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월 정규 4집 [디폴트]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컷 & 발매 기념 인터뷰

안녕하세요. 멜론 가족 여러분, 사월입니다. 저의 정규 4집 [디폴트]와 함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거의 4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있었던 많은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려요.

정규 4집 앨범 [디폴트]는 6번 트랙 '디폴트'를 중심으로 전반부, 후반부 구성이 나누어집니다. 주제를 제시하는 1, 2번 트랙, 절정과 해체를 맞는 6번 트랙 '디폴트'를 지나 엔딩 11번 트랙, 아웃트로 12번 트랙으로 마무리되는 전개입니다.

자조의 에너지로 달려 나가는 전반부는 이번 앨범의 정체성과 맞닿은 경쾌한 로큰롤 콘셉트로 시작합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기에 실패한 화자의 위악적인 정서를 아이러니하게 풀어내고 싶어서 대중들에게 열광적인 사랑을 받던 6~70년대 락밴드들의 사운드를 재해석하며 풀어냈습니다. 빈티지한 코러스 구성, 과감한 하드패닝, 기분 좋은 긴장감과 현장감을 전하는 원테이크 녹음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전반부에서 자신을 펄펄 끓이고 후반부에서는 세공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6번 트랙 '디폴트'에서 앨범 전반부의 에너지를 터트리고 나면 선공개 트랙이기도 했던 7번 트랙 '칼'로 시작되는 세밀하고 미니멀한 포크 트랙이 이어집니다. 앨범 후반부에서는 스스로 확장한 사랑의 의미를 담습니다. 당신을 위해 싸우고 (칼), 대신 울고 (못 우는데), 살고 싶게 만들고 (호수), 시들어도 가꾸어 가는 (가을 장미) 이야기.

10번 트랙 '가을 장미'에서는 불이 타들어가는 앰비언트가 전반적으로 깔립니다. 지금까지 저의 세 장의 정규 앨범에서는 제시한 이야기가 소멸하는 방식으로 엔딩을 맺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태워지는 '가을 장미' 이후에도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전반부와 같은 사운드 콘셉트로 돌아왔으나 달라진 화자의 모습입니다. 삶은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것처럼 다양한 시간과 감정이 뒤섞여 있는 이상한 풍경입니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올 것이라는 걸 믿고 이 삶을 조금은 좋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아웃트로 격인 12번 트랙으로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저의 음악은 제 존재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은 나쁜 성질이라는 건 없다는 것입니다. 일단 나를 충분히 느끼고 아파하고, 나 때문에 아팠던 사람들을 공감한다면 자신의 특성으로 다른 이들까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존재들의 슬픔까지 달래다 보면 자신도 치유됩니다. 저와 같은 누군가가 [디폴트]로 동질감과 해방감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타이틀 곡 '디폴트'는 사랑 없는 시간을 헤매던 화자가 새롭게 사랑을 믿게 되는 벅찬 순간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다양한 감정이 몰아치는 노래의 클라이맥스에서 뮤직비디오의 인상적인 엔딩씬이 등장하지요. 이 장면은 설원에 누워있는 화자가 서서히 멀어지며 작게 보일 때까지 드론으로 촬영했습니다. 흰 눈이 덮인 장소를 위해 일본 홋카이도의 한 공원에서 촬영했습니다. 진짜 눈밭에 누워있었기 때문에 정말 추웠어요…

뮤직비디오 연출은 팀 NOKO와 함께 했습니다. 저도 연출팀도 해외에서 뮤비 촬영을 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었기에 서로 의지하며 새롭고도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디폴트 - 초기 값, 기본 상태라는 모티브를 떠올렸을 때 뮤직비디오 역시 어디에서 촬영했는지 많이는 느껴지지는 않는 무국적의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잉크 반점을 보고 어떤 장면이나 감정이 연상되는지 진단하는 검사 '로르샤흐 테스트' 소품입니다. 인물이 이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장면들로 뮤직비디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뮤직비디오를 위해 음악 '디폴트'와 어울리는 새로운 로르샤흐 문양의 카드를 디자인했습니다.

극적인 미디어 믹스 부분은 뮤직비디오 팀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로르샤흐 모티브에서 뻗어나간 창의적인 표현들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상담사를 만나는 장소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이 씬이 꼭 현실 세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공간이 주는 차갑고 위압적인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계는 어떻게 연출할까 고민하다가 제 생일이 연상되는 4시 21분으로 맞췄습니다.

복슬복슬한 인형들이 보이는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버려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입니다.

인형옷을 입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김사월 밴드입니다.

곰: 사월·수영, 강아지: 설아, 토끼: 솔기, 쥐: 시문

우리 밴드가 함께 있을 때 서로에게 보이는 엉뚱하고 귀여운 면들을 뮤직비디오를 통해 슬쩍 남길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동물 실루엣의 옷을 입은 밴드가 진지하게 연주하는 장면을 찍어보고 싶었어요. 이것을 어떻게 구현하게 될지 궁금했는데 아트 디렉터님께서 뮤직비디오를 위해 인형 옷을 직접 제작해 주셨답니다. 덕분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귀여움이 탄생했습니다.

이번 김사월 쇼는 정규 4집 앨범 [디폴트] 발매를 기념하여 쇼케이스 콘셉트로 꾸려집니다.

앨범의 사운드를 재현하고 확장할 첫 번째 풀 밴드 연주회를 함께해 주세요.

-공연 일정: 2024년 4월 20일(토) 오후 6시, 21일(일) 오후 5시
-공연 장소: 성수아트홀
-티켓 예매: 멜론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