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아티스트: 다브다 (Dabda)

트랙제로

이달의 아티스트: 다브다 (Dabda)

2023.12.07
Special

이달의 아티스트: 다브다 (Dabda)

숨은 명곡, 세상은 모른다. 트랙제로는 안다.

멜론이 작정하고 만든 숨은 명곡 발굴 프로젝트. 멜론 트랙제로.

트랙제로는 숨겨진 명곡과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매주 전문위원들이 엄선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리스너들에게는 숨은 보석 같은 음악을 선물하고, 뮤지션들에게는 다시 날개를 달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입니다.

Story

이달의 아티스트: 다브다 (Dabda)

다브다 (Dabda), 항상 최고의 테크닉과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으로 잘 알려진 밴드입니다. 포스트록과 모던록, 사이키델릭, 팝을 어떤 배합의 논리가 아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또 녹여냅니다. 뚜렷하게 분석하고 설명하기 어렵지만, 반대로 이들의 음악은 늘 와일드하면서도 아름답고 정교하면서도 즉흥적인 에너지가 함께 느껴집니다.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를 동시에 들려주는, 그래서 매력적인 다브다 (Dabda)의 앨범 [Yonder]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A

  • 이번 인터뷰에서는 [Yonder]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만들어지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여행이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승현: 시작은 가짜 여행 같은 거였어요. 도중에 지애가 진짜로 여행을 가게 된 거고. 가짜 여행이 뭐냐면, 지하 연습실에만 있다 보니 제가 연습할 때 바다 영상을 틀어 놓고 하거든요. 그러면 답답한 게 확실히 해소되어서요. 특히 이번 앨범 작업을 할 때 뭔가 바닷가에서 자전거를 타며 듣는 그런 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면서 작업을 많이 했어요. '꿈의 표정'이라는 곡을 만들 때는 한겨울이었어요. 제가 겨울을 되게 싫어하는데, 지금 작업하면 봄에 나올 거니까 봄을 상상하면서 만들어보자는 얘기도 하고. 그렇게 작업을 한창 하던 겨울에 태국으로 지애가 여행을 다녀왔어요.

    지애: 거의 도망치듯이 간 거였어요. 저는 항상 반대편에 서있는 게, 바다를 좋아하고 자전거를 타며 풍경 보는 걸 좋아하면 보통 실제로 가잖아요. 근데 상상을 하면서 하는 거예요. 묶여 있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가끔 그런 얘기를 하면 '가고 싶으면 가, 바다를 보는 음악을 만들고 싶으면 바다를 가면 되는 거 아냐?' 얘기했죠. 처음에는 [Yonder]가 아니라 [Nature Simulator]였어요. 가제처럼 제일 유력한 제목이었는데, 가상의 존재 혹은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 시뮬레이팅되는 자연의 이미지이지 않나 싶었죠. 그게 너무 직설적이다 보니까 대표님께서 그것보다는 [Yonder]가 어떻겠냐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러면서 좀 더 의미 부여도 되었고.

    승현: 처음에는 대표님이 'yonder'라는 단어가 있다고 소개해줬을 때 느낌이 바로 꽂혔어요. 저는 철자가 가진 이미지도 중요하게 보거든요. 근데 보자마자 마음에 들고, 뜻도 좋아서 그렇게 되었답니다.

Q&A

  • 앨범은 언제쯤부터 작업을 시작해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쌓인 곡인가요?

    승현: 제대로 다음 앨범을 준비하자고 했던 게 2022년이었던 것 같은데, 그 해 초에 다 같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시작하자고 하고서는 쉬었어요. 2~3개월 정도 쉬다가 다시 하게 되었으니까 2022년 1분기가 조금 지난 시점부터 시작했죠. 여름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했고. 그전에 스케치 같은 건 있었고 제대로 한 건 그때 즈음이었어요. 옛날 데모에서 파생된 곡이 두 곡이었고, 나머지는 거의 새로 만든 곡들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희가 계절을 많이 타는데 작업을 주로 하게 된 계절이 딱 여름이었잖아요. 그래서 타이틀곡이나 '불놀이' 같은 곡이 다 여름에 시작된 거고, '구름도시'나 '기원'은 추울 때 작업했던 거라 온도차가 있긴 해요. 곡을 만든 계절이 곡에 생각보다 많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하고, 계절을 타는 편인 것 같긴 해요.

Q&A

  • 거현님과 함께 지금의 완전체로 만든 첫 앨범이기도 하잖아요.

