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아티스트: 옥상달빛

트랙제로

이달의 아티스트: 옥상달빛

2024.05.02
Special

이달의 아티스트: 옥상달빛

숨은 명곡, 세상은 모른다. 트랙제로는 안다.
Story

이달의 아티스트: 옥상달빛

옥상달빛을 처음 만난 건 홍대 어느 카페였습니다. 다른 촬영 중이었는데, 녹화가 끝나자마자 감사하게도 CD를 건네주더라고요. 2010년 발표한 [옥탑라됴]였습니다. 아마 두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시 옥상달빛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로부터 14년 후, 다시 홍대에서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때처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나이처럼 진중한 모습이었습니다. 새 앨범 [40]으로 돌아온 옥상달빛의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Q&A

  • 먼저 멜론 '트랙제로' 구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세진: 안녕하세요, 옥상달빛 박세진입니다.

    윤주: 안녕하세요, 옥달 김윤주입니다. 사실 강아솔 씨가 스테이션을 진행하고 있어서, '트랙제로'에 대해 알고 있었거든요. 이상순 선배님이 참여하기도 했고, 지금 '트랙제로'와 함께하고 있는 하림 선배님이나 벨로주 대표님 모두 아는 분들이어서, 더욱 반갑습니다.

Q&A

  •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새삼스럽지만 자기소개를 해볼까요? 여러분은 누구신가요?

    윤주: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음… 올해 마흔 살이고, INFJ입니다. 요즘에 운동하는 게 취미이고요. 곡을 쓰고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세진: 저도 마흔 살, 동갑내기고요. 요즘 하는 게 많이 없는데. (웃음) 약간 풀어져서 살고 있는 박세진입니다. 큰 스케줄이 몇 개 끝나고 나니 그렇게 되네요.

Q&A

  • 마흔 살을 맞이한 두 분, 드디어 새 앨범이 나왔습니다. [40]. 일단 뭐라고 읽으면 좋을까요?

    윤주: '사십'이요.

    세진: '마흔'은 나이가 좀 많아 보이기도 하고 (웃음) 너무 나이만 세는 단위 것 같아서, '사십'이라 읽고 있습니다.

Q&A

  • 그렇다면 앨범 [사십]의 자유로운 소개 부탁드릴게요.

    윤주: 마흔 살을 앞두고 있다 보니, 어떤 주제를 정하기도 전에 나이에 대한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그걸 중심으로 정리가 되었어요. 지금 저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에 대한 것이 담긴 앨범이에요.

    세진: 앨범명을 정하고 작업을 시작한 게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윤주가 [40]을 제안했을 때 괜찮으면서도 굳이 이 나이를 알릴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근데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제목이더라고요. 담백하게 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결심하게 됐습니다. 여튼 의미가 있는 나이니까요.

Q&A

  • 수록곡들의 제목과 가사를 키워드로 두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 볼게요. 첫 트랙의 제목은 '옥탑라됴6'입니다. 마흔 살에 관한 대화가 담긴 인트로였죠?

    세진 : 네,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일단 이 나이가 되니까 체력이 확실히 떨어지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만 40세가 되려고 할 때, 디스크가 터지면서 거의 요양을 하게 되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슬픈 일이었지만, 이 시기를 기점으로 더 건강해지라는 신호가 아닐까 싶었어요.

Q&A

  • 마흔 살을 앞둔 사람들의 경각심을 깨우는 이야기군요.

    윤주: 변화의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무조건 관리는 해야 해요! 체력이 됐든, 피부가 됐든, 마음가짐이 됐든요. 어제 저보다 한 살 많은 언니를 만났는데 휴대폰을 멀리 보더라고요. 차라리 글씨 크기를 키우라고 말했죠. (웃음) 비타민 D를 꼭 드십시오.

    세진: 눈을 보호하는 블루 스크린이라든지요.

    윤주: 나는 별 도움이 안 되던데? 비타민D를 꼭 드십시오. (웃음)

Q&A

  • 방금 '마음가짐' 이야기를 했는데, 1월 1일에 마흔 살이 됐을 때 마음가짐은 어땠나요?

    세진: 저는 1월 1일에 한국에 없었거든요. 미국에 여행 중이었는데, 해돋이를 보러 갔어요. 거긴 한국보다 14시간 전에 해가 뜨잖아요. 보면서 생각을 했죠. '아, 인생을 크게 봤을 때 빨리 가고 늦게 가는 게 전전긍긍할 일은 아니구나.' 그런 마음으로 올해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풀어져서 살고 있나? (웃음)

    윤주: 만 나이가 개정되면서, 마흔 살을 두 번 맞이했거든요. 작년에는 '말로만 듣던 사십이구나!' 싶었어요.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아닌 딱 이상한 기분. 그때 곡을 많이 썼는데 올해는 한 번 겪고 나니 별생각은 없더라고요.

