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아티스트: 김사월

트랙제로

이달의 아티스트: 김사월

2024.04.04
Special

이달의 아티스트: 김사월

숨은 명곡, 세상은 모른다. 트랙제로는 안다.
Story

이달의 아티스트: 김사월

트랙제로가 선정한 2024년 이달의 아티스트! 두 번째 주인공은 음악가 김사월입니다. 독보적이라는 표현이 이보다 잘 어울리는 싱어송라이터가 있을까요. 자신의 색채를 고수하면서도, 매번 담대하게 도전하고 시도하는 음악가 김사월. 처음 등장했을 때 그에게 '한국 포크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이유가 있었겠죠. 독립 창작인으로서 어느덧 4집을 발표한 그의 고민과 속내를 들어봅니다.

Q&A

  • 새삼스럽지만 자기소개부터 해볼까요?

    저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입니다. 제가 부를 노래를 쓰고, 편곡하고, 그것을 발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가끔 다른 분들의 음악에 노래를 부르거나 도움을 드리고 있고요. 영화 음악이나 글쓰기 등 재밌어 보이는 일도 하고 있어요.

Q&A

  • 처음 인터뷰 제안을 받으셨을 때 무슨 생각을 하셨어요?

    '트랙제로' 너무 오랜만이잖아요. 반갑습니다. 앨범이 나오고, 그것을 어디선가 말한다는 건 매번 귀한 일이에요. 세상에 음악이 많고, 마케팅이 잘 된 곡이 빛나기 마련이니까요. '트랙제로'는 독립 음악도 챙겨주는 매체니, 감사할 따름이죠. 종이로 된 음악 매거진에서 새로운 음악을 찾던 추억이 떠올라 반갑기도 하고요.

Q&A

  • 저희도 너무 반갑습니다. 새 앨범이 나왔어요. [디폴트]. 자유롭게 자랑해 주세요.

    자유롭게 말하라니 더 어색한데요. (웃음) 4집이고요. 사랑이 없는 세상에서 헤매던 화자가, 새로운 사랑을 예감하는 여정을 담은 앨범이에요. 그 여정이 다이나믹하길 바랐고, 험난하지만 재미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을 태워낸 주인공이 결국 자신으로 돌아가는 내용이에요.

Q&A

  • 이야깃거리가 많은 작품이에요. 일단 지난 [로맨스] 앨범의 큰 주제는 사랑이었어요.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고요.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번 앨범이 [로맨스]의 반대 버전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로맨스]가 사랑을 시작하고, 좌절을 느끼고, 이별을 하면서 자신을 알게 된다면, [디폴트]는 사랑이 없는 세상 - 이미 버림을 받은 상태에서 땅을 파고 (웃음), 태우고, 끓어오르다, 각성을 하고, 결국 자신만의 사랑을 찾게 됩니다. 다시 사랑을 믿게 되는, 사랑에 대한 해피엔딩이랄까요?

Q&A

  • 사월 님에게 해피엔딩이라는 말을 들으니 이상하네요. (웃음)

    그러게요. [수잔]도 그렇고, [헤븐]도 다른 성질의 것이었는데 마침내 해피엔딩입니다!

Q&A

  • 근데 왜 사랑이었을까요? 사랑의 유무를 인식할 틈도 없이, 휘둘리며 사는 것도 같거든요.

    음… 살아 있다는 것을 긍정하기 위해서? 스스로에 대한 사랑, 주변인들에 대한 사랑, 세상에 대한 사랑. 삶은 너무 복합적이고 아프지만 슬프게도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이 모든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었던 거죠. 어쩌면 제가 삶을 어떻게 감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들이 담긴 앨범이기도 해요. 인간은 모나고 부족하잖아요. 저 역시 사랑이 필요한 나약한 사람일 뿐이고요. 그래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싶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그럴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디폴트]는 성애적인 사랑을 담은 [로맨스]와는 다른 결이에요.

Q&A

  • 앨범의 소개글에서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불완전'이었어요. 사랑과는 또 다른 키워드일 것 같은데요.

    세상에 같은 것 하나 없고 모든 것은 특별하니까 - 제 앞에 있는 이런 공산품들조차도 같은 상태일 수 없으니, 서로 비교할 수 없고, 결국 어떤 것도 완전할 수 없으며, 그것을 어떻게 대할 건지 선택하는 태도를 표현한 단어였어요. '불완전'이라는 단어는 음악을 꺼내 놓은 다음에 생긴 것이기도 해요. 자유롭게 노래를 만들고 정리하고 나서 문득 멀리서 제 음악을 바라보고 설명하려니 그 키워드가 떠오르더라고요.

