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체들이 꼽은 상반기 최고의 앨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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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체들이 꼽은 상반기 최고의 앨범들

2024.07.16
Special

통계로 보는 상반기 팝 주요작들

올뮤직, 피치포크, NME, 롤링스톤 등등 영미권 유수 매체들의 평가를 한 눈에 보여주는 플랫폼, 메타크리틱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나온 앨범들의 평점 통계를 냈습니다. 매체들에서 꼽은 상반기 주목작 리스트에는 어떤 앨범들이 있을까요? 한 해의 디깅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아래 리스트를 참고해보셔도 좋겠습니다.

#10

Arooj Aftab [Night Reign]

Arooj Aftab는 파키스탄 출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022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글로벌 뮤직 퍼포먼스 상을 수상한, 파키스탄 최초의 그래미 수상자이기도 하지요.

19세 때 미국으로 이주해 버클리 음대를 졸업한 인재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그런지 우르두어(*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물론, 영어로도 노래하며 파키스탄의 전통적 포크 색채와 현대적인 음악 사이에서 묘한 균형을 잡아나가는 아티스트입니다.

영국의 음악 웹진, 스핀은 본작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을 내렸습니다. '[Night Reign]으로 Aftab은 감정과 음향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생동감 있고 실험적으로 만든 아홉 곡을 통해 그녀는 어둠을 일구고, 그 밤을 장난과 마법의 시간에 위치시킵니다.'

#9

Waxahatchee [Tigers Blood]

Waxahatchee는 싱어송라이터 Kathryn Crutchfield의 솔로 프로젝트 밴드입니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Cerulean Salt]와 [Saint Cloud]가 각각 2013년과 2020년 피치포크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됐다는 사실로 알 수 있듯 인디계에서 상당한 입지를 가진 아티스트이지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서는 본작에 '긴 여름 밤, 친밀한 대화, 그리고 눈물 어린 후회를 연상하게 하는 귀에 맴도는 찬가들로 만들어진 뒤틀린 컨트리'라는 평을 덧대었고, 미국의 올뮤직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친숙하게 들리지만, 디테일하게는 특이한 면이 있는 희귀한 앨범'이라고 언급했습니다.

#8

Jessica Pratt [Here in the Pitch]

1960~70년대의 사이키델릭 록의 감성을 포크와 연결해내는 아티스트, Jessica Pratt의 올해 발매작입니다. 앨범 콘셉트의 영감을 과거의 히피 시대로부터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잘 정돈된 사운드가 묘하게 희뿌옇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단출한 포크에서 보다 좀 더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풍부한 느낌을 부여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고요.

영국의 언컷지는 본작에 대해 '복잡성과 깊이의 절정에 달한, 울려 퍼지는 레코드'라는 칭찬의 평을 더했습니다.

#7

Billie Eilish [Hit Me Hard and Soft]

그 제목처럼, Billie Eilish는 [Hit Me Hard and Soft]를 통해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한 앨범에서 모두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유기적인 곡의 흐름을 부여해 작품 전체를 듣게 하는 앨범 미학까지 안배했는데요. 싱글 발매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앨범에 대한 Billie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역시나 평단에서는 호평이 이어졌는데요. 그중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본작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을 남겼습니다. 'Billie는 Joni Mitchell의 [Blue]라는 고전과 비견될 만큼 풍부하고, 이상하고, 똑똑하고, 슬프고, 현명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녀 세대와 모든 시대를 위한 가슴 아픈 걸작이다.'

#6

Mannequin Pussy [I Got Heaven]

Mannequin Pussy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결성된 인디록 밴드입니다. 이들은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펑크록 사운드에, 역시 날카롭게 날이 선 메시지를 토해냅니다. 그룹명으로 예상할 수 있듯, 꽤나 격한 방식으로 말이죠.

