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가젯이 안내하는 새로운 영감의 보물창고, '레몬서울'

멜론 핫플리

레트로 가젯이 안내하는 새로운 영감의 보물창고, '레몬서울'

2022.08.28
핫플리

레몬서울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의 음악을 담다. 멜론 핫플리 #종로편

Intro

좋아하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조금은 독특하고 낯선 음향기기에서 흘러나오는 '레몬서울'의 음악은 그때의 설렘을 다시 한번 떠오르게 했습니다. 바닥까지 빼곡하게 늘어진 가젯들은 겉보기에도 오랜 세월이 묻어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죠. 창경궁 너머 시원한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레몬서울'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래요?

Interview

레몬서울

Q&A

  • 안녕하세요. 멜론 리스너분들께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종우 안녕하세요. 저는 레몬에서 바잉과 기술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윤종우라고 하고요.
    보라 저는 레몬에서 마케팅과 세일즈, 바잉을 담당하고 있는 김보라입니다.

Q&A

  • 멜론 핫플리에 선정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종우 처음에 연락을 주셨을 때 되게 재밌었어요. 레몬과 멜론의 조합이 재미있는 연결고리가 될 것 같아서 많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웃음)

Q&A

  • 듣기만 해도 상큼한 '레몬', 매장명에 담긴 의미도 궁금해요.

    보라 레몬은 과일의 한 종류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속어로는 junk(정크), 불량품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어요. 미국에서 레몬이 처음 전해졌을 때 맛이 너무 셔서 못 먹는 음식, 즉 불량품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됐죠. 저희도 시간이 지나서 작동되지 않는 물건들을 다시 정비해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레몬의 이중적인 의미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Q&A

  • 레트로 가젯만을 수집해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보라 저희는 원래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어요. 10년 넘게 일을 하면서 취미로 하나씩 모으던 걸 포스팅하기 시작했는데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방문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생겨났어요. 그때 30분 만에 간판을 달고 오픈을 하게 됐습니다. (웃음)

Q&A

  • 레몬서울은 예약제로만 운영이 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보라 레몬은 다른 쇼룸처럼 물건을 바잉해서 그대로 판매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저희가 정비를 하나하나 직접 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요. 또, 플레이어가 메인이 되는 공간이다 보니까 청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주변의 소음이 적고 사운드가 겹치지 않는, 소리에만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드리고자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A

  • 레몬서울의 공간을 구성할 때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요?

    보라 DJ 부스 쪽이 원래는 아파트 베란다였어요. 일반 샷시로 되어있었는데 창을 다 뜯어내고 통창으로 만들었죠. 12층이다 보니까 길거리에서 맞는 바람이랑은 다르게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고 풍향도 세거든요. 닫으면 액자처럼 풍경이 보이고 열면 바람을 맞으면서 음악을 들으실 수 있게 만들었어요.

Q&A

  • 통창이라 비 오는 날의 레몬서울도 굉장히 분위기 있을 것 같아요. '레몬서울'의 매력이 가장 돋보이는 시간대가 있나요?

    보라 4월부터 푸릇푸릇하게 잎이 자라나서 봄과 여름 사이, 딱 지금 이맘때가 가장 예뻐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비나 눈이 올 때도 굉장히 멋있고요. (웃음) 저희가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오픈전에는 해가 안쪽까지 들어와서 따스한 느낌을 많이 준다면, 영업이 끝나는 저녁이 되면 터널에서 나오는 차의 불빛들이 우주의 행성처럼 보여서 꽤 낭만 있는 편이에요.

Q&A

  • 레몬서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선곡하시는 기준이 따로 있나요?

    종우 제가 좋아하는 음악보다는 사람들이 오셔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곡들을 위주로 선곡하는 편이에요. 저희는 주로 계절감에 따라서 선곡하는데요. 봄에는 보사노바나 삼바 위주로, 여름에는 시티 팝, 가을과 겨울에는 재즈 위주로 틀고 있습니다.

Q&A

  • 레몬서울에 배치된 턴테이블도 눈길을 끌어요. 두 분께서는LP나 카세트테이프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라 소유할 수 있다는 것. 사실 음악은 LP로 들어도 좋고 카세트로 들어도 좋고 스트리밍으로 들어도 좋지만, 하나의 매개체로 이 음악을 가지고 있다는 게 스트리밍과의 큰 차이인 듯해요.

    종우 디지털 음원 같은 경우에는 백그라운드 뮤직 같은 느낌이 강해요. 언제든 간편하게 틀 수 있지만 그만큼 딴짓하기가 쉬워요. 반면에 바이닐이나 카세트테이프처럼 물성이 있는 매체들은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죠.

Q&A

  • '레몬서울'을 대표하는 제품이 있다면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종우 벽에 걸려 있는 턴테이블이요. 콜롬비아에서 나온 GP-3라는 모델인데 이게 1979년도에 일본에서 처음 나왔고 일본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휴대용 턴테이블이에요. 디자인도 예쁘고 소리도 정말 스탠다드 해요. 스피커가 한쪽밖에 없어서 양쪽에서 들리는 다이내믹함이나 긴장감은 떨어질지 몰라도 더 힘 있는 소리가 나서 바이닐을 틀었을 때 더 따뜻하게 들려요. 바이닐의 매력을 잘 살려주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Q&A

  • 레트로한 감성이 다시 주목받는 요즘, 본인에게 잘 맞는 플레이어를 찾는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보라 직접 보고 들어보는 게 가장 좋은 팁이라고 생각해요. 청음 할 때도 저희가 항상 고려하는 부분인데 어떤 음악을 즐겨 들으시는지를 꼭 여쭤봐요. 록 음악을 좋아하는데 재즈 음악으로 들었을 때 좋은 플레이어를 구매하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플레이어가 실제로 작동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느낌이 색다르기 때문에, 직접 들어보시고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Q&A

  • 레몬서울에서 앞으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나 전하고 싶은 소식이 있다면요?

    보라 6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청음 공간을 준비하고 있는데 매거진이 올라가면 다 끝나있을 것 같아요. 그때 저희가 컴필레이션 앨범을 기획하고 제작한 게 온라인으로도 발매가 될 예정이에요. 멜론에서도 들어 보실 수 있으니까 한 번씩 들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웃음)

PLAYLIST

My Own Summer: 바닷가에서의 하루

바닷가에서의 하루를 생각하며 떠날 때의 설렘, 낮의 반짝임, 해질녘의 아름다움, 밤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Q&A

  • 레몬서울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이곳이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보라 디자인 일을 할 때 해외 출장을 자주 갔어요. 해외에 가면 디자인적으로 저희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들이 되게 많았거든요. 우리나라는 새로운 신상을 판매하는 곳들이 대부분이지만, 유럽이나 일본에는 예전에 발매됐던 것들에 주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아서 판매하는 곳들이 많아서, 거기서 저희는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레몬서울도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이 오셔서 새로운 감정이나 영감을 받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Outro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플레이어들이 보여준 변하지 않는 상큼함. 여러분은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오롯이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채워, 누군가에게 색다른 영감이 되어줄 레몬들로 가득한 공간, '레몬서울'이었습니다.

글 & 인터뷰 | 멜론 에디터 윤다빈
본문 사진 | 레몬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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