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그 다음 챕터를 향해. Celine D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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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그 다음 챕터를 향해. Celine Dion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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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 못하면 기어서라도. Celine Dion

팝 음악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라면, 최근 몇 년간 Celine Dion이 음악적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고 계실 겁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못'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2022년부터 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이라는 희귀병으로 투병 중에 있습니다. 이 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병자 전신의 근육 경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투병 사실을 밝히고, 회복에 전념하면서부터는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려온 그녀인데요. 하지만 2024년 그래미시상식 시상자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부터는 조금씩 다시 카메라 앞에 나서며 복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그녀의 다큐멘터리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이 엠: 셀린 디온'이라는 이름의 이 다큐멘터리는 아마존의 스트리밍 플랫폼,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미지 | '아이 엠: 셀린 디온' 오피셜 포스터

근본적인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이지만, Celine Dion은 자신이 짐작하는 이 희귀병의 원인으로 '약물 과다복용'을 꼽습니다. 최근 그녀는 N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오랜 시간 발륨(*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을 처방 받아 복용했다는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발륨은 주로 불면증과 공황, 불안장애 등을 치료할 때 쓰이는 진정 목적의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초기 20mg의 발륨을 처방 받다가, 나중에는 90mg까지 복용량을 늘렸다고 하는데요. 이 약물의 성인 복용량이 일반적으로 2~10mg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기준치 이상의 약물을 처방 받아온 것입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극복에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금은 상태의 호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모습만으로는 다시 마이크 앞에 설 날이 머지 않은 듯 보이는데요. 실제로 패션지 '보그'에서 그녀와 진행한 영상을 보면, 인터뷰 도중 가볍게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등 상당히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귀 의지를 보이는 눈빛에도 여전히 총기가 가득하고요.

알고 보면 팝 가수들 중 Celine Dion처럼 악바리인 사람도 없습니다.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 퀘벡 주 출신인 그녀는 1988년 유로비전 우승 때만 해도 영어를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영어강사를 옆에 두고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곧 1990년 영어앨범으로 자신의 정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월드투어를 돌 때는 각 국가의 언어를 배워 노래하며 현지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그녀가 남긴 다국적 언어의 노래들을 확인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확인된 것만 9개국어입니다.

스타에게 자주 따라 붙는 사생활 문제나 자기관리 부침도 없었습니다. 히트곡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팝 스타이지만, Celine Dion은 한 순간도 안주한 적이 없는 가수입니다.

노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완벽주의로 관리한 그녀의 보컬은 압도적인 수준을 넘어 경이로울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타이타닉 OST로 쓰여 감동을 전한 'My Heart Will Go On'이 데모 형태로 원테이크로 녹음됐다는 사실은 이제 팝 팬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노래에는 극강의 섬세함이 있습니다.

이미지 | '아이 엠: 셀린 디온' 예고편 캡처

병이 호전을 보이고 있는 지금, Celine Dion의 복귀 의지는 대단합니다. '아이 엠: 셀린 디온'의 예고편 영상을 보면 '관객이 너무나 그립다'며 눈물을 보이고, '걸을 수 없다면 기어서라도 무대로 가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이 발언의 주인공이 Celine Dion이기 때문입니다. 프로의 세계에서도 프로로 손꼽히고, '자기관리 끝판왕' 이미지까지 가진 그녀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반대로 무대에 서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우리에게 더 크게 전달되는 것만 같습니다.

그녀 삶의 동인은 다름 아닌 노래에 대한 열정입니다. Celine Dion이 지금 보여주는 분투 또한, 곧 또 다른 노래들로 귀결될 것을 믿습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그녀가 들려주는 기적의 라이브를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병마에 꺾이지 않는 디바, 그녀의 이름은 Celine D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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