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꼭대기에서 고독히 노래하는 시인, Taylor Swift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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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꼭대기에서 고독히 노래하는 시인, Taylor Swift의 컴백

2024.04.19
Special

세계의 꼭대기에서 고독히 노래하는 시인, Taylor Swift의 컴백

대중음악 역사에 우뚝 선 Taylor Swift

타임지는 2023년 Taylor Swift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음악가가 타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은 최초의 기록이다. 주요 이유를 발췌하여 소개한다. '문화적, 비평적, 상업적으로 Taylor가 이룬 업적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그는 세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Taylor는 분열된 세상에 남은 마지막 단일 문화다.' 더할 나위 없이 정확한 표현이다. Taylor Swift는 대중음악 시장에서 전무후무한 위상과 권력을 누리는 음악가다. 광대한 대중음악의 밤하늘에 빛나는 별은 무수히 많지만, Taylor Swift만큼 확고한 자기 결정권을 바탕으로 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역까지 오른 이들은 많지 않다.

위에 서술한 대로 Taylor Swift의 업적과 기록을 소개하려면 지면을 넘어 논문 한 편으로도 부족하다. 그러니 가장 최근의 소식으로만 그의 어마어마한 위상을 간접 체험해 보자. 우선 바이닐 예약 판매만으로도 100만 장을 기록하며 마이클 잭슨의 [Bad] 이후 최고 기록을 달성할 것이 확실한 앨범 판매량은 월드 와이드 2억 장이다. 빌보드 HOT 100 차트 톱 텐을 [Midnights] 앨범 한 장으로 채워버린 그의 빌보드 기록은 어떨까. 2008년 [Fearless] 이후 빌보드 200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으며, 빌보드 HOT 100 차트에 여성 아티스트로는 최다인 232곡을 올림과 동시에 11곡의 넘버원과 9곡의 2위 곡을 올렸다. '그래미의 딸'이라 불릴 정도로 시상식에서도 사랑받는 음악가다. 제66회 그래미 어워드에서의 수상으로 Taylor Swift는 통산 14개의 그래미 트로피와 52번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웠다. [Midnights]로 그래미 최고의 영예라 손꼽히는 '올해의 앨범' 부문 네 번째 수상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사상 Taylor Swift만이 유일하다.

©2023 TAS Rights Management LLC © 2024 Disney and its related entities.

Taylor Swift가 문화면을 넘어 경제, 사회 면까지 진출하게 된 '디 에라스 투어'와 함께 Taylor의 공연을 살펴보자. 이미 2009년 통산 첫 투어 '피어리스 투어' 때부터 미국 사회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Taylor는 세계 순회공연마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Taylor Swift의 경력을 결산하는 총 151회 거대 프로젝트 '디 에라스 투어'는 현재 절반도 지나지 않은 60회 공연만으로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인 총 1조 3,7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1조 원 이상의 이익을 거둔 투어는 없었다. 투어의 오프닝 곡 'Cruel Summer'가 스위프티들의 지지에 힘입어 발매 4년 만에 빌보드 HOT 100 정상을 밟는 진기록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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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에라스 투어'가 불러온 사회현상만 열거해도 끝이 없다. 티켓 판매와 동시에 티켓 서버가 마비되며 거래 플랫폼 티켓마스터는 거센 비판을 받음과 동시에 미국 의회 청문회까지 불려 나갔다. Taylor Swift가 가는 도시마다 거대한 경제 부흥이 일어나는 현상에 경제 매체와 학자들은 '테일러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Taylor Swift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는 지역명을 Taylor Swift 관련 이름으로 임시 변경하거나 특별 행사를 진행하고, 충성스러운 Taylor Swift의 팬덤 스위프티(Switfties)는 전세기를 타고 공연이 열리는 도시로 향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 이는 미국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싱가포르는 Taylor Swift의 공연을 보러 찾아온 외국인들로 인해 2024년 1분기 GDP가 2.9% 상승했다. 전 세계 정치인들이 '디 에라스 투어'의 일원이 되고자 음악가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Taylor Swift의 '행차'에 모두가 감격하고 있다.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 리모델링으로 마땅한 공연장이 없어 끝내 한국에 오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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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TAS Rights Management LLC © 2024 Disney and its related entities.