    거현: 제가 'Jungle Gym'을 작업하던 와중에 다브다 (Dabda)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아무래도 타카시 카시쿠라라는 빅 네임이 있었기 때문에 다브다 (Dabda)의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맞춰 가는 데 집중을 많이 했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는 다브다 (Dabda)에 들어오기 전부터 같이 작업실을 쓰던 친구로, 또는 음악을 들었던 팬으로서 원래도 좋아하고 있었고 뭘 잘하는 친구들인지 알고 있어서 제가 들어갔을 때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 상태였거든요. 베이스라는 포지션이 서포트를 해주는 포지션이라고도 생각하고, 제가 일할 때도 믹스 엔지니어, 사운드 엔지니어로서 일해왔기 때문에 다브다 (Dabda)가 잘하고 있는 걸 잘 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워낙 음악적인 아이디어는 너무 좋고 날카롭게 느껴지는 아이디어도 있어서 그걸 어떻게 하면 하나의 곡 안에, 또는 하나의 앨범 안에 잘 담아낼 수 있을지를 믹스하면서도, 그리고 작업하면서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가 베이스가 앞에 나오는 걸 그렇게 선호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곡을 작업하는 데 있어서는 크게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같이 전체적인 흐름을 만들어가는 게 좀 오래 걸렸고. 항상 어려웠던 부분이었는데, 그건 어떤 아티스트와 어떤 곡을 작업할 때나 비슷한 것 같고. 그래서 저는 [Yonder]를 작업할 때는 되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승현: 저희 셋은 진짜 오래 같이 했고 거현이와 이번 앨범을 처음 하면서 오랜만에 다브다 (Dabda)에 있어 베이스 비중이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전에는 기타와 드럼에 많은 비중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베이스가 뭘 하기가 되게 어렵거든요. 근데 그 안에서 잘하더라고요. (웃음)

    지애: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왔어.

    승현: 그것도 그렇고 무대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도 더 훨씬 좋아진 것 같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 친구라서 좋아요. 저희 셋은 부정적인 에너지가 조금씩 있거든요. 그게 되게 커질 때도 있고. 근데 우리 중에 제일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어요. 우리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부분을 좀 잘 꺼내게 되죠. 그래서 밸런스가 참 좋아요. 앨범 작업할 때도 평소보다 덜 힘들었어요. 1집은 정말 힘들었거든요. 작업하면 특히 지애와 제가 엄청 싸우는데, 그것도 중재해주고. 얘기를 할 때 지애한테 얘기할 때도 거현이 보고 얘기하고. (웃음)

    거현: 서로한테 얘기하는데 절 보고 얘기를 해요.

    지애: 어느새 중간에서 얘기를 전달하고 있어.

    승현: 그래서 전보다는 좀 더 재밌고 편하게 작업을 했습니다.

    지애: 음악적인 것도 음악적인 건데 사람이 가진 에너지와 밸런스가 중요하잖아요. 밴드는 그것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거든요. 음악적으로 맞더라도 인간적으로 맞지 않으면 진짜 쉽게 무너지는 게 밴드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면에서는 되게 운이 좋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어요.

Q&A

  • 거현님이 인간적으로도 베이스 포지션의 역할을 많이 하시는군요.

    요셉: 실제 성격도 약간 베이시스트 같아요. 둥글둥글하고.

    승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우리 성격만 알고 어울리는 악기를 배치하라고 하면 베이스라고 할 것 같아.

Q&A

  • 거현님은 이번 앨범 믹스 작업도 다 하셨나요?

    거현: 믹스만 제가 했어요. 레코딩은 상상마당과 대표님 작업실에서 하고, 마스터링은 이제 미국에서 왔고.

Q&A

  • 믹싱 작업하실 때는 어떠셨나요? 같이 다 들으면서 하셨는지.

    거현: 같이 들으면서 했고, 저희가 본 녹음이 들어가기 전에 데모를 두 번을 녹음했어요. 데모 레코딩하고, 데모 레코딩도 믹스를 했고. 그래서 사실 본 녹음이 시작되고 나서 믹스를 어떻게 할지는 거의 다 제 머릿속에 잡혀 있었어요. 1, 2차를 믹스를 해봤기 때문에 [Yonder] 같은 경우는 일단 다브다 (Dabda)가 가지고 있는 소리를 최대한 잘 살리는 게 믹스에서의 목표였고, 거기에 뭔가를 더해줄 수 있는 이펙트 같은 걸 찾아보자는 의견이 있었죠. 근데 그런 것도 이미 데모 작업에서 다 완성이 다 되어 있었어요. 본 녹음의 믹스는 되게 수월하게 끝났어요. 수정도 그렇게 많이 안 했고, 믹스를 1차적으로 한 다음에 스튜디오에서 같이 하루 종일, 밤늦게까지 같이 들어보고 수정 조금 해보고. 그런 식으로 해서 금방 끝났던 것 같아요.

Q&A

  • 그러면 데모를 녹음하고 믹싱하는 이유는 디테일이나 밸런스를 찾기 위한 과정인 건가요?

