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위한, 피아노에 의한 ‘세계 피아노의 날’ 기념 온라인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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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위한, 피아노에 의한 ‘세계 피아노의 날’ 기념 온라인 콘서트

20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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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위한, 피아노에 의한 ‘세계 피아노의 날’ 기념 온라인 콘서트

지난 3월 28일은 "세계 피아노의 날"이라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세계 피아노의 날"은 2015년에 독일 음악가 Nils Frahm(닐스 프람)이 피아노 음악을 발전시키고 피아노 연주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만든 기념일로, 피아노의 건반이 88개라는 점에서 착안해 매년 88번째 날로 지정되죠. 원래대로라면 이날을 맞아 세계의 쟁쟁한 피아니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주를 하는 축제가 개최되었겠지만 어느덧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오프라인 행사는 개최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세계 최고의 음반사인 Deutsche Grammophon(도이치그라모폰)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소속 피아니스트들을 모아 온라인으로 공연을 하는 "언택트" 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 참여한 피아니스트들의 면면도 화려하죠. Maria Joao Pires(마리아 조앙 피레스), Yannick Nezet-Seguin(야닉 네제 세갱), Rudolf Buchbinder(루돌프 부흐빈더), Daniil Trifonov(다닐 트리포노프), Balmorhea(발모라이), Jan Lisiecki(얀 리시에츠키), Katia & Marielle Labeque(라베크) 자매, Joep Beving(윱 베빙), Chad Lawson(채드 로슨), Rui Massena(후이 마세나), Alice Sara Ott(앨리스 사라 오트), Kit Armstrong(키트 암스트롱), Lang Lang(랑랑), Kirill Gerstein(키릴 게르슈타인) 등과 함께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이루마도 함께 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었습니다.

텅 빈 공연장, 피아니스트의 집, 박물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된 이번 페스티벌은 오프라인 공연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반가웠던 것은 2018년 은퇴를 선언한 이후 더 이상 무대 위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피아노의 구도자 마리아 조앙 피레스였죠.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피아노의 날"의 의미와 취지를 떠올리며 기꺼이 함께한 그는 "우리의 연주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희망을 주어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과 함께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했습니다.

한편, 아직 한국 청중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천재 음악가"로 유명한 키트 암스트롱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1992년생으로 대만계 미국인인 암스트롱은 이미 5세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무려 11세의 나이에 미국 최고의 음악학교인 커티스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아이비리그 명문학교인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수학을 동시에 공부할 정도로 천재성을 발휘했죠.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Alfred Brendel(알프레드 브렌델)은 "여지껏 이런 피아니스트는 만나보지 못했다."라고 극찬할 정도이니 그의 재능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피아니스트는 바로 이루마였습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크로스오버, 네오클래식 피아노의 선두주자인 이루마는 자신의 연습실에서 환한 미소를 보이며 그의 대표곡 'Room With A View', 'Sunset Bird', 'Kiss The Rain'을 선보였죠. 영상을 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응원한다는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요. "세계 피아노의 날"의 마지막을 장식할만한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연주였습니다.

한편, 지면 관계상 모두 소개하지 못하지만 언급한 세 사람 외에도 앞서 언급한 피아니스트들이 멋진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곧 바리톤 Matthias Goerne(마티아스 괴르네)와 함께 하는 가곡 정규앨범이 발매될 예정인 조성진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쇼팽의 즉흥곡을 연주했습니다. 새로운 쇼팽 앨범을 녹음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면서요.

또한 얼마 전 한 아이의 아빠가 된 랑랑, 여전한 찰떡 케미를 보여주는 라베크 자매, 깜짝 피아노 실력을 선보인 지휘자 야닉 네제 세갱, 이제는 원숙하고 노련한 연주자가 된 다닐 트리포노프와 거장 루돌프 부흐빈더 등의 연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번 "세계 피아노의 날"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너무나 반가웠던 이들의 모습을 함께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