스위프티들의 열광적인 성원은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Taylor Swift: 디 에라스 투어'마저 흥행시켰다. 티켓 사전 판매 첫날부터 2,600만 달러 판매량을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 징조를 보인 이 작품은 월드 박스오피스 2억 6천만 불 이상 이익을 거두며,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을 제친 역대 공연 실황 영화 흥행 1위 기록을 세웠다. 디 에라스 투어에 다녀왔든 다녀오지 않았든, 수많은 스위프티들이 영화관을 찾아 어깨동무를 하고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르는 소셜 미디어 영상이 셀 수 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업로드되어 누군가의 알고리즘을 장악하고 있다. 영화를 상영한 디즈니 플러스 측에 의하면 'Taylor Swift: 디 에라스 투어 (Taylor스 버전)'은 공개 후 3일간 글로벌 460만 뷰, 시청 시간 1,620만 시간을 달성하며 디즈니 플러스 역대 최고의 음악 영화로 등극했다고 한다. 지난해 주말 제한 상영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결정적으로 한국행이 끝내 무산된 슈퍼스타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라도, 압도적인 스위프티들과 3시간 이상 열창하는 Taylor Swift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시청해야 하는 작품이다.

이유 있는 대중음악의 시인

오늘날 Taylor Swift가 전무후무한 팝스타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데뷔와 동시에 실력을 갈고닦아온 뛰어난 이야기꾼인 덕분이다. 팝 산업의 제작 공정과 음악에서의 의사결정권에서 Taylor가 완벽히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바탕이다. 컨트리 요정으로 데뷔한 십 대 시절 그가 발표한 'Love Story', 'You Belong With Me', 'Mine' 등은 치기 어리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메시지로 전 세계 틴에이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Taylor는 2000년대 중후반 문화 아이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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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ylor Swift는 호기심 많은 소녀로부터 세상을 알아가는 젊은 여성, 혼란과 고통을 거쳐 단단한 자아를 구축해 왔다. 그는 음악에 삶을 투영하여 노래로 말하고 앨범으로 시대를 대변한다. 다양한 장르를 채택하며 변화를 선언한 [Red]는 그의 작사 능력이 만개한 작품이다. 진솔한 감정을 파악하여 이를 데모로 만들고 이야기를 쌓아나가며 음악을 완성한 이 작품에는 스위프티의 심금을 울리는 'All Too Well'과 20대 Taylor의 시작을 알린 '22', Ed Sheeran과의 듀엣 'Everything Has Changed'가 수록되어 있다. 이후 Taylor Swift의 다재다능한 언어 활용은 [1989]와 [Lover] 같은 친근한 팝 앨범에서도, 독기로 가득했던 [reputation]에서도 서로 다른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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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Taylor를 다시 한번 시인으로 기억하게 된 작품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발표한 연작 [folklore]와 [evermore]다. 전 세계가 격리된 상황에서 Taylor는 다양한 영화와 문학 작품에서 접한 아이디어를 상상으로 구현하여 본인만의 고유한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고, 각각의 선명한 이미지에 서사를 부여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며 본인의 과거 경험과 감정을 녹였다. Taylor의 오랜 조력자 Jack Antonoff와 더불어 인디 록 신의 베테랑 밴드 The National의 기타리스트 Aaron Dessner가 참여하여 차분하고 낭만적인 어쿠스틱 포크 기반의 팝 음악을 만들어갔다. 빌보드 지와 인터뷰를 가진 Aaron Dessner의 평에 따르면 '아티스트들이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압박으로부터 자유의 문을 열어준 '안티 팝' 앨범'이었다. 의식의 흐름처럼 흐르는 노래와 이야기를 모아놓은 것'이라 소개한 [folklore]는 그 해 말 발표된 [evermore]와 함께 팬데믹 시기 전 세계 스트리밍 시장을 휩쓸며 Taylor Swift 열풍을 불렀다. 후에 밝혀진 내용이지만 Taylor Swift가 19세기 위대한 시인 Emily Dickinson의 먼 후손이고, [evermore]의 발표일이 Emily Dickinson의 생일과 동일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미국 사회를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모든 곡을 스스로 제어하는 Taylor Swift의 자기 결정권은 그가 'Taylor's Version'이라는 부제와 함께 과거 발매 작의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또한 음악 산업의 논리를 넘어 음악가에게 선택의 권리를 넓힐 수 있었던 것도 Taylor Swift가 시인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대중음악의 시인 Taylor Swift의 고유한 세계관과 작사관은 현재 Taylor에게서 영향을 받은 전 세계 10대~20대 싱어송라이터들에게서 보편적으로 감지된다. 가장 성공한 스위프티라는 평을 받는 Olivia Rodrigo의 열풍에서 많은 이들이 과거 Taylor의 감정을 발견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제 Taylor는 다시 한번 본능적인 창작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그 작품이 지금부터 소개할 4월 19일의 열한 번째 정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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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당한 시인 부서장을 자처하는 Taylor Swift의 새 앨범