Q&A

  • 이건 항상 궁금했던 건데, '옥탑라됴' 대본을 쓰는 건가요?

    윤주: 에이, 그걸 어떻게 써요.

    세진: 즉석으로 나오는 이야기예요. 늘 그런 식으로 수다를 떨다 보니까 자연스러운 대화들인데, 예전 '옥탑라됴'가 다음 곡을 설명하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앨범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윤주: 다음 곡 '자기소개' 앞에 판을 까는 역할이죠. 복선, 떡밥!

Q&A

  • 이것도 복선일까요? '옥탑라됴6'에서 '우리 잘되지 않을까?'란 말이 등장하더라고요. 음악가로서의 목표에 관한 이야기인가요?

    세진: 일단 더 잘되는 걸 원합니다. (웃음)

    윤주: 아직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저희는 중년 가수가 되었잖아요. 근데 음악하는 사람은 계속 나오고, '위로'의 이야기를 쓰는 사람도 많아졌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옥상달빛이 항상 핫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꾸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더 넓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우리가 열심히 만든 앨범이니까요!

Q&A

  • 열심히 만든 앨범의 피지컬을 손에 쥐었을 때는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세진: 너무 예쁘다. 나 같으면 앨범 산다! (웃음)

    윤주: 그렇지, '예쁘다'였어.

    세진: 그냥 봐도 예쁘고, 형광을 벗겨도 예쁘고.

    윤주: 앨범 자체를 너무 오랜만에 만져보기도 했고요. 요즘 앨범을 굿즈처럼 갖고 계신 분들도 많은데 이 가사지를 보면서 들어주시면 좋겠다, 앨범에 이런 사람들이 참여했구나 알아보시면 고맙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진: 사실 업자 아니면 앨범 속지는 잘 안 보죠. (웃음)

Q&A

  • CD를 듣는 거는요? 이건 음악인들마다 다르긴 하더라고요. 앨범이 나오자마자 봉인하는 사람이 있고, 하루 종일 틀어 놓는 사람도 있고요.

    세진: 오랫동안 믹싱을 하면서 토씨 하나하나까지 바꾸다 보니 질려서 못 듣는 게 아닐까요. 저희도 그럴 때가 있었고요. 이번 앨범은 몇 번 통으로 틀어놨었어요.

    윤주: 예전에는 부족한 것이 잘 들려서 사실 앨범을 잘 안 들었어요. 근데 이번에는 곡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이가 들수록 창작의 어려움이 생기거든요. 점점 감정에 무던해지니까. 그래서 [40]을 기특한 마음에 듣게 되더라고요.

Q&A

  • 기특한 두 번째 트랙으로 넘어가 볼게요. 곡 '자기소개'에서는 이런 가사가 등장합니다. '수고했다 말한다고 지겨워 말아요'. 나를 챙기기도 힘든 시대인데 옥상달빛은 계속 '수고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세진: 우리 진짜 상 줘야 해.

    윤주: 그건 맞는 말 같고요. (웃음) '수고했다'는 말이 참 뻔한데 잘 들리지 않아요. 듣고 싶을 때 잘 못 듣는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네요. 그래서 책임감이 생겼달까요? 근데 요즘 20대는 좀 다르더라고요.

    세진: 뭐가 달라?

    윤주: 나에 대한 관심은 많아졌지만, 긴 시간의 오프라인 만남이 이뤄지지 않더라고. 그런 의미에서 타인에게 들었을 때 감동적인 말을 더 꾸준히 하고 싶어요. 근데 이건 저를 위한 일이기도 해요. 좋은 말을 했을 때,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Q&A

  • 노래를 만들거나 부를 때 말고, 음악인 OFF 모드에서는 어떤가요? 평소에도 남을 잘 챙기는 성격인가요?

    매니저: (따봉)

    세진: 기질적인 게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 주변 사람들을 챙겨요. 반면 윤주는 전방위적으로 챙기기 바빴죠. '이러다 정치를 하려는 건가' 생각도 했어요.

    윤주: 힘에 부치더라고요.

