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빛 화려함의 극치 속으로! 뮤지컬 '물랑루즈!'
물랑루즈 ON & OFF, 화려함 뒤에 가려진 진실을 노래하다
눈과 귀를 사로잡는 '물랑루즈!'가 뮤지컬로 찾아왔습니다! 베이 루즈먼 감독의 영화를 리메이크하여 완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물랑루즈!'가 한국에 상륙했는데요. 넘버 속에서 유명 대중음악을 찾는 묘미뿐만 아니라 영화를 회상하며 추억할 수 있는 매력까지 겸비한 '물랑루즈!'의 화려한 세계로 빠져봅시다!
준비되셨나요? 붉게 물들을 준비! 극장 내부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화려한 세트와 붉은빛 무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대 양옆을 지키고 있던 거대한 풍차와 코끼리 모형도 관객들을 환영해주고 있었죠. 덕분에 단순히 공연을 보러온 것을 넘어,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에 도착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랑루즈'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요? 멜론 서포터즈가 소개합니다!
물랑루즈 백과사전
물랑루즈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전, 더 풍부한 여정을 위해 뮤지컬 '물랑루즈!'만의 특별한 포인트를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관객을 환영해주던 두 개의 거대한 모형 중, 무대 왼쪽에 있는 빨간 풍차 모형은 물랑루즈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프랑스어인 'Moulin Rouge'가 말 그대로 빨간 풍차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9세기 프랑스 파리에 있던 클럽 '물랑루즈'의 입구를 거대한 빨간 풍차가 지키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물랑루즈'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공연장 덕분에 공연을 보는 내내, 마치 19세기의 파리에 온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작중 배경은 분명 19세기의 프랑스 파리지만, 뮤지컬 '물랑루즈!'를 관람하다 보면 그와는 사뭇 거리가 먼,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뮤지컬 '물랑루즈!'만의 특별한 매력인, 매시업 넘버에 있죠.
매시업이란, 여러 노래를 자연스럽게 섞어 하나의 노래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뮤지컬 '물랑루즈!' 넘버들은 여러 유명한 팝송들을 매시업하여 완성되었습니다. 덕분에 유명한 팝송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익숙함을, 완전히 다른 노래가 합쳐져 하나의 넘버가 완성된다는 점에서는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선사해주는 뮤지컬 '물랑루즈!'의 넘버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와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팝송과 뮤지컬의 만남!
대중가요와 클래식의 경계선에 있는 뮤지컬 '물랑루즈!' 넘버는 특별한 매력으로 뮤지컬을 즐겨보는 관객과 아직은 뮤지컬이 익숙지 않은 관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매시업 형식이라는 신선함으로 뮤지컬 팬들의 팬심을 자극했고, 팝송이라는 익숙함으로 뮤지컬 입문 관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뮤지컬 '물랑루즈!'의 매력적인 넘버들 중, 멜론 서포터즈의 마음을 사로잡은 넘버들은 무엇일까요?
수현'S PICK
저는 크리스티안과 사틴의 듀엣곡 'Your Song'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크리스티안의 순수함이 여실히 느껴지면서도, 멈추지 않을 사랑 노래가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크리스티안의 사랑의 온기가 사틴에게 닿는 순간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 사틴 스스로 꺼둔 내면의 빛을 다시 켜주는 크리스티안의 따스함이 저에게도 와닿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불러도 될까? 너라는 노래를 네가 있는 세상 참 아름다워
'Your Song' 뿐만 아니라 사틴의 첫 등장 넘버인 'The Sparkling Diamond'도 인상 깊었습니다. 그네를 타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사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틴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함이 눈부셨기 때문이지요. 제목처럼 사틴은 정말 반짝였지만, 그 빛을 내기까지의 과정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넌 빛나는 다이아몬드!
아인'S PICK
저는 사틴이 부르는 'Firework'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원곡인 Katy Perry의 'Firework'를 평소에 즐겨 듣기도 해서 가장 기대가 컸던 넘버였는데요. 개인적으로 뮤지컬 넘버를 들을 때와는 달리, 팝송을 들을 때는 멜로디 중심으로 듣는 편이라 막연하게 '물랑루즈!' 버전 'Firework'도 신나는 분위기의 넘버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원곡의 힘찬 가사와 사틴의 서사가 만나 하나의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순간 눈물까지 흘려버렸네요.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모든 문들이 굳게 닫혔다면 하나씩 열어보며 너의 길을 찾아봐
'Firework'뿐만 아니라 'Back Stage Romance'도 정말 인상 깊었는데요. Lady Gaga의 'Bad Romance'와 Britney Spears의 'Toxic'을 포함하여 무려 다섯 개의 팝송을 매시업한 넘버였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거기에 앙상블의 힘찬 군무까지 더해져 단 1초도 눈을 뗄 수 없었어요. 평소 뮤지컬의 꽃은 앙상블이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모두가 열정적으로 춤을 추며 노래하는 모습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누군간 널 망쳐놓고 누군간 망쳐 달라해
진실,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다
물랑루즈는 진실, 아름다움, 자유,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 자유(Freedom)를 꿈꿨던 당시의 보헤미안들은 사회의 주류였던 자본가들의 지배적인 문화에 반대했습니다.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보헤미안들은 그 굴레 너머에 있는 진실(Truth)을 추구하고자 했고, 동시에 자신들이 향유하고 있는 아름다운(Beauty) 꿈을 잃지 않고자 노력했습니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이런 보헤미안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랑(Love)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죠. 재정 위기에 빠진 '물랑루즈'를 구해야 하는 사틴 앞에 나타난 두 남자!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는 작곡가 크리스티안과 행복을 살 수 없다면 그건 네 돈이 모자란 것이라 말하는 영앤리치 몬로스 공작. 사틴에게 사랑과 낭만 vs 돈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러한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멜론 서포터즈에게 묻다! 사랑과 낭만 vs 돈과 현실
수현's PICK, 사랑과 낭만
저는 사랑을 꿈꾸고 낭만을 그리는 삶이 좋습니다. 낮아지려고 하는 삶의 온도를 다시금 높여서 저에게 활력을 높여 주는 게 바로 사랑과 낭만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이 두 가지에 빠져 허황된 삶을 꿈꾸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 두 가지를 잃더라도 아직은 열심히 세상과 사람들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낭만에 젖어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주위에 사랑과 낭만을 흘려 생기를 나누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마치 사틴의 인생에 갑자기 나타난 크리스티안처럼요.
