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마주한 천재의 음악, 백건우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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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마주한 천재의 음악, 백건우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2024.05.14
Special

비로소 마주한 천재의 음악, 백건우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작품은 언제나 연주자를 난처하게 만듭니다. 이 작곡가의 작품은 이를테면 자동차 백미러에 부착된 문구인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음악이 실제 들리는 것보다 연주하기 어려운 것이죠.

모차르트의 신비라고 해야 할까요? 프란츠 리스트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처럼 겉으로 보기에 대단한 기술을 요구하면 충분히 납득하겠으나 모차르트의 작품은 악보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으며, 실제 구현되는 사운드 또한 전혀 어렵지 않게 들립니다. 하지만 해보고서야 마주하는 난처함 때문에 연주자들은 모차르트라는 작곡가 앞에서 언제나 말 못 할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아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음악이 '왜' 어려운지, 그 '왜?'에 대답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어른에게는 모차르트가 어렵지만

이미 오래전에는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Artur Schnabel)이, 그리고 최근에는 비킹구르 올라프손(Víkingur Ólafsson)이 모차르트의 작품 연주가 쉽지 않음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쩌면 모차르트의 작품은 언제나 간단명료하게 핵심에 다가가고자 하기에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합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사람은 군더더기가 많아지는 존재가 되니까요.

하지만 정말로 나이를 더 먹는다면 상황이 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려했던 시절을 지나, 내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다 선명하게 마주하게 되는 시절에 모차르트의 천진난만함을 다시금 만나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본다면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이제야 모차르트의 작품을 이해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일흔 후반을 지나고 있는 이 피아니스트는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모차르트의 피아노 작품집을 발매할 예정입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이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앨범 커버가 순식간에 시선을 사로잡는 앨범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1]을 아래서 만나보시죠.

모차르트의 여러 얼굴을 담다

언젠가 백건우는 한 음악가의 음악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주하는 작품뿐만 아니라 그 작곡가의 모든 작품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매된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1]의 선곡에서도 이 음악가의 변하지 않은 생각을 엿볼 수 있는데요. 잘 알려진 소나타부터, 거의 접할 일 없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이 음악가는 알차게 담은 작품들을 통해 모차르트라는 인물의 음악 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합니다.

앨범은 '환상'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꿈결 같은, 그러나 불안감을 안고 있는 '환상곡 K. 397'로 시작합니다. 라장조로 산뜻하게 전조되어 마무리되는 '환상곡' 이후에는 마치 같은 작품인 양 이어지는 '론도 라장조 K. 485'가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네요.

모차르트가 남긴 여러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도 단연 수작으로 손꼽히는 '피아노 소나타 12번 바장조 K. 332'는 모차르트의 여러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도 단연 수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에서나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의 2악장은 이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느릿느릿하게 흐르는 멜로디가 감상에 젖게 하는 '아다지오 나단조 K. 540'과 반짝이는 '지그 사장조 K. 574'는 모차르트의 숨은 명작입니다.

누가 이 작품에 '쉬운 소나타'라는 부제를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 K. 540'은 앞서 말한 모차르트 음악의 핵심, 군더더기 없는 음악만을 담아내고자 했던 모차르트 음악의 핵심이 담겨 있기에 쉽지 않은 작품입니다. 이를 어설프지 않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의 추억을 지금 이 자리에 불러와야 하지요.

이번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은 '프렐류드와 푸가 다장조 K. 394'입니다. 모차르트가 아닌 바흐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에 다소 놀라실 수도 있겠지만, 작품을 들었을 때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사운드는 영락없는 모차르트의 그것. 즉흥 연주 스타일로 화려하게 채워진 프렐류드를 통과하고 난 뒤 만나는 푸가에서는 신기하게도 바흐 같은 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보다 부드러운 점에서 바흐 푸가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모차르트라는 인물의 정서와 멀리 떨어져 있는 푸가가 이 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연주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마치 '모차르트에게는 이런 얼굴도 있다'라고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만약 그런 의도였다면 이 배치, 꽤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앨범에서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어떤 모차르트를 들려주게 될까요? 그 예사롭지 않음을 은근한 마음으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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