    세진: 그래, 마더 테레사도 아니고 자기 멘탈을 깎아먹으면서까지 할 수는 없지. 결국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가 좁아지기 마련이니까요.

    윤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위주로 신경을 쓰고 있는 편입니다.

Q&A

  • 반대로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싶을 때는요? 3번 트랙 '다이빙'의 화자처럼 불안한 마음이 드는 순간이라든지요.

    세진: 직업상 불안을 드러내기 쉽지 않아요. 라디오 DJ를 오래 하기도 했고요. 안정적인 진행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내면의 불안이 가사로 나오는 것 같아요. 굳이 그 감정을 말로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요.

    윤주: 왜 불안이 없겠어요. 너무 좁디좁고, 예민한 점도 많죠. 그래서 더 불안하고 뾰족하기도 하고요. 불안한 감정은 누구든지 있을 텐데, 음악으로 풀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에요. 그리고 이번 앨범을 내고 나서 더욱 감사했던 건, 이런 부분을 저희와 비슷한 또래들이 많이 공감해 주셨다는 거예요. '얘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반가워하시더라고요.

Q&A

  • 그럼 이번 앨범에서 가장 '수고'한 트랙은 무엇인가요?

    세진: 윤주가 수고를 많이 했어요. '약속할게 난 죽지 않아'라는 노래 때문에 고생했죠.

    윤주: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세진: 디렉팅을 같이 봤는데 정말 고민하고 고민해서 만든 트랙이에요.

    윤주: 노래가 많이 어려웠어요. 가사는 다운이 되는데 미디엄 템포라 어떤 감정으로 불러야 할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좀 아쉽죠. 당연히 아쉬운데 라이브를 더 잘해보겠습니다!

Q&A

  • 이제 4번 트랙인데요. '드웨인 존슨'은 그 드웨인 존슨인가요?

    세진: 네, 프로레슬러 드웨인 존슨 맞아요. 강하다는 건 뭘까 생각하다가 문득 그의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그렇다면 강한 건 근육질인가? 그게 다는 아닐 것 같은데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강하다는 건 결국 그 관념에서 자유로워지는 거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생각의 흐름대로 만든 곡입니다.

Q&A

  • 두 분은 강한가요?

    윤주: 전 너무 약해요.

    세진: 어떡해!

    윤주: (웃음)

    세진: 제가 보기에 윤주는 약한 사람은 절대 아니에요.

    윤주: 제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약해요.

    세진: 그게 뭐죠?

    윤주: 요즘은 거절을 해야 하는 것들? 그 상황이 무서워서…

    세진: 아하하, 대표가 뭘 이렇게 무서워 해!

    윤주: 인간관계에 있어 약한 점이 있어요.

    세진: 칼같이 해. 근데 그러면 인간미가 없나.

    윤주: 인간미 없어져야지. (웃음)

    세진: 약하다는 것도 인간의 매력적인 부분이지 않나? 아무튼 저는 제가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딱히 안 해왔는데요. 근데 처음으로 강하고 싶을 때가 오니까 내가 돈이 많았더라면, 내가 유명했더라면 별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강함에 대한 요소를 찾았고 '드웨인 존슨'을 썼죠. 강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잘 모르겠어요. 문제적 상황이 오면 좀 더 알 것 같아요. 그런 폭풍이 온다면 더 강해지고 싶겠죠.

Q&A

  • '드웨인 존슨'까지는 외견상 밝은 음악들이에요. 사운드적으로. 그러다가 '약속할게 난 죽지 않아'라는 곡이 나오더라고요.

    윤주: '죽음'은 제게 떼어 놓을 수 없는 주제인데요. 제목은 이어령 씨의 책을 보고 위로가 되어 적어 둔 문장이에요. 제가 이런 말을 듣고 싶었더라고요. 그리고 무겁지만 이런 말을 원하는 누군가 있지 않을까 싶었고요. 죽음에 대해 가까이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으니까요. 실제로 이 말을 듣고 싶었다는 댓글들을 봤어요. 우리는 결국 벗어날 수 없는 불안인 것 같아요.

Q&A

  • 답변 감사합니다. 이쯤에서 사운드 프로덕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밴드 편곡이 계속 이어지더라고요.

    세진: 그간 직접 편곡을 하면서 만든 곡도 많지만, 이번 앨범은 새로운 방향을 찾고 싶었어요. 몇몇의 편곡자들을 찾았고, 최종 5명의 편곡자들이 곡마다 옷을 잘 입혀줬어요. 너무 채색이 잘 나온 것 같아 기쁩니다.

