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나다운 음악을 위해, Jordan Rakei의 다섯 번째 앨범 [The Loop]

장르 인사이드

가장 나다운 음악을 위해, Jordan Rakei의 다섯 번째 앨범 [The Loop]

2024.06.18
Special

가장 나다운 음악을 위해, Jordan Rakei의 다섯 번째 앨범 [The Loop]

음악에 있어 '장르'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냐에 따라 각 음악만의 고유한 양식과 색채가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재즈를 들으며 재즈라고 느끼고, 록을 들으며 록이라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그 음악이 해당 장르의 특성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르를 사람으로 비유하면 각 개인마다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물론 장르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고, 그 인간은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음악에 녹여내기 때문이죠. 특히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음악을 접하게 됩니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음악가들이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만들어낼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죠. 가령, 케이팝 아이돌의 노래는 특정 음악 장르를 고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콘셉트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뒤섞여 있습니다.

뉴질랜드 출신의 뮤지션 Jordan Rakei는 이처럼 다양한 음악과 문화가 뒤섞이는 오늘날 음악씬을 대표할만한 예시입니다. 국내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Rakei를 찾아보면 대개 '알앤비&소울' 아티스트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듣는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정통 알앤비나 소울 음악과는 다소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소울, 알앤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어딘지 모르게 재즈의 색채가 풍겨 나기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사이키델릭'하고 '펑키'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선보이기도 하죠. 이처럼 Rakei의 음악에 댜앙한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는 것은 그가 위대한 전설들이 남긴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젊은 뮤지션이기 때문이죠.

최근 Rakei는 그의 다섯 번째 정규앨범 [The Loop]를 발표했습니다. 이 앨범을 작업할 즈음 Rakei에게는 소중한 아이가 태어났죠. 그리고 세상에 태어난 아이를 보며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스스로에게도 여전히 많은 경험과 배움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느꼈습니다. 말하자면 끊임없는 삶의 순환고리를 떠올린 것입니다. 이번 앨범의 제목이 [The Loop]가 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영국의 음악 매거진 'CLASH'는 이번 앨범은 '성장의 앨범이자 이해의 앨범'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Rakei는 [The Loop]에 대해 '자신이 성장 과정에서 수없이 들었던 음악을 만든 모든 뮤지션들에 대한 오마주'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런 Rakei의 말처럼 실제로 이번 앨범엔 Rakei가 크게 존경하는 스티비 원더를 비롯해 빌 위더스, 커티스 메이필드 등 수많은 뮤지션들의 영향력이 느껴지죠. 물론 이것이 단순히 옛 전설들의 음악을 답습해 비슷하게 따라 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음악적 경험에 개인의 아이디어와 색채를 더해 독특하고도 차별성 있는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냈죠.

만약 누군가 Jordan Rakei가 어떤 뮤지션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이 앨범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발표한 작업 모두 뛰어났지만, 특히나 이번 앨범은 음악적인 완성도는 물론 음악과 삶에 대한 Rakei의 깊은 사유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수작입니다. Rakei 스스로도 '자신이 만든 앨범 중 최고'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죠. [The Loop]는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떠오르는 첫 번째 트랙 'Flower'부터 진한 감성이 느껴지는 마지막 트랙 'A Little Life'까지 Rakei의 음악과 생각을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Rakei를 좋아했던 사람과 Rakei를 잘 몰랐던 사람들 모두 행복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앨범 [The Loop], 지금 바로 감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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