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에 무성하게 자란 책의 숲, '소전서림'

멜론 핫플리

청담에 무성하게 자란 책의 숲, '소전서림'

2022.09.02
핫플리

소전서림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의 음악을 담다, 멜론 핫플리 #청담동편

본 매거진을 캡처하여 보여주시면, '소전서림'의 굿즈를 드려요! (2022년 12월 31일까지)
Intro

책을 읽는다는 건 곧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지 얼마나 되었나요?

청담동에는 스스로와의 대화를 돕기 위한 곳이 있습니다. 영동대로 옆 조용한 골목, 3만여 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숲.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곳이자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담긴 이곳, 소전서림을 만나보았습니다.

Interview

소전서림

Q&A

  • 소전서림은 어떤 공간인가요? 멜론 리스너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전서림은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흰 벽돌로 둘러싸인 책의 숲'인데요. 문학 도서관이자, 프라이빗 라이브러리라서 '책의 천국'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Q&A

  • 멜론 핫플리에 선정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너무 영광이었어요. 저는 계속 스스로를 현재화시키려고 노력하거든요. 현재 새롭게 유행하는 것들, 저보다 훨씬 젊은 세대들이 듣고 있는 음악이나 책들을 통해서 현재의 나를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어요.

    멜론이 저한테는 젊은 음악 플랫폼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핫플리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소전서림이 트렌디하다고 인정받은 느낌이라서 감사했어요.

PLAYLIST

문학을 머금은 클래식

'소전서림'이 선별한. 익숙하면서도 이야기를 담고 있어 매력 있는 클래식 플레이리스트

Q&A

  • 독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조로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다고 들었어요.

    저는 평소에 왔다 갔다 움직이며 읽는 편이에요. 작업을 할 때도 책상 앞에 앉았다가, 누워서 책을 읽다가 해요. 이처럼 사람에게는 상반된 다양한 욕구가 있는 것 같아요. 도서관의 의자들은 그런 다양한 욕구를 반영한 결과예요. 소전서림에는 여러 명이 같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있고, 1인 서가에 혼자 앉는 자리도 있고, 커플용 의자도 있어요. 다양한 자세가 자유롭게 선택되는 공간이었으면 했습니다.

수면 방이나 수면 의자도 구상했는데, 현실적인 문제로 들여놓지는 않게 되었어요. 다만 오시는 분들께 편한 의자에서 자유롭게 주무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려요. (웃음) 어쨌든 책과 가까이하고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자신의 의지를 구현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PLAYLIST

소나기를 피해 들어온 도서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해 들어온 '소전서림'에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

Q&A

  • 대표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작가님 혹은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밀란 쿤데라 작가를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불문학 공부를 했었는데, 밀란 쿤데라를 원서로 읽었을 때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쿤데라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프랑스로 망명을 한 작가예요. 체코 사람으로서 체코어로 글을 쓰다가 프랑스로 와서는 불어로 글을 썼어요. 즉, 이중 정체성을 가지고 있죠. 사람의 정체성은 하나로 귀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모습이 상반되기도 하고, 환경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모습들도 있는데, 쿤데라의 작품에서는 그런 것들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의 대표작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존재의 무거움과 가벼움이라는 상반되는 속성을 문학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아름다웠던 인생 책이에요.

Q&A

  • '소전서림' 내부에 재즈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공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표님은 음악과 책의 연관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책과 음악 사이에는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각기관 중 책은 눈을, 음악은 귀를 통해 받아들이는 것이잖아요. 외부 세계를 인식할 때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같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것들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것들이 책과 음악이죠.

Q&A

  • 소전서림이라는 공간의 무드를 담고 있는 노래가 있다면?

    미니멀한 음악들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Sakamoto Ryuichi나 Arvo Part, Philip Glass의 음악이 저희 공간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음표들이 오선지 안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 여백이 굉장히 많은 곡들이거든요. 저는 그 여백이 사유에 틈이 생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음악이 여러 가지로 꽉 차 있으면 그것을 감지하는 귀조차도 빨리 그것에 매몰되는데, 이 음악들은 여백이 많아요.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는 과정에서 틈을 주는 느낌이에요. 그런 점에서 미니멀한 음악들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PLAYLIST

'서재'라는 안식처

오늘 나를 괴롭히던 고민들이나 걱정거리와는 잠시 거리를 둘 수 있는 곳, 온전히 나와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서재'라는 안식처와 참 잘 어울리는 노래들입니다.

Q&A

  • 건물 1층에는 와인바가 있잖아요. 단순히 책만 읽는 도서관이라기보단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이런 공간을 기획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영화 제목이 있잖아요. 비슷한 거죠. 책을 읽는 공간이라고 해서 책만 읽을 순 없잖아요. 먹어야 하고 마셔야 하니까, 공간 구성이 순환의 형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책을 읽다가 배고프면 핫도그를 먹고 커피도 마시고, 혹은 저녁에 친구들과 모여 술 한잔하면서 책 이야기, 음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했어요. 그래서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와인 바로 운영하고, 1층은 북 아트 전시장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었어요.

Q&A

  • 북 토크, 책과 관련한 수강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있더라고요.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얻고자 하시는 바(의미)가 있으실까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게 인간의 욕구이기도 하니까, 그런 만남을 연결해 주는 것이 소전서림의 목표 중 하나예요. 동지를 만드는 거죠. 북 토크나 강연들이 그런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평상시에 만나기 힘들었던 분을 초청해서, 나와 어떻게 생각이 같은지 또 다른지를 나누는 것이 강연의 목표예요.

    저희는 고전에 관한 강연을 많이 해요. '고전들은 어떻게 시대를 넘어서 살아왔을까?'처럼,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힘든 것들을 강사 선생님들이 알려주시는 거죠. 결국에는 좋은 것들을 깊고 풍부하게 나누기 위해서예요.

Q&A

  • 소전서림에 오는 분들이 이곳을 어떠한 공간으로 기억했으면 하시나요?

    여기가 지하이기에, 서가에 앉아 있으면 날씨, 계절, 시간, 이런 것들을 다 잊어버릴 수 있어요. 밖의 지상에서 있었던 잡다한 일들은 싹 잊어버리고, 온전한 나로 돌아오는 공간이었으면 해요.

PLAYLIST

홀로 마감하는 도서관 사서

많은 사람들이 자라는 책의 숲, '소전서림'을 홀로 마감할 때 즐겨듣는 노래들입니다.

Q&A

  • 매거진을 통해 소전서림을 방문한 멜론 리스너분들께 제공되는 특별한 혜택이 있나요?

    발행 이후부터 올해 연말까지 멜론 매거진 속 '소전서림' 화면을 캡처하여 보여주시면, 저희의 굿즈를 드릴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Outro

눈으로 책을, 귀로 음악을 받아들이듯, 나와 다른 무수한 생각들을 받아들이며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 '책의 숲' 소전서림은 온전한 나를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상념은 잊고, 오로지 책과 음악으로 나를 채우는 시간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름답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것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대표님의 인터뷰처럼요.

글 & 사진 | 멜론 에디터 김원주, 나수정, 오현경, 전영지, 정승현, 차지원, 차현준
본문 사진 | 소전서림 제공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