    거현: 네. 그것도 있었고, 아무래도 저희가 합주를 하면서 듣는 소리와 마이크에 들어오는 소리가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요. 승현이도 그렇고 요셉이도 그렇고 자기의 톤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데 그게 레코딩을 했는데 안 나오면 흐름이 잘 가고 있는 건지 얘네들도 모르고 저도 모르기 때문에 제가 알고 있는 얘네들의 소리를 최대한 꺼내려고 했죠. 그리고 승현이도 '내가 원하는 톤은 더 이런 거야', 그런 걸 찾는 과정이 데모 작업의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보컬 같은 경우는 데모 작업을 하면서 보컬 트랙을 얼마나 더 깊게 혹은 두껍게 쌓아갈지, 그리고 보컬의 공간감이나 그런 것도 좀 많이 생각하면서 데모를 작업했던 것 같고. 기타 녹음도 이런저런 마이크를 써보면서 어울리는 걸 찾고. 본 녹음 때 딱 그 마이크들만 써서 녹음을 했고. 데모 작업을 했기 때문에 본 녹음이나 믹스가 되게 수월하게 나왔어요. 타이트한 스케줄이었는데 크게 딜레이 되는 거 없이 수월하게 진행이 됐어요. 데모 작업도 대표님께서 추천해주셨어요.

    승현: 앨범 작업을 거현이와도 처음 한 거지만 저희가 일렉트릭 뮤즈에 들어오면서 한 첫 작업이었어요. 곡은 다 나와 있는 상태였고 편곡 부분 정도가 남아 있었는데, 이 곡의 마침표를 찍을 때 대표님이 조언해 주시는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히 저는 어떤 뭐가 하나 딱 꽂히면 정말 한도 끝도 없이 수정하려고 하고, 더 디테일하게 해보려는 성향이 심하거든요. 대표님께서 그런 걸 딱 잘라 주시고, 기간 안에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있죠.

    지애: 저희가 항상 앨범 작업할 때 어려웠던 게, 멤버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어쨌든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는 게 되게 힘들잖아요. 그게 되게 중요한데, 그래서 항상 제3자의 시선이 많이 필요했던 걸로 저는 기억하거든요. 마침 이렇게 대표님 잘 만나게 돼서, 그런 부분이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Q&A

  • 다브다 (Dabda)의 연주는 디테일도 많고, 진행도 많고, 그런 과정에서 밸런스가 엄청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런 걸 풀어내는 데 있어서 이번 앨범은 달라졌다, 혹은 좋아졌다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해요.

    승현: 그런 건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그전에 작업할 때는 '이 곡에서는 좀 더 기타가 뭔가를 했으면 좋겠어, 드럼이 어떤 걸 했으면 좋겠어' 이런 콘셉트가 없었거든요. 그냥 나오면 흐름대로 주거니 받거니 하거나, 아니면 그냥 그 흐름대로 쭉 가거나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딱 (콘셉트가) 있었어요. '불놀이' 같은 경우는 기타가 좀 더 공격적이었으면 좋겠다고 대표님이 해주셔 가지고. 그래서 기타 좀 더 기타의 비중을 싣게 되었고, 그런 식으로 곡마다 어떤 악기가 조금 더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지점들을 생각하면서 편곡을 했던 것 같아요. 녹음도 그렇고.

    요셉: 저번 1집 작업과 이번 앨범 작업이 제일 많이 달라진 건 아마 그건 것 같아요. 1집 같은 경우는 모두 다 잘 들려야 한다, 전부가 다 잘 들려야 한다는 느낌이었고 이번은 확실히 누가 주인공인지 정하자. 파트로나, 혹은 곡으로나 이 부분은 누가 나오고 누가 비켜주고, 이런 식으로 정리하는 그런 과정이 또 한 번 생겨서 좋았어요. 그걸 대표님께서 가이드를 많이 해 주셨고. 저희는 아까 지애 누나 얘기했던 것처럼 3자 입장이 되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게, 멤버들은 각자 자기 자신이 결국 제일 중요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양보를 하기도 약간 애매해지는 순간들도 있고. 그렇다고 자기주장대로 나가자니 또 다른 멤버들의 얘기들을 뭔가 수렴하느라 애매해지는 부분도 있고. 그런 걸 다른 사람이 먼저 나서서 정리를 해주면 저희는 그대로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 그런 식으로 작업 방식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Q&A

  • 다브다 (Dabda) 하면 떠오르는 게 되게 그래도 명확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정교하면서도 에너지 있고, 와일드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런. 같이 있을 수 없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같이 있다는 게 너무 좋은데, 항상 저도 고민하는 게 기술적인 부분이나 장르적인 것들을 설명할 때 되게 저도 되게 멋있게 쓰고 싶은데 항상 그게 어렵더라고요.