본작을 평한 페이스트 매거진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이들의 업적은 행동주의의 새로운 시대를 만나, 전해 내려오는 펑크의 신조 중 하나를 리뉴얼합니다. 자유든, 커뮤니티든, 또는 그런 소중한 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약간의 지옥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

#5

Linda Thompson [Proxy Music]

Linda Thompson은 60년대부터 활동한 원로급 포크 가수입니다. 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발성장애를 갖게 됐고, 이후 자연스럽게 작곡가로 커리어를 이어갔죠. [Proxy Music]은 게스트 가수들을 초청해 만든 2024년의 앨범입니다. 그녀는 함께해준 동료들 덕분에 또 한 번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올뮤직의 평가입니다. '그녀는 분명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기를 원했지만, 또한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창작할 기회 또한 원했습니다. 창작의 기쁨은 이 음악가들의 협업물을 듣는 기쁨과 대등합니다.

*해당 앨범은 현재 국내에 정식 라이선스가 되지 않았습니다.

#4

Mdou Moctar [Funeral for Justice]

아마 가장 생소한 아티스트일지 모르겠습니다. Mdou Moctar는 아프리카의 내륙국, 니제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음악가입니다. 그의 2024년작, [Funeral for Justice]는 니제르 국제문제에 대한 타 국가들의 간섭, 그리고 식민지 언어 문제 등 문화적이고 정치적인 주제를 깊숙하게 탐구합니다. 물론, 이를 설득력 있게 받쳐주는 것은 그와 함께하는 밴드의 탄탄한 연주력이고요.

[Funeral for Justice]는 영미권의 열 일곱 매체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요. 언어적으로도 멀고, 정치적이기까지 한 이 앨범에 수많은 매체들이 손을 들어주는 이유는, 지금 이런 용기를 가진 밴드들을 찾기가 어려워서일지도 모릅니다. 클래식 록 매거진에서는 '당신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음악'이라는 문장으로 본작을 칭찬했습니다.

#3

Bill Ryder-Jones [Iechyd Da]

밴드 The Coral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Bill Ryder-Jones도 올해 인상적인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친근하고 따스한 멜로디를 선보이지만, 보컬은 Elliott Smith가 생각날 만큼 여리고 섬세합니다. 온정적인 멜로디에 읊조림이 더해졌다고 할까요?

모조에서는 이 앨범에 대해 '신중한 절제와 똑똑한 음악적 레퍼런스로 강렬한 고뇌의 시기를 기록한다'고 썼습니다. 취향에 부합한다면, 얼마든지 기쁘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Iechyd Da]는 웨일스어로 '건강'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2

Beyonce [Cowboy Carter]

올해 Beyonce는 백인의 전유물 이미지를 가진 컨트리 장르를 품은 놀라운 앨범을 보여줬습니다. 단순한 장르적 시도를 넘어 흑백 화합의 메시지를 담아냈다는 점이 특별했는데요. 분열과 갈등이 극으로 달하는 2024년에 매우 시의 적절한 앨범이었습니다.

Beyonce는 본 앨범으로 평단은 물론, 대중까지도 모두 설득하는 위용을 보여줬습니다. 1964년 빌보드 차트 개설 이후, 흑인 여성이 톱 컨트리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최초의 기록입니다.

다음은 [Cowboy Carter]에 대한 롤링스톤지의 언급입니다. '악기로서의 그녀의 목소리는 앨범 전체에 걸쳐 훌륭하게 표현됩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녀가 컨트리와 R&B의 변주를 손쉽게 넘나든다는 점입니다.'

#1

Charli XCX [BRAT]

전작 [CRASH]로 팝적인 행보를 보였던 Charli XCX는 [BRAT]을 통해 주특기인 코어한 일렉트로팝을 들려줬습니다. 독특한 일렉트로 팝 트랙들을 만든 것을 넘어, 개인적인 경험을 관찰자적인 입장에서 가사로 써 전달했다는 점도 호평 받았는데요. 결과적으로 클럽튠이면서 문학적인 노래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앨범에 만점을 매긴 팝매터스는 다음과 같은 평을 내렸습니다. '만개한 잠재력, 억제된 것의 방출, 오직 부끄러운 경험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신의 손길이 함께하는 훅들이 증류되어 병에 담긴 완벽한 팝 레코드입니다. [BRAT]은 Charli XCX의 넥스트 레벨이며, 기적이자 인스턴트 클래식입니다.'

※ 1위부터 20위까지의 전체 리스트는 메타크리틱 홈페이지(metacritic.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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