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하고도 하나 더, 한국대중음악상의 시간들 2 – 2010-2014

에디션m

스물 하고도 하나 더, 한국대중음악상의 시간들 2 – 2010-2014

2024.09.09
Special

스물 하고도 하나 더, 한국대중음악상의 시간들 2 – 2010-2014

내년이면 한국대중음악상이 제22회를 맞이하는 해입니다. 그간 쌓인 시간만큼 많은 음악가가 후보로 올랐고 또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이 걸어온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크고 작은 일이 있었고, 이따금씩 규모를 줄여야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작품을 후보로 올리고, 그중 하나가 상을 받는다는 사실은 변치 않았습니다. 좋은 작품이 많은 가운데, 그 가운데 기억해야 할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2010 – 케이팝의 등장부터 밀도 높은 재즈까지

올해의 노래를 소녀시대의 'Gee'가 받으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멤버 전체가 오진 않았지만, 멤버 중 일부가 직접 수상하러 오기도 했죠.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Sound G.] 앨범으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노래 부문 모두 수상하며 좋은 결과를 가져갔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 역시 이 해의 수상작입니다. 여기에 올해의 신인을 국카스텐과 아폴로18이 공동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아폴로18의 최현석은 현재 CHS라는 밴드를 하고 있죠.

올해의 음반은 서울전자음악단의 [Life Is Strange]가 받았습니다. 여기에 박주원, 정재일, 송영주, 특별상을 받은 심성락 선생님까지 밴드와 연주자가(특히 재즈) 많이 보여 즐거웠던 해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에게는 추억의 음악이 많을 것 같은데요. 아직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2011 – 티아라를 쓴 크래쉬, 올해의 음반을 받은 가리온

조규찬부터 10CM, 미쓰에이, 2NE1, 진보 등 이름을 많이 알렸던 뛰어난 음악가들도 있지만 그 가운데 2년 연속으로 수상한 브로콜리너마저와 9와 숫자들, 게이트 플라워즈, 크래쉬 그리고 가리온이 함께 있었습니다. 가리온은 랩 앨범 최초로 올해의 음반을 수상했고 3관왕에 올랐으며, 크래쉬는 최우수 록 음반 수상자에게 전통처럼 돌아가는 티아라 왕관을 쓰기도 했습니다. 한쪽의 음악가를 통해 다른 한쪽의 음악가를 알아가는 매력이 있죠.

2012 – 장르 음악의 대향연

2012년은 장기하가 4관왕을 자치한 해입니다.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음반, 최우수 록 음반/노래 부문에서 수상해서 더욱 의미가 있죠. 한 음악가가 이렇게 종합 부문까지 다수 차지하는 경우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장기하와 얼굴들이 지녔던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인데요. 최우수 모던록 음반, 노래 부문은 모두 이승열이 받았고, 야광토끼부터 시모&무드슐라, 이디오테잎, 바이바이배드맨, 정기고 등 음악적으로 여전히 높은 인정을 받는 작품이 다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2013 – 명반, 명반 또 명반

우선 싸이의 '강남스타일', GD의 'One Of A Kind', 나얼의 [Principle Of My Soul] 같은 좋은 앨범도 있지만, 그리고 버스커버스커의 존재감이 강렬했지만 이 해에는 후에 두고두고 기억되는 앨범이 여섯 장이나 있습니다. 하나는 강태환의 [소래화 (素來花)]입니다. 강태환은 2024년에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그는 세계적인 프리재즈 색소폰 연주자이기도 합니다. 이 앨범은 그의 당시 음악적 역량이나 방법론, 여정을 집대성한 하나의 완성작입니다. 여기에 잠비나이의 [Differance (차연, 差延)], 정차식의 [격동하는 현재사]까지 오래오래 기억될 작품이 더 있습니다.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오면서도 지금까지 명반으로 꼽히는 글렌체크의 [Haute Couture], 많은 이들이 두고두고 꼽는 3호선 버터플라이의 [Dreamtalk],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훌륭함으로는 밀리지 않는 이원술의 [Point of Contact]까지 오랜 시간 역량을 인정받는 작품이 다수 있습니다. 여섯 장의 앨범을 모두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음악 선물로는 충분할 것 같은데요.

2014 – 박성연, 조용필, 윤영배, 나윤선, 선우정아 그리고 자이언티

2014년에도 좋은 작품이 다수 있었습니다. 앞서 여섯 장의 앨범을 꼽았다면, 이번엔 여섯 명의 음악가를 꼽고 싶습니다. 우선 공로상을 수상한 박성연 선생님을 비롯해 올해의 노래 상을 받은 'Bounce'의 주인공, 가왕 조용필도 있죠. 올해의 음반 [위험한 세계]를 만든 윤영배, [Lento]의 나윤선을 비롯해 쟁쟁한 음악인들을 제치고 올해의 음악인 상을 수상한 선우정아, 그리고 자이언티의 [Red Light]까지 그야말로 들을 것이 한가득입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의 매력은 수상에도 있지만, 후보에도 있습니다. 지면 상 많은 후보를 다 얘기하지 못했지만, 후보작으로도 좋은 작품이 굉장히 많으니 찾아서 들어볼 것을 강하게 추천합니다. 그 사이 규모를 회복했다가 다시 줄어들기도 했던 한국대중음악상인데요, 그래도 좋은 시상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 하나만큼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Playlist

[한국대중음악상] 2010년대 수상작 모음

한국대중음악상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