    윤주: 곡마다 디렉팅 사항이 달랐는데 예를 들어 '다이빙'의 경우 가장 무거운 가사였지만 가장 밝게 편곡을 요청했고요. 공연을 할 때마다 함께하는 멤버들이 있는데 그들의 밴드 사운드를 살리고 싶었어요. '약속할게 난 죽지 않아'는 윤석철 씨가 편곡했는데 첫 가이드와 가장 다르게 나온 노래예요.

Q&A

  • 계속 마흔의 마음이 나올 줄 알았는데, 다음 트랙에서 '서른'이 등장합니다.

    세진: 이 노래를 쓸 당시에 30대 여자 회사원이 떠올랐어요. 그냥. 아마 OST 작업을 하던 중이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요. 설정은 30대 초반, 나이로 봤을 때 대리급이에요. 앞구르기를 하고 뒤구르기를 하고 봐도 어른이죠. 근데 30대의 저는 20대와 정신 연령이 비슷했던 것 같거든요. 반면 주어진 짐은 꽤나 무거웠죠. 모든 30대 초반이 그렇지 않을까요. 난 아직 어린데, 모르는 것투성이인데 어른스러움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 저의 30대 초반과 많은 이들의 고민을 담아, 한 명의 화자를 만들었던 노래예요.

Q&A

  • 30대 시절 이야기를 했는데, 마흔이 되니 달라지긴 했나요? 현실적인 부분이라든지요.

    세진: 일단 차이가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웃음) 30대는 괴로운 시절이었고, 사랑도 일도 뜻대로 되는 것도 많이 없었어요. 꿈을 찾아가는 것도 아니고, 혼돈 속에 있었던 것 같고요. 기분도 왔다갔다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는 훨씬 안정적이죠. 소위 짬이 차서 일희일비하지는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고, 경제적으로 나아졌을 수도 있고요. 비교적 안정적인 40세를 맞이한 게 차이라면 차이인 것 같아요.

    윤주: 40대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들이 편안함을 주는 것 같아요. 반면 여전히 할 말이 많고, 재밌는 것도 비슷하고, 이렇게 오래된 친구가 있다는 것도 너무 좋고요.

    세진: 계속하면 좋겠는데… 산울림을 이기고 싶어.

    윤주: 이 이야기를 예전부터 하더라고요.

    세진: 각자의 삶이 바뀔 수도 있지만 바람은 그래요.

    윤주: 맞아요. 자주는 모르겠지만 1년에 한 번이더라도 앨범을 낼 수 있고, 공연을 할 수도 있고요. 천천히 오래가고 싶어요. 저희 팀은 그럴 것 같아요. 그때그때 느끼는 것들을 쓰는 팀이니까 40대 중반 다를 거고, 50대 되면 또 다르겠죠. 그것이 시간에 따라 쌓일 테고요. 음악을 만드는 능력이 계속된다면 하고 싶어요.

Q&A

  • 다음 곡 '광고'에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정말 행복할까?' 선문답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종종 우울하고 불안하고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주: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도 그렇고요. 내가 갖고 있고, 받은 모든 것들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불평불만이 생기잖아요. 그래서 행복하지 못한 것 같아요. 나를 떠나지 않은 사람도 있고, 시간이 쌓이면서 얻어지는 것들도 있는데 감사함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행복할 수 있는데 말이죠.

    세진: 안분지족(安分知足 : 편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을 앎).

    윤주: 잘 안 되긴 해요.

    세진: 눈에 띄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저도 오기 전에 SNS 한 시간은 보고 왔거든요. (웃음)

Q&A

  • 10번 트랙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를 들으면서는 궁금했어요. 곡의 화자는 혼자 있길 원하는 걸까요?

    윤주: 그냥 그런 날 있잖아요. 평소에 잘 울지 않는데, 잘 울게 되는 날. 내가 왜 슬픈지 왜 이렇게 터졌는지 모른 척 해줬으면 하는 순간의 노래예요. 내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수 있게 말이죠. 저도 '왜 그래? 뭐야 뭐야?'가 되게 심한 편인데, 누군가가 울었을 때 모른 척 넘어가주면 좋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진: 윤주 성격 같은 곡이죠.

Q&A

  • 그럼 만약 두 분의 눈앞에, 우울하고 불안하고 행복하지 않다는 완벽한 타인이 있어요. 무슨 말을 할 것 같나요?

