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잡은 손에 흔들리는 계절을 꼭 쥐고. 프롬 (Fromm)의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비하인드 컷

마주 잡은 손에 흔들리는 계절을 꼭 쥐고. 프롬 (Fromm)의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2024.07.10
Special

마주 잡은 손에 흔들리는 계절을 꼭 쥐고. 프롬 (Fromm)의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Single

프롬 (Fromm)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새 EP 앨범 [Q.E.D] 발매를 앞두고 여름의 무더움과, 낮잠과 어쩐지 어지러운 오후에 어울리는 한 곡을 먼저 들려 드려요.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Story

Don't let this season, 프롬 (Fromm)의 영원한 계절들

'Don't let this season'
여러분의 계절에는 어떤 기억들로 채워져 있나요?
계절마다 떠오르는 기억 몇 가지를 추려보았어요.

#봄

창밖으로 들려오는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에 잠시나마 꽃구경을 하자 나섰던 날. 긴 겨울 끝에 찾아오는 봄은 누구에게나 뭉클한 계절. 나는 집 앞에서 봄을 잔뜩 주웠다.

#여름

햇살이 더 강렬해서일까 여름을 떠올리면 마요르카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바닥에 짙어지던 나무 그림자가 떠오른다. 한참을 살랑대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내 발이 여름에 닿아있구나 하고 느꼈던 오후. 그 여름의 색깔.

#가을

믹스를 하러 떠났던 제주도. 잠시 숨을 돌리려 들른 카페에서 아주 근사한 가을을 만났다. 포근한 가을 날씨란 축복 그 자체구나. 게다가 클리셰를 가득 담은 노을과 억새 조합이라니! 누군가 나의 가을을 위해 애써 연출한 것이 틀림없다.

#겨울

꽁꽁 얼어붙은 눈길 위로 프림이가 걸어 다니는 겨울. 털 속에 방울방울 뭉쳐지는 눈덩이를 떼어내는 게 어렵기는 해도 늘 프림이에게 보여주려 눈 구경을 한다. '이렇게 재미나고 신기한 게 세상이야!' 추위라면 질색이지만 새하얀 세상은 늘 유혹적이다. 끝끝내 모든 마음을 낮아지게 한다. 이 백색의 낭만.

Interview

싱어송라이터 프롬 (Fromm) 인터뷰

Q&A

  • 안녕하세요 프롬 (Fromm) 님! 오랜만의 싱글 앨범 발매 소식을 들려주셨네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근에는 이모저모 공연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서 아주 바쁘게 지냈어요. 물론 앨범 준비도 차근차근히 하고 있고요. 와중에 계절이 고이는 거리도 산책하고, 동네 좋아하는 공간들도 자주 다니면서 틈틈이 작은 행복도 채우고 있답니다.

Q&A

  • 앨범명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이 꽤 독특합니다. 앨범명에 대한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곡마다 다르긴 하지만 곡을 쓸 때 제목부터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반면에 이 곡은 정확한 단어 선택보다는 곡처럼 색감이나 무드가 더 강하게 떠올랐어요. 사실 그러면 문제가 어려워져요. (웃음)

    흘러가는 듯한 분위기의 곡인 만큼 딱 떨어지는 단어보다는 문장에 가까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곡의 가사 안에서 가장 오래 고일만한 가사 부분으로 제목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에는 '파고든'과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 두 개로 좁혀져 팬 채팅방에 투표를 부탁했어요. 지금 제목이 좀 더 많은 표를 받아 확정되었고요. '파고든'은 '파묘'가 생각난다는 한 팬분의 말이 떠오르네요.

Q&A

  • 작업 비하인드 중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제가 작업할 때 흔히 말하는 용어 중에 데모 병이라는 게 있어요. 처음 대강 끄적여 만들어 놓은 데모가 귀에 너무 익으면 다시 깨끗하게 녹음하고 악기 트랙을 새로 만들어도 성에 차지 않는 거죠. 그래서 결국 처음으로 모든 걸 되돌리는 그런 거지 같은 상황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번에도 그런 과정을 계속 거쳤습니다.

    보컬 녹음도 가장 편한 방식으로 하고 싶어서 제 작업실에서 녹음했는데요. 마음에 드는 마이크를 찾기 위해 다섯 번도 넘게 녹음을 한 것 같아요. 녹음을 위해 빌린 마이크는 결국 안 쓰게 됐고요. 믹싱을 할 때도 전반적으로 보컬 톤이 뚜렷하지 않았으면 해서 의도를 열심히 설명해 드렸는데 기사님이 100퍼센트 이해하시고 균형을 잘 잡아주셨어요.

Q&A

  • 프롬 (Fromm)이 생각하는 '영원'이란?

    눈뜨고 숨 쉬고 말하는 살아있다는 감각 자체가 가끔 이질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어요. 미래는 알 수 없고, 지나간 것들은 파편이 되어 기억 속에 저장되는 거라면 끊김 없이 이어지고 확장되는 순간은 유일하게 지금뿐인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영원'은 지금인 것 같아요. 내가 존재하는 유일한 시간이니까요. 이 곡은 더 지금을 사랑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쓴 가사이기도 합니다.

Q&A

  •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을 추천해 주세요!

    저의 삶을 구성하는 것 중에 그다지 드라마틱 한 것이 없어서 계절이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이 곡은 햇살이 강렬해지는 무더운 여름 오후에 잘 어울리는 곡이에요. 그래서 여름 발매를 결정했어요. 기억이 가장 선명하고 색깔이 다양하게 남는 계절이라 여름을 좋아하거든요. (여름뿐 아니라 햇살이 있는 날이라면 언제라도! 지금은 또 장마 기간이니 햇살이 없더라도 어울릴 거라 믿어요. 그렇게 말해줘.)

Q&A

  • 곧 나올 EP 앨범에 대해서도 살짝 공개해 주세요!

    [Q.E.D]라는 제목의 EP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마 예상하기로는 겨울쯤 발매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 중이고요. 'QED'는 'Quod Erat Demonstrandum'라는 약자의 수학 용어로 이 용어는 수학에서 증명이 완료되었음을 나타내는 의미인데요. 우리의 삶에도 붙일 수 있는 재미있는 용어인 것 같아서 앨범 이름으로 두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A

  • 곧 있을 단독 공연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올해 여름 공연은 사실 아담하고 소박한 분위기로 야외 풀숲이 우거진 곳(?!)에서 하고 싶었어요. 자연광이 비치고 여름을 오롯이 함께 나눠 가질 수 있는 그런 분위기로요. 아무래도 그런 컨셉에 적합한 공간이 드물기도 하고 공연 진행에 변수가 너무 많다 보니 공연기획팀이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컨셉추얼하게 가보자고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그래서 공연 제목이 'Fromm. Forest'가 되었습니다. (숲을 포기 못 했지요.)

    성수 아트홀에서 7월 20~21일에 진행되고요. 여름의 시원한 숲과 어울릴만한 분위기로 스트링 세션들과 새로운 편곡을 열심히 준비 중이에요. 많이 와주셔서 이 여름을 함께 보내고 싶네요!

Q&A

  • 마지막으로 '널 파고든 지금이 영원'을 듣고 계실 팬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요즘은 신곡이 큰 의미가 없어진 시대라는데, 항상 열심히 찾아 들어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여러분 시절의 틈에 끼어들어 개인적인 추억이 깃들 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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