아인's PICK, 돈과 현실
사실 작품을 보는 내내 전 크리스티안이 너무 답답했고, 그에게 현실을 일깨워주려는 사틴의 말들에 너무나도 공감되었습니다. 사랑과 낭만, 그리고 돈과 현실 사이에서 중요도를 따진다면 저 역시 전자겠지만,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현실이 있어야 그 현실의 틈새 속에 낭만이 존재할 수 있는 거니까요. 마치 우리의 일상 속에서 낭만이 되어주는 뮤지컬 '물랑루즈!'처럼요!
화려한 붉은 커튼 뒤 숨겨진 진실, 그리고 진심
뮤지컬 '물랑루즈!'를 대표하는 색은 바로 붉은색이죠.
작품에서 붉은색이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만큼, 저희 멜론 서포터즈는 자연스럽게 그 색감에 집중해서 작품을 관람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품 안에서 붉은색이 담고 있는 의미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붉은 계열의 조명이 무대를 비출 때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물랑루즈'의 화려함이 주로 그려졌습니다. 욕망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 현실을 외면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라는 점이 강조되죠. 하지만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만들어진 환상은 결국 거짓과 과장의 결과물이기에 붉은색이 긍정적인 의미만을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붉은색의 질척거리는 이면은 작품이 전개될수록 드러납니다. 그리고 크리스티안의 넘버 'El Tango Roxanne'에서 그 정점을 찍습니다.
지워줘 제발 빨갛게 물든 너
이 넘버에서 크리스티안은 붉은 조명 아래에 서 있는 사틴을 보며 절규합니다. 그리고 그 붉은 빛에서 벗어나라며 소리칩니다. 이 넘버는 화려함에 가려진 '물랑루즈'의 어두움을 지적하는 넘버이기도 합니다.
붉은 조명이 꺼지고 푸른 계열의 조명이 무대를 물들이기 시작하면, 무대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뀝니다. 물랑루즈의 화려함은 사라지지만, 그 안에 가려졌던 진실된 마음과 사랑, 그리고 낭만이 자리 잡습니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사틴과 달리, 수수하고 소박한 크리스티안은 주로 이 푸른 조명 아래에 서 있습니다. 그 안에서 진실된 사랑을 노래를 부르죠. 사랑이 아니라면 살 이유가 없다고 외치는 천재 작곡가는 사틴을 붉은 조명으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실한 걸
사틴과 크리스티안이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넘버 'Elephant Love Medley'는 달이 빛나는 밤, 푸른빛의 에펠탑 앞에서 흘러나옵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진실된 사랑이 빛나는 순간, 붉은 조명이 사틴을 비출 틈은 사라집니다.
색을 이용한 연출 외에도, 뮤지컬 '물랑루즈!'는 다양한 방법으로 관람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대표적으로는 공연 시작 전의 프리쇼가 있는데요. 공연이 시작되기 약 10분 전부터 무대 위에 배우들이 미리 등장하여 연기를 펼칩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공연장 분위기가 합쳐져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또한 뮤지컬 '물랑루즈!'는 다른 뮤지컬과 다르게 무대에 배우가 없는 이상, 모든 공연장 촬영을 허용합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느낀 감정을 간접적으로 기록하여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이 올려진 후 지난해 토니상 10관왕을 휩쓴 '물랑루즈!'의 아시아 공연은 한국이 최초라고 합니다.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하는 무대, 몸을 들썩이게 하는 넘버, 감정이 이입되는 서사까지 모든 요소를 갖춘 뮤지컬 '물랑루즈!'가 브로드웨이를 넘어 한국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랑루즈!'의 황홀한 매력 속으로 이제는 함께 떠날 시간입니다! 붉은 잔상의 여운이 진하게 남는 특별한 순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자료 출처 | CJ ENM MUSICAL 공식 인스타그램, 뮤지컬 물랑루즈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