    요셉: 항상 고민인 게, 특히 저한테도 제일 어려웠던 게, 저는 해외용 보도자료 등을 번역하다 보니까 그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장르가 있으면 그걸로 다 해결이 되는 건데 우리가 딱히 그런 게 없다 보니까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하면 또 이게 한 문장이 될 수 있는 게 한 문단이 되어버리니까. 풀어서 설명해야 하고.

    승현: 그래서 제가 예전에 그냥 파스텔 사이키델릭이라고 만든 게, 매스 록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포스트록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얼터너티브도 애매하고, 그러니까 그냥 만든 거거든요.

    요셉: 근데 결국 저희를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우리는 파스텔 사이키델릭이다'라고 했을 때 밑에 한 문단이 추가가 돼야 되는 그런 상황인 거죠.

    승현: 애초에 파스텔 사이키델릭이 뭔지 모르니까. 그런 게 아예 없는 거니까.

    요셉: 그래서 그게 항상 저희에게도 고민인 것 같기는 해요. 인터뷰를 하거나 그럴 때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 아직까지는 뭔가 딱히 이렇다 할 것을 못 찾았어요.

    지애: 근데 한 가지로 딱 정리가 되는 게 깔끔해서 좋아 보일 때도 있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블럭(인터뷰어, 박준우 전문위원)님이 방금 말씀하신 여러 가지가 같이 공존하고,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있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해요.

    승현: 저는 설명하기 어려운 이 느낌이 좋아요. 왜냐면 은근히 많은 팀들이 비슷한 대답을 하거든요. '저희는 여러 장르를 어떤 감정이 뭘 해서 다양한 장르를 음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다양합니다, 혹은 명확하지 않은 뭔가를 각자 소개할 때 쓰는데요. 사실 저희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저희는 저희만의 뭔가가 만들어진 것 같긴 하거든요. 그걸 설명하기 어려울 뿐이지. 블럭님이 방금 얘기했던 세밀하고 아름답고 에너지 있고, 이게 다 취향이거든요. 그게 합쳐져 있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요. 만약 다브다 (Dabda)가 하는 장르가 예를 들어 무언가가 있다고 치면, 우리는 그 무언가라는 장르를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별로 안 좋아했을 거예요.

    요셉: 반대로 항상 어떠한 장르 안에 들어가 있는 팀들이 제일 많이 고민하는 게, 이 장르 안에서 어떻게 독특해질 수 있을까. 그러니까 결국 장르 안에 그냥 들어가게 돼버리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저희는 조금 그래도 자유롭지 않나 생각하긴 해요.

    지애: 그러면서도 뭔가 명확하게 설명될 수 있는 한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들어요.

    거현: 각자의 음악적인 취향, 그러니까 평소에 듣는 음악에 대한 취향이 확실하고, 그중에 겹치는 것들이 분명 있거든요. 아무래도 매스록이나 포스트록 같은 것도 있을 거고 그냥 인디록이나 인디 팝 같은 장르도 있을 텐데 조금씩 감성이 다른 것 같아요. 승현이 같은 경우는 최근에 슈게이징한 음악을 좋아하고 있고, 지애는 최근에 Sufjan Stevens(수프얀 스티븐스) 들었나? 그렇고. 근데 저는 다브다 (Dabda)를 들어오기 전에도, 그리고 들어와서도 느낀 게 되게 그런 한국적이지 않은 음악을 레퍼런스로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 작업을 하면서. 근데 결국 완성된 음악의 멜로디나 그런 걸 들어보면 되게 한국의 음악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고 생각해요. 그게 지애가 만드는 보컬 멜로디 때문도 있고. 그리고 듣다 보면 승현이가 만드는 드럼 리듬이 되게 한국적인 리듬이다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근데 요셉이 또 한국 베이스는 아니긴 하니까(주: 요셉은 인생의 많은 시간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살았다). 거기에 요셉이의 기타 라인이나 톤이 들어오면서 묘한 느낌이 나거든요. 저는 그런 걸 보면서 이거는 여기서만 할 수 있는, 낼 수 있는 느낌이겠구나 생각을 많이 해요.

    승현: 예전 앨범을 작업할 때는 어떤 음악적 장르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해요. 이미 얘네들의 성향과 우리의 성향이, 음악적인 거 외에 느낌적인 거에 공통점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요셉이가 가져가는 어떤 감동적인 뭔가 그 느낌. 근데 그것과 지애가 갖고 있는 감정선이 되게 잘 어울릴 때가 있거든요. 그런 것처럼 음악적 장르의 어떤 거라기보다는 각자 그냥 성향, 예를 들면 영화나 어떤 각자의 성향이 이제는 잘 맞아가는 느낌. 그리고 화가 점점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거든요. 지애가?

    지애: 아닌데?

    승현: 근데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저도 많이 변하고. 올해 밴드를 하면서 지애는 화가 많아지면서 그게 오히려 에너지로 나오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자기 보컬 하는 거, 노래하고 막 울었어요. 자기 목소리 이상하다고.