    윤주: 긴 이야기를 원한다면 '다 지나간다'고 하고 싶어요. 무책임한 말일 수 있지만 정말로 지나가니까요. 얼마 전에도 누군가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다 지나가고 그 시간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요. 그게 위로가 되었을지 모르겠지만요. 상대가 듣기 싫다면 말을 안 하고 싶어요.

    세진: 저는 아마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야기하지 않을까요. T 성향이라 진짜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해결 중심의 이야기를 할 것 같아요. 이런 방법은 어떻겠니,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요.

Q&A

  • 두 분의 성향이 달라서 잘 맞나 봅니다. 하지만 오래 음악을 하다 보면 고민이 있을 법도 해요. 음악적인 시도를 하는 옥상달빛과, 대중이 원하는 옥상달빛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앞서 이야기한 '혼잣말'이란 곡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세진: '혼잣말'은 정말 고민스러운 곡 중 하나였고요. 근데 잘 넣은 것 같아요.

    윤주: 음악적 스타일이 다르기도 하고, 내용상으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꼭 이 노래가 아니더라도 고민은 많았어요. 일단 세진이 좋아하는 음악이 따로 있고,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따로 있으니까요. 근데 그 교집합이 옥상달빛이에요. 각자 좋아하는 음악은 또 각자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윤석철 X 세진이 계속 같이 음악을 내면 좋겠어요.

    세진: 감사합니다. (웃음)

Q&A

  • 저도 긴 시간 인터뷰 감사합니다. 간략하게나마 트랙들을 쭉 훑어봤는데요. 돌이켜 봤을 때 [40]은 만족스럽나요? 결과적으로?

    세진: 결과는 아직 모르겠어요. 피드백이 피부에 와닿는 것 같지는 않아요. 개인적인 만족감은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잘했다'입니다. 그리고 앨범을 들으신 분들이 [40]을 많이 아껴준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윤주: 맞아요.

    세진: 근데 댓글로 고맙다는 이야기가 많던데, 뭐가 고맙습니까! 저희가 고맙지. (웃음) 앞으로 꾸준히 잘 밀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동력을 갖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윤주: 앨범은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세진이 말대로 고맙다는 반응을 많이 보고 있어요. 공연장에서 우는 분들이 그렇게나 많더라.

    세진: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

    윤주: 울고 나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면 다행입니다. 잘 홍보하고 싶고, 잘 알리고 싶은 앨범이에요.

Q&A

  • '트랙제로' 전문위원 회의 때 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옥상달빛은 좀 더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팀이다.'

    세진: 저희 저평가 우량주. (웃음)

    윤주: 그런 이야기 정말 많이 들어요.

    세진: 우리가 어떻게 보이고 있는 걸까?

    윤주: 그러게.

    세진: 아무래도 옥상달빛의 대표곡들이 밝고 착하다 보니까 그런 팀으로'만' 아는 분들이 많긴 하죠. 이번 [40]이 그래서 다행이에요. 우울한 이야기들이지만, 편곡으로 옷을 바꿔 입어서 괜찮게 들리기도 하고요. 재평가라는 말을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칭찬으로 듣고 있습니다.

Q&A

  • 다시 1번 트랙으로 돌아가 볼까요? '우리 잘되지 않을까?' 자문했던 옥상달빛은 50, 60, 70에 어떤 모습일까요?

    세진: 음… 다음 정규 앨범이 10년 만에 발표되는 것이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때그때 담아내고 싶은 이야기가 꾸준히 많으면 좋겠어요.

    윤주: 저는 급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무게감 있게, 천천히 가도 좋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필요한 이야기더라고요. 10년 만에 정규 앨범이 나왔지만, 앞으로도 걸어야 하는 일을 조급하지 않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50이 되어 있고, 60이 되어 있겠죠. 그때까지 해체를 안 한 유일한 팀이라는 자랑거리가 있으면 좋겠고요.

    세진: 기네스북에 도전하자. 작업할 수 있는 요양원을 알아봐야겠다. (웃음)

Q&A

  • 생각보다 [60]도 금방 찾아오지 않을까요?

    세진: 일단 나이를 먹으면 되지 않을까? 그건 자신 있지!

    윤주: (웃음)

Q&A

  • 얼마 전에 85세 DJ 할머니를 본 적이 있어요. 일본 신주쿠에서 활동하시더라고요.

    세진: 우리도 더 노력해야 해. 데이비드 호크니가 붓으로 유화를 그리다가 컴퓨터로 툴을 바꿨잖아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윤주: 일단 건강해야겠네요. (웃음)

(인터뷰/정리 : 변고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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