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s 해외 록] 뉴웨이브와 헤비메탈의 전성기

에디션m

[80s 해외 록] 뉴웨이브와 헤비메탈의 전성기

2024.07.18
Special

에디션m

'이런 노래를 뭐라고 하지?'
'이 노래는 어떻게 유행하게 됐을까?'


우린 종종 음악을 들으며 장르, 아티스트, 혹은 노래의 이면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궁금해하죠. 또는 최애곡과 비슷한 노래, 최애 밴드와 비슷한 가수에 목말라 하기도 하고요. 하나의 음악을 접하면 다섯 가지의 질문을 하게되는 독창적 탐구형 리스너를 위해, 멜론과 전문가가 힘을 모아 대중음악 지침서를 발행합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에디션m에서 즐겨보세요.

음악을 탐구하는 멜로너를 위한 대중음악 지침서, 에디션m

Story

대중 친화적인 사운드, 자본으로서의 록 음악

수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1980년대'라는 시기는 두 번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대중음악의 황금기로 각인되어 있다. 미디(MIDI)의 등장으로 아티스트와 작곡가/프로듀서의 창작 및 표현 영역은 전에 없이 확장될 수 있었고 지극히 매혹적인 선율과 세련되고 풍요로운 사운드가 만들어졌다. 록 음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제 이전의 '날것'과 같은 질감과 다소 무겁고 내면적인 주제 대신 밝고 경쾌하며 화려한 사운드가 장르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고 있었다. 미국 경제는 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호황을 맞이했고, 이를 반영하듯 록은 진지함을 벗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 친화적인 음악으로 거듭났다.

록 음반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예술성이 아닌 상업적 지표로 뮤지션의 위상이 결정되었다. 예컨대 1983년부터 1984년까지 2년간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한 작품은 9장에 불과한데, 그중 몇 장의 록 앨범이 거둔 상업적 성과는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37주 동안 1위를 차지한 마이클 잭슨의 [Thriller](1982; 1년간 3,200만 장 판매)와 17주 1위를 기록한 폴리스의 [Synchronicity](1983), 9주간 1위에 머무른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Born In The U.S.A.](1984), 그리고 24주 연속 1위에 빛나는 프린스의 [Purple Rain](1984; 4년간 1,700만 장 판매) 같은 앨범들이 그러하다. 록 음악은 그 자체로 지적 재산, 즉 자본으로 인식되었다.

프린스

'보는 음악'의 시대

1981년 8월 1일, 음악 전문 케이블 TV 채널인 MTV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포문을 연 작품은 뉴웨이브/신스팝 그룹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 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곡이었다. 이제 팝 뮤지션은 물론 록 밴드도 화려하고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야 했다. 전자 음악 사운드가 강조되고 보다 가벼운 멜로디 지향의 음악인 뉴웨이브는 펑크 록에서 파생된 장르로, 기존 록 음악의 뿌리와도 같았던 블루스와 로큰롤을 걷어 내고 팝의 감성을 바탕으로 신시사이저 중심의 일렉트로닉과 디스코 리듬을 담은 음악이었다. 뉴웨이브와 하위 장르인 신스팝 뮤지션들이 펼친 화려하고 역동적인 사운드는 MTV 시대의 정서에 걸맞았다. 블론디, 듀란 듀란, 폴리스, 카스, 디페시 모드, 큐어, 유리스믹스 등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록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다.

버글스

10여 년간 급속한 발전을 이룬 록은 그 세월과 진화의 폭만큼이나 비대해져 있었다. 더 이상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을 필요가 없는 소비의 시대,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이 가져온 세계적 불황을 거친 후 안정적 경제 상황 속에서 젊은이들의 가치관과 소비 패턴 또한 변했다. 대중은 난해한 실험과 긴 러닝 타임,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내용 대신 직설적이고 단순한 사운드와 노랫말을 원했다. 록은 진지함을 벗은 채 더 가볍고 더 쉽고 더 말초적이고 더 세련된 형태를 갖추어 갔다.

수려한 멜로디와 웅장한 코러스, 밝은 분위기를 강조한 '아레나 록'은 이미 70년대 중반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록 음악이 FM 라디오를 통해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음악은 주로 싱글로 발매되지 않은 앨범의 트랙이었기에 '앨범 오리엔티드 록(AOR)'이라 불렸다. 그 범주에 포함되는 스틱스와 저니, 포리너, REO 스피드왜건, 보스턴 등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남성성의 상징과도 같았던 헤비메탈이 새로운 옷을 입고 대중적 사랑을 받게 된다.

전성기를 맞이한 헤비메탈

하지만 80년대를 대표하는 록 음악은 역시 헤비메탈이다. 70년대의 하드 록에서 발전한 헤비메탈은 보다 강하고 날카로운 기타 리프와 거친 디스토션, 빠른 스피드의 공격적 리듬, 가슴을 긁어대는 듯한 샤우트 보컬, 그리고 확장된 기타 솔로를 특징으로 하는 음악이다. 모터헤드와 주다스 프리스트, 다이아몬드 헤드, 프레잉 맨티스, 색슨 등 7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영국 헤비메탈의 새로운 물결(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은 80년대 초반 아이언 메이든과 데프 레퍼드의 상업적 성공과 함께 주류 시장에 진입했다.

NWOBHM의 중심에서 장르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던 주다스 프리스트는 NWOBHM의 중심에서 장르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던 주다스 프리스트는 기존에 장르를 대표하는 패션으로 자리한 긴 머리와 청바지, 티셔츠 외에 가죽 재킷, 금속 장신구, 오토바이 등을 헤비메탈의 상징적 이미지로 확립시켰다. 또한 반 헤일런이 거둔 성공은 캘리포니아를 본거지로 한 일련의 밴드들, 즉 콰이어트 라이어트나 머틀리 크루, 래트, 와스프 등 이후 글램 메탈의 중심에 서는 이들을 포함한 여러 그룹의 등장과 메탈 신 확장의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다.

록의 남성성, 감각적 요소를 극대화한 음악인 헤비메탈은 더욱 강력한 파괴력을 담은 스래시 메탈과 멜로디를 강조한 파워 메탈, 클래식 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테크니컬한 기타 속주 중심의 네오클래시컬 메탈, 스래시의 극단적 형태인 데스 메탈 등 다양한 하위 장르로 확장되었다. 빠른 스피드와 솔로 파트가 더욱 강조된 저음역대의 복잡한 기타 리프, 난타하는 더블베이스 드럼과 그에 어우러지는 묵직한 베이스, 마치 야수의 울부짖음과 같이 거칠게 으르렁대는 보컬로 특징지을 수 있는 스래시 메탈은 메탈리카와 메가데스, 슬레이어, 앤스랙스 등 소위 '빅 4'로 불린 그룹들과 함께 황금기를 누렸다. 그리고 헤비메탈의 유행은 헤어 메탈 또는 팝 메탈로도 불린, 80년대 중반 이후 차트를 점령한 글램 메탈로 절정기를 맞이했다. 팝의 요소가 강조된 쉬운 멜로디와 훅, 감각적인 기타 리프, 서정적인 파워 발라드는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 액세서리, 밴드 멤버들의 매끈한 외모 등과 더불어 대중적 인기의 핵심 요소로 자리한다. 머틀리 크루, 본 조비, 건스 앤 로지스, 포이즌, 스키드 로, 도켄 등이 그 중심에 있었다.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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