    지애: 맞아.

    승현: 엄청 소극적이고 내성적이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제 화를 내고 분출을 하니까. 무대에서도 그게 뿜어져 나와버리니까 그런 것도 결국 성향이나 성격 같은 거죠.

    요셉: 저는 화를 낸다는 표현이 부정적인 느낌보다는 좀 더 편해졌다는 생각도 들어요. 스스로가 좀 더 자신감이 생겼다, 감정표현을 하는데에 있어 자기 얘기를 좀 더 표현을 잘한다? 이런 느낌이라서.

    승현: 다혈질이 됐어.

    지애: 싸우자는 건가?

    승현: 우리 대부분 다 수긍하는 분위기지 않아? 지금 너 빼고.

    지애: 난 이해가 안 돼.

    거현: 얘는 항상 다혈질이었어.

    승현: 그치?

    거현: 너와 함께.

    승현: 나는 안 그러지.

    거현: 얘(승현)는 원래 다혈질이고 좀 죽었지.

    승현: 그러면서 제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어요. 서로 이렇게 나눠 가지는 게 있네요.

    거현: 나이가 들면서 점점 꺾이고 있어.

Q&A

  • 어쨌든 그럼에도 되게 다브다 (Dabda)라는 색깔은 되게 명확한 것 같거든요. 특히나 이번 앨범 들으면서도 많이 느꼈는데. 첫 곡인 '불놀이' 같은 경우에는 패닝(소리를 좌측 혹은 우측으로 쏠리게 하는 것)이 엄청 인상적이었어요. 단순히 한쪽으로 밀어 넣는 게 아니라 디테일하면서도 그 패닝이 곡이 진행되면서도 계속 가잖아요. 그런 게 작업하실 때도 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거현: 보통 믹스를 할 때 이제 기본적인, 저희가 정해놓은 패닝이 딱 있거든요. 요셉이랑 지애가 양쪽을 나눠 가지고 중간에서 드럼 베이스가 든든하게 버텨준다는 거였는데, 저도 [Yonder]를 작업하고 나면서 느낀 게 다음 앨범 때는 이걸 좀 더 깨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근데 [Yonder]를 할 때도 너무 이쪽에서는 요셉이 기타, 이쪽에서는 지애 기타만 나오는 게 듣는 재미가 덜해서 '불놀이' 때 이펙터 같은 걸 양쪽으로 왔다 갔다 많이 했고. 메인이 되는 트랙들은 두고 추가된 트랙을 위치를 다르게 잡았어요. 듣는 재미를 위해서 그런 걸 했죠. 그것도 믹스를 같이 하면서 아이디어를 계속 내면서 했죠.

    승현: 저희가 패닝 이런 거도 진짜 시간 많이 써요. 수정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요셉: 저 같은 경우는 앨범 작업 초창기 때쯤부터 하이퍼팝이라는 장르에 빠져서 이런 요소들을 좀 넣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히려 어떻게 보면 흔한 방식을 벗어날 만한 소스겠다 싶어서 연구를 하다 보니까 기타 녹음에서, 그러니까 기타에서 쓰는 이펙터뿐만이 아니라 녹음 과정에서도 쓰이는 프로그램 같은 것들을 이것저것 공부하고 그랬죠. 대부분 플러그인들이 다 스테레오다 보니까 자유도가 생긴 거예요. 그리고 애초에 '이거는 이펙팅된 사운드다'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까 아까 거현이 형이 얘기한 것처럼 굳이 우리가 예전에 쓰던 그 방식 그대로를 고집할 필요도 없고, 그냥 내가 듣기 좋은 느낌으로 계속 만지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어요. 그래서 '불놀이' 같은 경우에는 소리의 변화를 무작위로도 설정해보고, 무작위로 처음에 설정을 해놓고 그 이후에 조금씩 고쳐가는 식으로 작업했어요.

    지애: 패닝에 대한 아이디어를 드럼 쪽에서도 예민하게 받아들여서 아이디어를 많이 내기도 해요.

    승현: 이런 거 해볼까, 저런 거 해볼까 진짜 이것저것 많이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그만큼 많이 까이는데, 그래도 요셉이가 하이퍼팝을 얘기한 것처럼 뭔가 던졌을 때 함께 고민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런 걸 또 해봐요. 그런 게 이번에 좋게 떨어진 것 같아요. 'One, World, Wound'도 그렇고. 약간 '나 이거 하고 싶어!' 하면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좀 다 괜찮겠다 싶은 거 있으면 다 해보고, 같이 해주고.

Q&A

  • 가사 같은 경우에는 1집만큼 함축적이면서도 생각할 여지를 주는, 던져주는 게 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방향도 그렇고 자연이라는 키워드가 확실하다 보니까 언어는 비슷한데 좀 더 직접적인 느낌도 많이 들었거든요.

