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클럽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던 가야그머' 정민아

오프더레코드

홍대 클럽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던 가야그머' 정민아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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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홍대에 여신들이 넘쳐나고 아티스트가 아닌 상품으로 전락해버린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들에게 오아시스가 되어줄 오늘의 오프더레코드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가며 가야금을 연주하는 포크 싱어송라이터!! 정민아님 입니다.

홍대 클럽에서 가야금 연주를??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과감하게 단정지어 봅니다.그녀에게서 가야금 병창을 기대했다면 얼른 뒤로 가기 버튼을 사정없이 클릭클릭 하시기 바랍니다. 데뷔 초 홈쇼핑 전화상담원으로 일을 하고 밤에는 홍태 클럽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며 사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화제의 인물 인데요. 그녀는 중학교 음악교과서에 3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가 실리고,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라는 영화에도 출연하였으며, 음반 1집 <상사몽>은 무려 1만장이나 팔린 화려하고도 쇼킹한 이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소문에는 그녀가 음담패설의 대가로 그녀의 공연은 늘 유쾌하고 농염한 19금이라는 후문이 자자한데요 다음 공연을 얼른 접수하고 싶어지네요...

오늘 오프더레코드 촬영은 서울대 폐수영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스산한 날씨에 듣는 가야금 연주와 그녀의 목소리는 오늘따라 더 가슴이 시리더군요. 그녀의 연주에 녹아있을 때 즈음 어디선가 정민아님을 알아보시고 싸인을 요청한 해프닝도 있었답니다. 역시 오프더레코드가 보는 눈이 있는 것 같네요. 오늘 오프더레코드 영상을 보시기 이전에 가야금이라는 악기의 편견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중성적인 그녀의 음색과 어우러지는 가야금 포크송은 오늘 당신들의 귀를 호강시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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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www.digitalrecord.co.kr
디지탈레코드 필름 : www.digitalrecordfilm.co.kr
SNS : www.facebook.com/live.offtherecord

안녕하세요, 모던가야그머 정민아 입니다.

전화상담원은 파격적이라기 보다는...음대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던 중 그나마 일하는 시간에 비해 월급을 많이 주는 직업이었기 때문에 알아본 자리였습니다. 가야금을 빼면 저는 딱히 큰 기술이 없었거든요. 전화상담원은 외부적인 기술은 많이 필요치 않았지만 감정의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직업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락키드(Rock kid)로 보냈습니다. 워낙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디 무대에 서게 된 것 같아요. 안양에 있는 클럽에 공연을 보러 갔다가 주말에 카운터 알바를 하면 연습실을 무료로 쓸 수 있다는 공고를 보고 주말 알바를 했었거든요. 그 때 사장님이 가야금 소리를 직접 들어보시고는 무대에 서보자 하셨던 게 직접적인 계기였습니다.

음악 하는 사람은 예,적금이 잘 없어요. 미래 설계고 뭐고 별로 상관 안 하기도 하고 돈에 대한 개념이 없기도 하지요. 저도 딱히 다를 바 없었고요. 그래서 보릿고개가 왔을 때 주먹밥을 팔았었고, 맛이 없어서 망했죠. 망한 이후에 갖고 있던 접이식 테이블과 파라솔은 '살롱 바다비'에 기증했고요. 김 4kg은 1kg씩 나눠서 주위 뮤지션들 줬어요. 결론은, 역시 내가 제일 잘 하는 '음악'으로 먹고 살아야겠다 싶었죠 뭐

오늘 촬영은 생각보다 춥지 않았어요. 다만 서울대 폐수영장이 약간 산 중턱에 있는데 제가 그걸 모르고 힐을 신고 왔거든요. 산 내려오는데 가야금 들고 힐 신고 내려오자니 다리가 후들거려서 죽을 뻔 했습니다. 아직도 허벅지 근육이 안 풀려서 다리 절고 있어요...

'울지 말아요'는 김민기선생님의 '아름다운 사람'에 나오는 '처마 밑의 한 아이 울고 서 있네'라는 가사에서 착안하여 쓰게 된 노래입니다. 그래서 첫 소절이 '울지 말아요 작은 아이여'라고 시작하죠. 이 노래는 '모든 삶은, 모든 늙어감은 그 자체로 인정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으로 쓰게 된 노래입니다. 꼭 세상의 별이 되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지지 않은 우리들이 사실 세상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해여, 지지 말아요.'는 부산의 아지트레지던시에 묶던 중 어느 날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만약 남자친구가 죽는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쓰게 된 노래입니다. 현재 남자친구는 매우 건강하게 살아있는 상태입니다.

'해여, 지지 말아요'는 '헤어지지 말아요'의 뜻을 중의적으로 쓴 곡입니다. '지는 해'와 '작별'을 모티브로 이야기했지요.

제 마음은 성숙했다기 보단 아직 철이 안 들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
이런 생각은 합니다. 그저 살아지면 안되고 '심층적'으로 살아야 한다구요. 돈을 벌거나 제가 부각되기 위해 심층적으로 사는게 아니고, 삶 그 자체에 심층적으로 살고 싶어요. 정신적인 부분이든 육체적인 부분이든 되는 대로가 아닌 심층적으로. 자연스럽되 심층적으로.

기회가 된다면야...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기회가 오질 않네요. 좋은 글 솜씨는 아니지만 글을 쓰면 제가 정리되고 앞으로의 방향도 생각할 수 있게 되거든요.

네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결혼은 안 할거예요. 저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여자거든요. 현재 5년 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보다 더 진득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용어의 느낌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딱히 헤어질 예정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여자라는 거.

어떤 공연은 아쉽고 어떤 공연은 만족스럽고 그렇습니다.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꼭 가지려는 생각이 있는데요. 그건 '내 공연은 좋다.'입니다. 무대에 서는 음악가의 입장에서 본인 음악과 공연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그만의 반짝임도 전달되지 않을거라 봅니다. 정치인은 믿어선 안되지만 음악가는 믿어도 됩니다. 매번 저는 '미나교'를 믿어 광명을 얻으라'고 노래합니다. 여러분, 지구 멸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미나교를 믿으면 구원을 얻으리니...

2014년 상반기에 4집 [사람의 순간]이 발매되었기 때문에 아직 음반 계획은 없고요. 공연일정은 제 팬 카페와 SNS를 통해 수시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장기 계획은...'홍익인간(弘益人間)'입니다. 농담 아니고 진짜로요

정민아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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