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에 맞선 당당한 이름, 뮤지컬 '마타하리'
혼란의 시대 속 찬란히 타올랐던 마타하리의 불꽃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다룬 뮤지컬 '마타하리'가 더욱 화려해진 공연으로 돌아왔습니다. 2016년 초연 이후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마타하리'는 깊어진 감성과 벨 에포크 시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재현한 무대 구성으로 작품의 '완결판'이 됐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시대의 찬란한 불꽃으로 타올라 생을 마감한 그녀의 삶이 궁금하시다면... 지금부터 베일에 싸인 신비로운 스파이, 마타하리의 일생 속으로 떠나볼까요?
뮤지컬 '마타하리' 트레일러
마타하리: 새벽의 눈, 새로운 태양, 새로운 탄생
1954년, 파리 해부학 박물관 앞.
'마타하리의 머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전설적인 스파이, 마타하리의 머리를 보기 위해 몰린 기자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집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나타난 의문의 한 노인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죽어서도 편치 못한 상황에 놓인 그녀의 삶은 어땠을까요?
사업가의 딸로 태어난 '마가레타 거투르트 젤르', 고단했던 타향살이와 결혼 생활을 뒤로 한 채 새로운 꿈을 찾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합니다.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인 '안나'와 함께 '마타하리'라는 새로운 이름과 자바 여인들의 신비로운 춤으로 사교계에 화려하게 데뷔하는데요.
세계 최초의 스트립쇼를 예술 작품으로 만든 '사원의 춤'으로 유럽 전역을 휩쓴 그녀의 무대는 더욱 화려하게 불타오릅니다.
늘 약자였던 마가레타가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한 선택. 상처 입은 여인의 모습을 숨긴 채 마타하리의 화려한 춤을 선보이는 것이었죠. 그랬던 그녀가 우연히 만난 파일럿 '아르망'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진정한 행복을 느낀 마타하리는 자신의 내면이 이끄는 선택을 이어가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흔들리는 벨 에포크의 현실 앞에 큰 시련이 닥쳐오는데요.
그 시련이란, 그녀를 소유하고 싶었던 프랑스 정보국의 '라두' 대령이 과거 그녀의 삶을 빌미로 '스파이'의 삶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날 이후로 마타하리의 삶에는 원치 않던 '스파이'라는 이름표가 붙어지게 됩니다.
라두의 계략으로, 전쟁터로 떠난 아르망의 소식이 간절했던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사랑을 위한,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위한 주체적인 선택을 한 것인데요. 빛과 그림자, 양면의 삶을 살아온 마타하리가 자신의 의지를 담은 '진짜' 여정을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아르망과의 눈물겨운 재회도 잠시, 그녀를 향한 시대의 의심은 짙어져만 갑니다. 마타하리의 매력과 영향력이 몰고 온 수많은 관계는 그녀를 점점 옥죄어 가는데요.
마타하리는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아르망과의 사랑을, 그녀의 빛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세상 모두에 숨겨진 마타하리 진실을 노래하다
마가레타는 마타하리로 거듭나며 파리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전설적인 인물이 됩니다. 단순한 댄서를 넘어 스파이로서 치명적인 비밀을 품은 그녀의 진실, 넘버 곡과 함께 살펴볼까요?
마가레타는 '사원의 춤'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으며 '마타하리'로 거듭납니다. 이 춤은 그녀가 자신의 삶과 신념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무대로, 동양적인 신비와 매혹적인 퍼포먼스를 결합해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원의 춤'은 마타하리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순간으로, 그녀의 여정을 감동적으로 펼쳐 보입니다.
놀란 여자들 곁의 남자들
숨을 죽이죠'
아르망의 첫 등장 넘버로, '저 높은 곳'은 그의 내면과 마타하리와의 관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곡입니다. 아르망은 마타하리에게 자유와 사랑을 약속하며 그녀를 억누르고 있던 절망에서 벗어나게 도와줍니다. 그의 따뜻한 위로와 단단한 믿음은 마타하리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추고, 그녀의 마음속 깊은 열망을 일깨웠죠!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상쾌한 바람'
'이제 어디로'는 마타하리를 사이에 둔 아르망과 라두의 갈등과 그들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는 곡입니다. 아르망은 마타하리에게 진심어린 사랑을 느끼며 그녀를 지키려 하지만, 동시에 조국을 위한 충성심이 그를 압박합니다.
라두는 마타하리의 진실을 추적하며 그녀를 자신과 조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에도 마타하리에 대한 감정이 얽혀 있습니다.
이 대치 상황은 두 남자의 사랑과 조국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갈등하며, 마타하리는 그들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낍니다.
전쟁과 고통 또 지옥만'
'마지막 순간'은 마타하리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마지막 독백 같은 곡이죠. 죽음을 앞둔 그녀는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선택과 자유를 지키려 했던 삶을 후회 없이 되새깁니다.