    지애: 좀 더 선명해진 느낌이 들긴 해요. 왜냐면 저도 가사를 쓸 때 뭐랄까, 너무 추상적인 이미지들만 떠오르는 게 사실 힘들거든요. 그러면서도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싫어하고. 그래서 되게 에둘러 표현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번에 가사를 쓰면서 제일 마음에 와닿았던 것들이, 결국에는 제가 태국에 갔을 때 배를 타면서 느꼈던 그런 것들을 솔직하게 잘 담아내려고 노력했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꽃을 배에 다는 이유는 행복을 바라서이고, 그런 것들이 그려졌을 때 써내려갔던 것들이 선명도를 더 주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직접 경험한 것들, 그냥 상상만 한 게 아니라 직접 경험했던 것들을 담아내려고 했다 보니 더 선명해질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요. 저는 'One, World, Wound'의 가사를 되게 좋아하는데 그게 저 혼자 쓴 게 아니라 요셉이와 같이 썼던 거예요. 제가 아무 허밍이나 해놓고 거기에 맞게 단어들을 요셉이가 던져준 다음에 같이 문장을 다듬었는데, 그러면서 '우리는 사랑스러운 달이야'라는 그런 것들이 되게 명확하게 떠오르면서 좋더라고요.

Q&A

  • '구름도시'는 보컬이 엄청 많이 등장하잖아요. 정말 고생하셨을 것 같아요.

    거현: 그게 데모 때도 이미, 데모 1차 때 이만큼 쌓고, 2차 때 이만큼 쌓고 본 녹음 때 이만큼 쌓고 했죠.

    지애: 처음 데모 스케치를 할 때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이걸 틀어놓고 로직에다가 마이크를 두고 흥얼거려요. 근데 이게 하다 보니까 양쪽에서 다른 얘기를 하는 걸 그리고 싶은 거예요. 다른 가사가 나오고, 한쪽에서 왜냐고 계속 물어보고. 이런 것들이 너무 재밌으니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쌓았는데, 이게 그렇게 큰 파장을 가져올 줄 모르고. (웃음) 본 녹음 때 완전히 똑같은 트랙이 여러 개 있으면 그냥 기억하고 부르면 되잖아요. 근데 진짜 과거의 저한테 너무 짜증난 게, 미묘하게 노트 하나 다르고 이런 것들이 있어서 힘들었죠. 근데 이걸 다 무시하고 그냥 통일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대표님과 엄청 고생했죠. 끝나고 나서 절대 다시는 이렇게 작업 안 해 생각했어요.

    요셉: 저희가 작업할 때 그런 경향이 좀 있어요. '미래의 나한테 맡기자'.

    지애: 맞아. 어떻게든 될 거야.

    거현: 일단 대충 휘뚜루마뚜루 해놓고 본 녹음 때 잘해보자.

    요셉: 그리고 본 녹음 때 과거를 저주하게 되고.

    거현: 너도 그렇잖아. 얘(승현)는 심지어 드럼을 자기가 치면서 만들지 않아요. 로직으로 만들어 놓고 그걸 자기가 카피해서 연습을 하니까.

    승현: 원래는 반대 순서였는데 이번에는 시간도 타이트하고 하니까, 제가 찍어놔야 친구들이 거기다 뭘 얹으니까 일단 찍어놓는 거예요. 그러다가 괜찮은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참 어려웠어요. 그걸 다시 하자니.

    지애: 이게 데이터가 쌓이잖아요. 어떻게든 되긴 되더라고요. 항상 데모 작업을 할 때 그런 얘기가 나오잖아요. 이거를 만들어 놓고 '근데 이거 라이브를 어떻게 구현해?' 아니면 '이거 녹음할 때 어떻게 구현해?' 이런 것들을 걱정 삼아 얘기를 하면 다들 입버릇처럼 '어떻게든 되니까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어떻게든 될 거야'. 정말 되어요.

    승현: '일단 곡이 좋으면 돼' 느낌이고, 일단 지금에 집중하자는 거죠.

    거현: 근데 난 그게 맞다고 생각해.

    승현: 나도. 지금 느낌이 좋으면 하자는 거죠. 실제로 튜닝을 요셉이가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어요. 그때도 '라이브에서 튜닝 이거 어떻게 해?' 했을 때 일단 곡이 좋으면, 이 느낌이 좋으면 이거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지금 어떻게든 하고 있어요. 기타 두 대로 연주할 때도 있고, 튜닝 시간을 만들어서 할 때도 있고. 좀 불편한 건 있는데 지금도 저는 그게 맞는 것 같긴 해요. 느낌이 좋은 걸 먼저 하고, 라이브에서 그걸 구현하는 거.

