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빛으로 영원히 만개할,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멜론 서포터즈

붉은 빛으로 영원히 만개할,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2024.08.12
Special

'베르사유의 장미', 붉게 피어난 진실과 정의 그리고 인간애

Intro

한국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역사적인 첫 공연의 막이 드디어 올랐습니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대립, 그 속에서 마주하는 귀족 사회의 불편한 진실들까지. 1789년, 포격 소리가 울려 퍼지는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에서 어떤 '장미'가 피어났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부터 멜론 서포터즈와 함께 그 비밀을 알아봅시다! 🔎

#Original

50년 만에 공연으로 탄생한 순정만화의 정수

이미지 출처 | 이케다 리요코 프로덕션 제공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1974년 출간된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오스칼 신드롬'을 일으켰을 만큼 큰 사랑을 받았었죠. 한 달에 한 권씩 손꼽아 기다리던 만화가 뮤지컬화 된다는 소식은 많은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는데요. 원작자 '이케다 리요코'가 직접 관람 후 극찬했을 만큼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한국만의 매력을 가지고 창작됐으니 마음껏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초연으로 진행되는 뮤지컬인 만큼 원작과의 차이점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요. 원작에서의 핵심 등장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로맨스보다는 '오스칼'에 초점이 맞춰져 극이 진행됩니다. 강렬한 음악, 연출, 퍼포먼스로 생동감 있게 재현되어 관객들에게 만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니, 직접 확인해 보세요!

#Révolution

붉게 물든 프랑스, 민중 vs 귀족

프랑스 혁명은 '베르사유의 장미'의 중요한 배경이 되는 시민 혁명입니다. 18세기 후반, 계층 사회였던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귀족은 많은 특권을 누리며 살았지만, 평민들은 굶주려야만 했지요. 파리의 뒷골목에서는 빵 한 조각 살 돈이 없어 허덕이는 국민들의 신음소리가,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매일 같이 파티를 여는 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를 바로잡고 자유와 권리를 되찾기 위해 민중들은 혁명의 바람을 일으킵니다.

혼란스러운 사회에 '흑기사'의 등장이라

'흑기사'는 이러한 프랑스 혁명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혼란한 사회에 빛처럼 등장한 그는 부패한 귀족들을 응징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불평등한 권력에 맞서 싸워 힘없는 민중들의 영웅이 되는데요. 주인공 '오스칼'은 흑기사를 통해 점차 귀족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하나둘씩 마주하며 민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죠. '흑기사'를 둘러싼 진실 역시 공연의 주요 포인트이니, 오스칼과 흑기사의 관계성에 주목해 보세요! 🏴

Oscar(오스칼): 나 오스칼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아버지에 의해 남자로 살아온 오스칼은 그 경계 사이에서 방황하며 스스로에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나 오스칼'은 아버지의 아들이자 군인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이성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상황이 충돌하며 일어난 감정선을 전달하는데요.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오스칼의 결의와 주체적인 면모가 두드러지는 넘버입니다.

여자로 태어나서 남자로 살아온 나
누군가의 강요 앞에 굴복한 게 아니야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되고 싶은 것
내가 입는 옷까지 모든 건 오직 나의 선택
La Rose De Stage 🌹

내면의 혼란에서 벗어나 자신의 선택대로 살아가고자 결심한 오스칼이 가면무도회에서 정체를 감추기 위해 입은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그 누구가 바라는 대로 내 인생을 판단하지 말라며 폭발적인 고음을 선보이는 장면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답니다.

Liberté(자유): 어둠 끝에서

귀족들의 금품을 훔치는 도적 흑기사 베르날을 쫓던 오스칼은 당시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과 부조리에 의해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민중들을 마주하는데요. 자유, 평등이 적힌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울려 퍼지는 민중들의 노래 '어둠 끝에서'는 1막의 끝을 장식하며, 제 뜻대로 살아갈 오스칼의 2막에 반향을 일으킵니다.

가난한 자 나약한 자 어둠 끝에 빛이 온다
힘을 모아 소리 높여 새 시대가 다가온다
La Rose De Stage 🌹

환한 조명과 화려한 의상이 돋보이는 귀족들의 무도회 장면과 달리 민중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대개 어둡고 차가운 톤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눈부신 귀족사회 뒤에서 고통받던 서민들, 두 집단의 대비되는 상황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무대 연출에 주목해 보세요!

