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주목하는 올해의 밴드, The Last Dinner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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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주목하는 올해의 밴드, The Last Dinner Party

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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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신인. The Last Dinner Party

세상을 놀라게 한 신인 뮤지션 팀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인디 록 밴드, The Last Dinner Party 이야기입니다. 우선 'BBC Sound of…'는 음악 평론가 및 음반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받아 매해 정해지곤 하는데요. R&B 걸그룹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며 질주 중인 FLO, 저지비트와 드럼앤베이스, UK 개러지 스타일로 현 음악 트렌드를 뒤바꾼 주역인 PinkPantheress를 꼽아냈기에 음악 팬이라면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겁니다. 올해는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급부상 중인 인디 록 밴드, The Last Dinner Party가 우승자로 선정되었는데요.

2013년 선배 걸밴드인 HAIM 이후로 기타 연주자가 속한 밴드가 'BBC Sound of…' 우승자로 결정된 것은 약 십 년 만입니다. 새로운 대중음악 씬의 얼굴이자 BBC Sound of 2024의 주인공, The Last Dinner Party는 어떤 밴드일까요?

먼저 The Last Dinner Party (이하 TLDP)는 대학에서 만나 결성된 밴드입니다. Abigail Morris (보컬), Lizzie Mayland (보컬, 기타), Georgia Davies (베이스)는 이미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였고, Emily Roberts (리드 기타, 만돌린, 플루트), Aurora Nishevci (피아노, 보컬)가 나중에 합류해 지금의 5인조가 된 것인데요.

처음 지은 팀명은 'The Dinner Party'로, 다른 뮤지션의 이름과 중복되는 것을 피하고자 'Last'를 붙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9년 술에 취한 어느 날, 값싼 메모장을 구입해 그룹의 비전에 대해 '고딕(Gothic)', '관대함(Indulgent)', '데카당스(Decadence)' 등의 단어를 최상단에 기입했다고 하죠. 지금의 TLDP가 펼치는 음악과 콘셉트를 듣고 본다면, 일치하는 측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본격적인 데뷔 전,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하지 못한 약 일 이 년간의 시간이 흐른 뒤 'Nothing Matters'라는 곡을 처음으로 발매한 TLDP는, 그간의 서러움을 폭발시키듯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데뷔와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유명 축구 비디오 게임의 사운드트랙으로 'Nothing Matters'가 삽입되기도 했으며, 순식간에 인지도를 얻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는데요.

이로 인해 크고 작은 오해가 쌓이기도 했습니다. 음악계에서 실력보다는 음반사가 구축한 자본의 힘, 그로 인한 네트워크로 인기를 얻게 된 아티스트를 멸칭하는 'industry plants'라는 표현이 TLDP에게 입혀지기도 했는데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TLDP 멤버들은 코로나 기간 동안 그룹의 음악적 색을 연마하는데 여념이 없었다고 하며, '너무 오랫동안 리허설을 해 이미 완성된 느낌이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단 네 번째 공연 만에 러브콜이 쏟아졌고, 메이저 레이블인 아일랜드 레코드와의 계약 이후에도 마케팅 팀에 70페이지 분량의 피티를 선보이기도 했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고 하는데요. TLDP의 노력을 뭉뚱그리는 일부의 반응에 대해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반박할 만합니다.

'방탕하고 쾌락적인 연회'의 풍경을 모티브로 만든 팀명, 아트 록을 비롯한 바로크 팝을 표방하는 그룹인 만큼 TLDP는 고전적이고도 연극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의상과 퍼포먼스로 뮤직비디오를 포함, 무대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그간 이렇게 일관된 콘셉트로 발매되던 곡들이 담긴, 드디어 드롭한 데뷔 앨범, [Prelude to Ecstasy]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영국 오피셜 차트상 약 9년 만에 가장 큰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한 데뷔 앨범이 되었는데요. 이전의 기록인 Years & Years의 데뷔 앨범 기록을 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부문의 압도적 1위인 Arctic Monkeys를 뛰어넘진 못했지만, 가히 기록적이라고 할 수 있죠.

시종일관 변화무쌍한 열두 트랙의 데뷔 앨범 [Prelude to Ecstasy]를 딛고, 밴드는 투어에 나섭니다. 앨범을 통해 평단과 대중에게 사랑 받는 것을 넘어, 글래스톤베리, 롤라팔루자 등 여러 국제적 음악 페스티벌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죠. 이번 음반을 듣고 The Last Dinner Party의 매력에 빠지셨다면, 그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언젠가는 들릴 내한 소식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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