Q&A

  • 'Flower Tail'이 어떻게 보면 다브다 (Dabda)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곡인데, 바로 이어지는 '기원'은 반대로 지금의 다브다 (Dabda)에게서는 만날 수 없었던 곡이잖아요. 이렇게 연이어 배치하신 이유가 있으셨나요?

    승현: '기원'은 개인적으로 빼려고 했던 곡이었어요. 기원이 이 EP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곡이었어요. 아주 옛날 걸 끄집어내서 마지막에 다시 꺼내서 앨범에 수록하게 된 건데요. 반대했던 이유는 결이 안 맞는 느낌이 확실히 있어서. 근데 '기원'이라는 가사와 테마가 생기니까 괜찮더라고요. 드럼 라인도 좀 다르게 쳤어요. 평소 제가 작업하는 거랑 다르게. 라인을 짤 때 보통 어떻게 짜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뭔가 멋짐이 드러나게끔 하고 싶어 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기원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 될지 진짜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데모의 소스 트랙 음원을 틀어놓고 거기다가 이것저것 제가 할 수 있는 거, 없는 거 다 쳐봐요. 그러면서 리듬들을 만들어 가기도 하는데 기원은 노래 다 끄고 보컬만 흥얼거리면서 쳤어요. 재미있게 해봤던 것 같아요. 기존의 다브다 (Dabda)가 갖고 있지 않는 느낌이라고 하셨지만, 맨 처음 다브다 (Dabda)가 갖고 있는 거에는 제일 가까운 곡이기도 하거든요. 지애가 일렉 기타를 사기 전 시절에. 그 옛날 느낌도 갖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지애가 보컬 노래하는 것도 재밌는 거예요. 제목도 '기원'이고 그런 스토리가 재밌어서 나중에 저도 이 앨범에 들어가도 참 잘 어울리겠다는 느낌을 받았죠.

Q&A

  • 타이포를 비롯해 디자인 작업을 지애님께서 직접 해주셨잖아요. 그러면 디자인을 하신 입장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지애: 저는 타이틀 타이포에 신경을 많이 썼고요. 슬로건으로 걸리면 좋을 것 같은 디자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열었을 때 'Yonder' 이렇게 쓰여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죠. 그런 것들이 펼쳐지는 이미지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요셉: 이번 앨범이 곡마다 타이포가 다 다르잖아요. 메인 타이포가 존재하는 느낌이고. 예전에 제가 엄청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그런 식으로 굿즈도 만들고 해서 자기만의 세계관 같은 걸 만든 적이 있었는데, 이런 시도를 해보면서 음악 외적으로도 이런 즐길거리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거를 지애 누나가 엄청 잘하기도 하고.

Q&A

  • 다브다방이라는, 다브다 (Dabda)가 하고 있는 뉴스레터가 있는데요. 그중에는 멤버분들의 히스토리를 알 수 있는 콘텐츠도 있어서 특히 재밌게 읽었어요. 다브다방을 만들게 된 계기, 그리고 그런 각자의 얘기들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하거든요.

    거현: 다브다방을 처음 시작할 때가 거의 [Yonder] 앨범 제작을 시작할 때와 살짝 맞물리는데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공연도 많이 못 하고 있었고, 저 들어온 다음에야 조금씩 공연을 했고. 애매하게 공연을 하면서 앨범 작업을 시작을 해야 되니까 우리가 팬분들과 많이 만나거나 소통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았거든요. 저희가 SNS를 활발하게 하는 팀도 아니었고. 팬분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것 같고, 저희도 분명히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기 때문에 뉴스레터 같은 걸 해보자 얘기를 했죠. 그리고 그때 저도 이제 뉴스레터를 한참 많이 보고 있었고. 제가 봤던 건 오소리웍스 뉴스레터와 하박국 님이 하시는 윌슨레터 같은 걸 많이 봤는데. 좋은 인사이트가 많았어요. 그런 정보 위주는 아니지만 저희 얘기를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나 저희가 하고 싶은 얘기들도 있어서 시작을 했죠. 그래서 근황 토크도 하고 주제를 정해서 각자 써보자 이런 얘기도 하면서 진행을 했고. 생각보다 저는 다브다방을 제작하는 게 재밌었고, 아직도 재밌긴 해요. 팬분들의 소중한 반응들이 있어서 기분이 좋고 팔로워 느는 것도 되게 뿌듯하더라고요.

    요셉: 반대로 팬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는 게, 다브다방을 통해 풀만한 얘기는 지금까지 되게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 투어를 갔다 오고 나서 투어 후일담이라든지, 이런 게 꾸준히 올라왔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개인적으로 일기를 엄청 못 써요. 안 쓰고. 그게 버릇이 안 된 사람이다 보니까, 꾸준히 그때 경험했던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이런 걸 잘 못해서요. 속으로는 알고 있죠. '이 타이밍에 이런 소식을 전달해야 할 텐데' 저희끼리 알고는 있는데 쉽게 잘 안 쓰이고 있어요.