Q&A

  • 음악가로서는 완전해진 앨범이 되었나요?

    아니오. (웃음) 그저 '이것이 지금의 나야' 같은 앨범인 것 같아요. 그리고 완전한 영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음악을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이 일은 자기 확신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저는 늘 흔들리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제 모습을 그대로 믿는 확신을 배우고 있어요. 음악을 통해 자신을 다듬는 중이에요.

Q&A

  • 음악적으로도 그렇고, 여러모로 분기점이 된 작품입니다. 리스너들이 그걸 알아주면 좋겠는데, 혹시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반응이 있었나요?

    이 앨범을 발매하지 않고 혼자 가지고만 있다면, 나는 너무 행복할 수 있는데 발매하고 나면 여러 의미로 제 손을 떠나죠. 내놓기 전에 겁도 나고 두려웠어요. 제가 이 앨범에 정이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이런 댓글이 있더라고요. '앨범 발매 축하해요. 이제 4집은 우리 거예요.' 아마 이제는 청자분들이 저보다 [디폴트]를 아껴주실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준비한 앨범인지 느껴져요.' 이런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 간결한 문장에 든 응원으로 저는 하루를 버틸 수 있었습니다.

Q&A

  • 와… 감동적이에요! 타인과 완전한 공감이라는 것이 가능하군요. 어떤 면에선 부럽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누군가의 응답에 목마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사람처럼 말을 하고 살지만 (웃음) 타인과의 소통도 서툴렀고, 글이나 일기를 통하지 않고는 생각을 표현하는 데에 늘 답답한 마음이었어요.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었지만 무응답의 세계에서 너무 오래 살았거든요. 음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이후에는 어떻게 하면 대답이 돌아올까, 이런 식의 화법이면 될까, 솔직하게도 써보고 발칙하게도 써보고, 가끔은 나를 후벼 파는 노래를 썼던 것 같아요. 이건 조금 점프인데요, 저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무언가를 선보이고, 제시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반응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SNS나 블로그에서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기도 했고, 내가 그들의 일상에 이렇게 끼어있구나 안도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상처받을 이야기까지도 보고 들었던 거예요. 음… 요 며칠 드는 생각은 좁은 소통이라도 충분하다는 거예요. 저는 한 사람이고, 모두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거든요. 다 만족시킬 수도 없고, 그러다가 자신을 잃게 되니까요.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내 마음을 궁금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입니다.

Q&A

  • 앨범 커버에 대한 반응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어떤 식으로든 화제성을 끌고 가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저의 [디폴트]를 궁금해하길 바랐고, 소위 어그로를 끌고 싶었어요. 디폴트 상태니까 모든 게 될 수 있었기도 하고요. 게임으로 치자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캐릭터 형태인 거죠. 비주얼 작업을 하면서 인형 탈도 써봤고, 가발도 써봤는데, 결국 무척 짧은 머리로 커버 사진을 찍었습니다. (웃음) 어안 렌즈 때문에 얼굴 왜곡이 많이 됐고요. 젠더리스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모습이죠. 저인 줄 몰랐다는 분들이 많았고, 저와 비슷한 성향의 조용 조용한 팬들이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니 그 또한 재미있더라고요.

Q&A

  • 문득 음악을 하기 전 디폴트가 궁금해집니다. 타고난 재능 같은 게 있었나요?

    없었던 것 같아요. 네, 유의미한 값은 없었어요. 음악을 배운 사람도 아니고, 가진 성량이나 피지컬이 좋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굳이 있다면 저의 성질? 끈질겼고 꾸준했던 것 같아요.

Q&A

  • 태어날 때부터 그런 목소리로 울었을 것 같은데 아니었군요. (웃음)

    어릴 때 노래를 하면 가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났어요. 누구 앞에서 노래를 부를 말한 실력도 아니었고요. 훈련된 보컬이 아니었다 보니 랜덤하게 걸리는 것들 중에 제일 듣기 좋으면서도 편하게 낼 수 있는 목소리를 찾았던 것 같아요. 오리지널이 있는 목소리를 동경했고, 들으면 '이 가수다'라는 인장이 박히는 음성이 취향이었어요. 그런 김사월을 만들고 싶었어요. 최근에는 미약하게나마 노래할 때 나는 좋은 소리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지금도 말할 때 목소리는 듣기 싫어요. (웃음)

