주하는 첼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수많은 이들이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첼리스트 Yo-Yo Ma(요요마)는 음악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했습니다. 음악으로 언제나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첼리스트가 이번에 선택한 가치는 오로지 "위로와 희망"이었습니다.

요요마가 이번에 발표한 앨범 [Songs of Comfort and Hope]에는 평소의 요요마다운 새로운 시도도, 짜릿한 순간도 없습니다. 그러나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마음만큼은 그 어떤 요요마의 앨범보다도 크게 담겨 있습니다. 동료 연주자인 Kathryn Stott(캐서린 스톳)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유유하게 흐르는 요요마의 첼로 소리는 위안이 무엇인지를 진하게 전달합니다.

곡리스트 20

참고로 요요마는 성실한 유튜버이기도 합니다. #SongsOfComfort 라는 태그로 검색하면 화상회의의 시대에 화상 연주를 시도하는 요요마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2Cellos의 멤버 Hauser(하우저)는 작년 말, 작곡가 Ennio Morricone(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음악을 첼로로 연주한 EP를 발표했습니다. 위대한 영화음악 작곡가였던 고인을 대표하는 명곡들이 하우저의 느긋한 첼로 연주로 다시 재현되는 이번 EP는 다루는 작품만이 다를 뿐, 앞서 소개한 요요마의 앨범과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모리꼬네의 작품으로 구성된 EP 발표 이후에는 Hans Zimmer(한스 짐머)의 "진주만", James Horner(제임스 호너)가 음악을 맡은 "브레이브하트"의 영화음악을 연주한 싱글을 연이어 발표한 하우저. 아마 그의 다음 정규 앨범은 영화음악 모음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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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봄처럼 반짝이는 천재의 소리 – 바이올린으로 듣는 바흐와 모차르트

보통 음악계 최고의 천재를 한 사람 뽑는다면 물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뽑히겠지요. 이러한 현실에 바흐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은 "바흐야말로 진정한 천재다."라고 말합니다. 비교적 장수하며 대가족을 꾸린 데다가 완고해 보이는 인상이 바흐를 천재로 보이게 하지는 않지만, 그의 작품이 바흐가 천재였음을 증언하고 있죠. 작년 말,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Niklas Liepe(니클라스 리페)는 바흐의 대표작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한 앨범 [GoldbergReflections]를 발표했습니다. 바이올린과 체임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듣는 [골드베르크 변주곡]도 원본만큼이나 좋습니다.

곡리스트 15

바흐의 작품 뒤에 소개할 작품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입니다. 평생에 걸쳐 작곡했던 피아노 협주곡과는 달리 모차르트는 십대 후반과 이십 대 초반에 대부분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썼습니다. 특히 1775년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사랑이 절정에 달했던 해인데요. 이때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은 작곡가의 대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그야말로 모차르트 답다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작품입니다. 오늘은 Wiener Philharmoniker(빈 필하모닉)의 단원이자 독주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Christoph Koncz(크리스토프 콘츠)의 연주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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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빛나는 작품들 – 코젤루흐와 쿠프랭의 작품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왜 이렇게 좋은 음악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체코 출신의 음악가 레오폴트 코젤루흐의 작품이 바로 그런데요. 먼저 아래서 이 작곡가의 [교향곡 사단조]를 감상해보시죠.

작품을 들어보면 바로 "모차르트의 작품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성과 분위기가 모차르트의 작품과 상당히 닮은 느낌인데요. 실제로 코젤루흐는 모차르트와 삶의 동선이 상당히 겹치는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잘츠부르크 궁정 음악가에 모차르트의 후임으로 지명되기도 했고, 이후에는 프란츠 2세가 있는 빈의 궁정에서 일찍 세상을 떠난 모차르트의 후임자로 일했습니다. 모차르트와 보고 들은 것이 비슷했기에 비슷한 음악을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재능이 없다면 그조차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로 코젤루흐는 하이든과 모차르트와 같이 당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트럼펫 연주자가 독주자로 활동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환경에서 당당하게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실력자, Gabor Boldoczki(가보르 볼도츠키)도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을 트럼펫용으로 편곡해 연주한 앨범 [Versailles]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서는 비교적 이름이 잘 알려진 작곡가인 쿠프랭의 작품을 소개해드립니다. [왕궁 합주곡 라장조]는 프랑스 왕궁의 분위기를 그대로 불러온 듯한 우아함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베르사유에 가지 못하는 이 시국에, 음악으로라도 베르사유에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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