Q&A

  • 마지막 질문입니다. 최근에 일본과 대만에 공연을 다녀오셨잖아요. 어떠셨는지.

    승현: 진짜 최고였습니다. 저는 정말 많이 좋았고. 저에게는 특히 타이밍이 좋았어요. 왜냐하면 자신감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긴장도 많이 하고, 실수도 많이 하고. 일본에 갈 때만 해도 거현이한테 그랬어요. '대만 먼저 갔으면 좋았을 텐데'. 왜냐하면 카시쿠라님과 협연을 해야 하니까 '폼을 좀 올린 다음에 갔어야 했는데' 생각했죠. 이랬는데 끝나고 나서 일본 먼저 가기 너무 잘했다고 말했어요. 그분 드럼 치는 걸 영상으로는 맨날 보거든요. 아까도 보고 있었는데, 가서 같이 연주를 하니까 어떤 내용을 배우고 이런 게 아니고, 완전 달라요. 내가 치고 있을 때 어떻게 이끌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카시쿠라님과 계속 주고받으면서 연주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멤버들도 보기 시작한 거예요. 저 공연할 때 보통 눈 감고 많이 하거든요. 그러면서 새롭게 뭔가 즐길 수 있는 것들도 생기고, 그렇게 바로 대만 가서 공연 즐겁게 하고.

    지애: 갔다 와서 이제 우리끼리 공연할 때 더 많이 아이 컨택을 하자고 얘기를 했어요.

    승현: 스스로 연주자로서 큰 배움을 얻었던 투어였고, 또 신기했던 건 일본에서 생각보다 관객분들이 많았고. 그리고 저는 일본 관객분들이 되게 얌전하다는 소문을 많이 듣고 갔거든요. 아니시더라고요.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지애: 한국에서도 와주신 분들이 계셔가지고 되게 놀랐고 감사했고.

    거현: 대만과 일본에서도 굉장히 예전부터 다브다 (Dabda) 팬이었던 일본 분들, 대만 분들이 계셨는데 [저마다 섬] 앨범 때부터 좋아하셨던 그분들이 '이제야 너네를 봤다' 하시면서 너무 좋아하시길래 그게 되게 감동적이었던 것 같아요.

    요셉: 가끔씩 공연 끝나고 사인하고 있을 때, 완전 저희 초창기 때부터 구매하셨던 앨범들을 들고 오셔가지고.

    거현: 저희한테도 없는 희귀반을.

    승현: [저마다 섬] 초판.

    지애: 일본은 카시쿠라님과 같이 협연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고, 대만은 저는 친구들을 진짜 많이 만났어요. 저희가 한국에서 대만 밴드들이랑 몇 팀이랑 공연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페스티벌 가서도 엘리펀트 짐 (Elephant Gym)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하고. 되게 오래전에 엘리펀트 짐 (Elephant Gym) 친구들이 한국에 왔을 때 저희가 게스트를 하면서 나눴던 얘기들도 하고. 그때는 또 좀 더 어렸으니까. 근데 엘리펀트 짐 (Elephant Gym) 친구들도 되게 많이 성장을 하고, 해외 투어를 많이 다니는 친구들이고.

    승현: 월드스타가 됐지.

    지애: 그래서 신기했어. 뭔가 되게 오랜만에 만난 느낌.

    요셉: 저는 개인적으로 그 팀들과 연락을 하고 만나고 그러면서, 음악을 하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더 열심히 해서 이 친구들이랑 같이 계속하고 싶다. 계속 만나고 싶다. 이게 제일 컸던 게 엘리펀트 짐 (Elephant Gym) 기타 치는 친구가 저랑 동갑이거든요. 한국에서 만났을 때 친해져서 계속 이제 연락을 하다가 대만 가서 만나게 됐는데 그 친구가 먼저 달려와서 끌어안는 거예요 저를. 반갑다고.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저는 약간 어색해진 게 있었거든요. 너무 스타가 되었고 너무 유명해졌으니까. 그래서 실제로도 그때 막 껴안고 끝나고 뒤에서 인사를 할 때도, 그때까지만 해도 약간 마음의 벽이 조금 있었는데 그걸 그 친구가 완전히 허물어주더라고요. 옆에서 그 친구가 계속 그러지 말라고. 우리는 똑같고, 자기는 전혀 그런 거 신경 안 쓴다. 그런 식으로 얘기해 주는데 그런 기운을 받기도 했고. 다음 날 공연에서도 잔다리 때 만났던 친구들, 얼마 전에 만났던 한국에서 공연했던 친구들 다 와서 서로 막 인사하면서 얘기하고 하는데, 좋은 음악을 하는 좋은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까 계속 이걸 잘하고 싶다. 그게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인터뷰, 정리 : 박준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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