Q&A

  • 그럼 어떻게 노래를,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러게요.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어디에도 노래는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음악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었죠. 그러다 대학교 적응에 처참히 실패하고 도망치던 시절, 어떻게 하면 예술을 걸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음악은 돈이 안 되니까 경험이라도 해보자, 아직 젊으니까' 정도의 마음으로요. 데뷔 전, 휴학을 하고 플리마켓에 다니며 노래를 불렀는데 어느 순간 영원히 이렇게 살면 좋겠더라고요. 안 되겠지 싶다가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히 동료 음악가 김해원 씨를 만났고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운명이 굴러갔어요. 하지만 매 앨범마다 불안과 욕망 사이에서 시소를 탔던 것 같아요. 신인 때야 관심과 예쁨을 받기 마련이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음악에 대한 마음을 부정도 했었고, 억누르기도 했었어요. 너무 좋아서. 그러다 3집 즈음 결심이 생기더라고요. 계속하고 싶다. 제게 음악이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Q&A

  •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 공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작업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우선 넉넉하게 작업을 하고 싶어 편곡과 녹음에만 1년이 걸린 앨범이에요. 시간을 럭셔리하게 썼어요. 칠하고 말리고 덧칠하면서, 안 되면 다음에 하고. 이 앨범은 다시 돌아가서 재작업하라고 해도 하고 싶을 정도로 정이 들었어요. 성산동 넷째 딸이라고 불러요. 4집이니까. (웃음) 비하인드가 워낙 많아서 뭘 남겨볼까요. 음… 저희 집에서 작업실까지 걸어가면 3-40분 정도 걸리는데요. 믹싱 수정할 때 그 출퇴근 길을 걸으며 많이 들었어요. 새벽에 일부러 걸으며 듣기도 했고요. 당연히 정갈한 환경에서도 모니터링을 하지만 그것에 육체적, 정신적 한계가 왔을때 산책하며 믹스를 들으면 의외로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어떻게든 요리조리 다양하게 보려 했어요. 러프해서 예쁜 부분은 남기고, 닦아야 하는 부분은 닦고 또 닦으면서 마감했어요.

Q&A

  • 마감은… 지켜야죠. (웃음)

    그렇죠. 프리랜서들만이 아는 그것. (웃음) 여튼 뮤지션으로서 반, 음악 노동자로서 반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뮤지션 김사월은 무대에서 분장한 모습이고, 저는 사장이자 직원이니까 노동자였고요. 하루는 예쁘게 무대를 하고 사랑 받고, 대부분의 날은 업무처럼 음악 일을 하고 있어요. 아! 김사월 운영자라는 표현이 더 맞겠네요. 인터넷 카페를 관리하듯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으니까요.

Q&A

  • 그럼 5집에서는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으세요?

    엊그제 4집이 나왔는데 벌써 (웃음) 와, 막막할 수 있겠어요. 구체적인 건 모르겠고 이번에 이만큼 공을 들였으니, 다음 앨범까지 준비할 기간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모은 돈도 다 썼고요. 자체 제작 앨범이니까요. 근데 한국에 5집까지 발표한 싱어송라이터가 많지 않잖아요? 이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저도 김사월 운영자로서 김사월의 5집이 보고 싶을 것 같네요.

Q&A

  • 지금 표정이 되게 싱글벙글하는데요? 작업할 생각에 웃다니.

    (웃음) 기본적으로는 행복하지만 작업은 괴롭고 힘들죠. 그런데 만들고 나서 기쁨이 너무 커요. 저희 엄마도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떻게 '노래'라는 걸 만드냐고.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인간이, 제가 어떻게 노래를 만드는지. 어떤 목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사실 노래를 만드는 일은 정말 즐거운 놀이에요. 그래서 노래를 계속 만들 수 있다는 건 되게 감사하고 신비로운 일이에요.

Q&A

  • 긴 시간 인터뷰 감사합니다. 여러 고민을 담아 발표한 [디폴트]는 특히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면 좋을까요?

    음… 11번 트랙 제목이 '눈과 비가 섞여 내리는 밤'인데요, 같은 물인데 온도에 따라 눈이 되기도 하고 비가 되기도 하잖아요. 우리의 삶은 구별하기 어려운 것들 투성이고, 이상한 오늘들이 섞여 있는 것 같아요. 그 애매함을 느끼는 외로운 사람들이 듣는다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저 같은 사람이요. 만약 제 앨범을 듣고 좋으셨다면, 저와 비슷한 사람이겠죠.

Q&A

  • 마지막 질문이에요. 새삼스럽지만 다시 자기소개를 해볼까요?

    저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입니다. 제가 부를 노래를 쓰고, 편곡하고, 그것을 발표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가끔 저의 쓰임이 있는 곳에 가기도 하고요. 그리고 김사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리 : 변고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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