제66회 그래미 어워드는 스위프티에게 최고의 하루였다. [Midnights] 앨범으로 그래미 최고의 영예로 손꼽히는 그래미 '올해의 앨범' 부문의 네 번째 트로피를 가져간 것도 엄청난 업적이었지만, 팬들은 앞서 '베스트 팝 보컬 앨범'을 수상하는 과정에서 Taylor Swift가 새 앨범 발표 소식을 알리는 순간에 더욱 환호했다. 이윽고 신속히 Taylor Swift의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된 앨범 제목은 상처 입은 시인 부서,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이었다. [Midnights] 앨범 발표 후 제작하여 투어 동안 완성한 앨범은 총 열여섯 곡으로, 모든 보너스 트랙을 포함한 바이닐까지 포함하면 총 스무 곡이 수록되었다.

Taylor Swift는 [folklore]의 수록곡 'the lakes'를 통해 그의 세계에 고통받고 음울한 시인을 등장시킨 바 있다. 세상의 풍파와 모진 시선, 개인적인 고통을 잔잔한 한 편의 산문시로 풀어낸 이 곡은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를 예고하는 음악으로 현재 다시 주목받고 있다. Taylor는 앨범 손 편지에 스스로를 시인 부서의 부서장(Chairman), 공식 인스타그램 홍보 계정 소개 글에는 인턴(Intern)이라 소개하며 한 편의 콘셉트 앨범을 예고하고 있다. Taylor Swift는 이 앨범을 분주한 투어 과정에도 '반드시 만들어야 했던 작품'이며, 작곡이 얼마나 자기 삶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던 계기라 소개했다.

갑작스러운 앨범 발표 소식에 자연히 Taylor Swift가 어떤 새로운 음악을 들고나올지에 대한 궁금증 또한 크다. 시인 콘셉트에 맞춰 [folklore]와 [evermore] 같은 포크와 인디 성향의 어쿠스틱 음악이라는 주장,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 눈이 드러나지 않는 Taylor Swift의 앨범 커버 이미지에서 [1989]와 같은 신스팝으로 채운 앨범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맞서고 있다. 참여진도 힌트가 될 수 있다. 2016년 [reputation]의 'endgame' 이후 처음으로 Taylor Swift의 음악에 참여하는 힙합 아티스트 Post Malone,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는 파워 팝 싱어송라이터 Florence + The Machine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Post Malone의 경우 지난 정규 앨범 [Austin]과 더불어 록과 컨트리 장르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는 아티스트고, Florence + The Machine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선명한 음악 세계를 구축한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에서 어느 것도 단정 지을 수는 없다.

4월 5일 Taylor Swift가 앨범의 가사를 활용하여 직접 제작한 플레이리스트는 일종의 힌트다. 빌보드 지는 새 앨범이 '죽음의 5단계'로 유명한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의 감정선을 따라간다는 팬들의 추측을 보도한 바 있다. 과연 Taylor Swift가 그리는 '고문당한 시인'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어떤 이야기와 선율을 상처 입은 마음에 품고 있을까. 세계의 꼭대기에서 고독을 노래하려 하는 음유시인이 입술을 떼려 하는 이 순간, 모두가 숨을 죽이고 있다.

김도헌 (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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