Amour (사랑) : 넌 내게 주기만

앙드레는 오스칼의 오랜 친구이자 충실한 부하입니다. 앙드레는 신분 차이로 인해 오스칼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군인으로서 살아가는 그의 곁을 항상 충실히 지키는데요. '넌 내게 주기만'은 오스칼이 자신에게 모든 걸 주려고만 하는 앙드레의 헌신적인 사랑을 깨달으며 노래하는 넘버입니다. 두 사람 사이의 깊은 우정과 사랑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넌 왜 주기만 하니 너에게 난 뭐길래
그렇게 전부 다 주고 나면 너는 뭐가 남길래
네가 내 곁에 없는 시간은 상상도 못해
곁에 늘 있어서 생각 못 했었나
Polignac(폴리냑) : 내가 사는 세상

마담 드 폴리냑은 부와 권력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며 오스칼과 가장 상반되는 가치관의 집단을 상징하는데요. 넘버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딸의 죽음보다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지위의 추락에 절규하며 지나친 욕심 끝에 파멸하는 인물의 처절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시 태어나면 더 높은 곳에 살 거야
그것이 바로 내가 사는 세상
Finale(피날레) : 나를 감싼 바람은 내게만 불었나

'베르사유의 장미'의 피날레, '나를 감싼 바람은 내게만 불었나'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오스칼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극 전반에 걸쳐 내면의 갈등을 겪은 오스칼은 마침내 모든 갈등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을 다짐하며 노래하는데요. 증오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살고 싶은 세상을 위해 다 함께 가자는 오스칼의 외침은 무대를 넘어 객석까지 울리며 아름다운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이것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
내 한 몸 깃발 되어
세상에 다시 태어날 기회를 선물하리라
La Rose De Stage🌹

눈시울이 붉어지게 했던 오스칼의 '앙드레, 준비됐어?'라는 말을 시작으로, 바스티유로 향하는 민중과 오스칼의 목소리에서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레이저 장치를 사용한 연출까지 더해져 눈과 귀 모두 황홀했던 무대였답니다!

#Création

아름다운 베르사유를 완성하는 연출 포인트 with 멜론 서포터즈

과몰입 유발 소품 디테일_혜인

극 중 오스칼의 초상화가 해당 역할을 맡은 배우의 얼굴로 회차마다 변경되는 연출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세트의 완성도가 돋보이는 부분이었는데요. 이런 연출은 오스칼이 마치 무대 위에서 실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몰입도와 현실감을 끌어올렸습니다. 세심한 손길을 거친 깨알 디테일들, 알고 보면 더욱 재밌을 거예요.

파리 한복판에서의 패션쇼_현서

마치 패션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각 등장인물에 맞는 의상과 소품도 눈에 띄는데요. 무려 100개가 넘는 머리 장식, 손으로 직접 만든 의상 250벌, 그리고 신발 100켤레가 극에 등장한다고 합니다.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를 재연한 귀족들의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들을 보며 제 눈도 호강하고 왔답니다.✨

뮤지컬 최초, 레이저로 경험하는 새로운 공간_승주

극의 후반부, 다른 어떤 뮤지컬에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무대 연출이 펼쳐집니다. 뮤지컬 최초로 사용된 '레이저 다중고정장치'는 여러 방향으로 빛을 쏘아 관객들이 공간의 확장을 체험하도록 하는데요. 저도 레이저 빔 경계를 넘나드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며 마치 새로운 공간이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직 '베르사유의 장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연출이니, 끝까지 집중해 주세요!

#Focus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

베르사유에 피어난 장미, 오스칼은 세상에 피는 어떤 꽃도 장미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며 자신의 모습을 장미의 운명에 비유합니다. 그렇기에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스칼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고귀하고 아름답지만 그 속에 가시를 품은 장미처럼, 강자 앞에서는 신념을 지키며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지만, 약자에게는 따뜻한 선의를 베푸는 모습을 보여주니 말입니다. 혁명의 격동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타오르는 용기와 희생을 보여준 베르사유의 장미, 오스칼. 그 이름에 걸맞게, 그는 화려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갖춘 존재로서 극을 이끌어 갑니다.

'인간애'에 초점을 맞춘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스칼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을 노래합니다. 귀족이기에 편견의 눈으로 그를 적대시했던 인물들까지도 점차 이해하고, 화합하며 함께 세상으로 나아가는데요. 혼자가 익숙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오스칼은 인간애를 통해 삶을 살아갈 것을 이야기합니다.

Outro

순정만화 속 사랑 이야기가 아닌, 오스칼의 성장과 민중의 목소리 속에 피어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한국만의 재해석으로 관객들에게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데요. 50년 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오스칼 신드롬'은 지금,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글 | 멜론 서포터즈 14기 백승주, 오현서, 정혜인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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