이 넘버는 마타하리의 비극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웅장한 선율과 함께 그녀의 목소리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순간을 강렬하게 담아내며 극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아픔은 잊은 채
어떤 미움도 후회조차 남지 않도록'
너를 통해 내가 살아, '너를 통해'
뮤지컬에서 안나와 마타하리의 관계성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너를 통해'는 두 여인이 서로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며 진정한 연대감을 형성하는 곡입니다. 안나는 마타하리를 이해하고 그녀의 상처를 보듬으며, 마타하리는 안나를 통해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내 꿈도 현실이 돼'
마타하리만큼 화려한 볼거리
뮤지컬의 가장 큰 특징은 눈과 귀, 시청각이 모두 즐겁다는 점인데요. 마타하리는 역시 그 이름만큼 무대까지 화려했습니다.
극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마타하리의 방만 봐도 엄청나게 화려하죠. 커튼 장치를 레이어링해 보다 풍성한 느낌을 주었으며, 붉고 부드러운 소파로는 마타하리의 고혹적인 매력을 강조했습니다. 화려한 드레스와 곳곳의 식물 장식은 마타하리의 방을 보다 꽉 차게 만들어주었고요.
화룡점정으로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무대 배경까지.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어요.
마타하리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 대전 시기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는데요. 뮤지컬에서는 이런 전쟁의 비극을 무대 구조물과 연출로 더욱 극대화했습니다.
세로로 길게 배치된 네 개의 계단 구조물은 폐쇄적인 공간에서 두려움에 떠는 병사들을 보여주었는데요. 구조물에는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얼룩을 조명으로 더함으로써 이들의 운명을 간접적으로 연출했습니다. 왼편, 오른편에는 이들을 기다리는 연인을 배치하여 비극적인 모습이 더욱 잘 드러났습니다. 감정을 확실하게 전달하면서도 놓칠 게 없는, 차린 게 너무나도 많은 연출이었습니다.
'마타하리'에서는 마타하리를 둘러싼 라두 대령과 아르망의 대립. 얽혀있는 세 주인공의 갈등이 드러나는데요. 뮤지컬에서는 이 세 주인공의 갈등을 무대 장치로 시각화하여 보여주었습니다.
넘버 '이제 어디로'를 선보이는 순간, 무대에 등장한 삼각형의 장치. 세 주인공은 각각 이 삼각형의 무대 모서리에 올라가 무대를 회전하는 구조물과 함께 각자의 혼돈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동시에 나오는 레이저가 무대에 강렬함을 더해줬는데요. 그래서인지 넘버 직후 인터미션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연출 방식 속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바로, 아르망과 마타하리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낭만적인 노을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풍경 배경과 노란색 조명. 특히 풍경 배경 속의 구름은 실제로 지나가는 듯한 모습의 영상으로, 극에 현실감을 더해주는 듯했습니다.
무대 중심의 다리에 걸터앉은 아르망과, 마타하리에게는 스포트라이트 조명을 비춤으로써 이들의 모습을 강조했는데요. 양옆의 건축물은 파리의 건축 양식을 본떠 만들어져 영원히 늙지 않는 도시 파리에서의 낭만적인 사랑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라도 사랑에 빠질 것 같았던 아름다운 순간이었어요!
탄탄한 서사와 더불어 아름다운 음악, 화려한 안무와 무대를 모두 갖춘 올라운드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 그 매혹적인 춤사위 속으로 빠질 준비되셨나요?
멜론서포터즈 15기에게 '마타하리'를 묻다!
김수빈
한정된 무대에서도 조명과 커튼, 회전 무대를 활용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연출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스토리에서는 라두와 아르망의 대립을 통해 마타하리의 내면 갈등을 드러낸 구성이 흥미로웠고,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마타하리가 정보전의 희생양이 된 모습은 전쟁의 잔혹함과 권력의 부조리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박보경
혼란스러운 시대상과, 화려한 마타하리의 삶을 보여준 뮤지컬 '마타하리'. 다양한 볼거리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 배우 분들의 열연까지 완벽한 뮤지컬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무대 장치와, 호소력 있는 여러 넘버(저의 최애 넘버는 '저 높은 곳'!), 화려한 춤 공연이 인상적이었어요.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작품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임보현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는데요. 내 선택이 자의든, 타의든 대가와 결과를 당당히 마주하는 마타하리의 마지막 모습이 정말 강렬했습니다. 무엇보다 마타하리와 아르망의 서사가 너무 로맨틱해서 그 여운이 크게 다가왔어요. 더없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쳐주신 '마타하리' 관계자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글 | 멜론 서포터즈 15기 김수빈, 박보경, 임보현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