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보다 아름다운, 여름 밤의 노래들.

귓가에 매미 울음이 들린다. 풀 내음이 코끝에 스치고 약간은 후덥지근한 기운에 세상이 촉촉해 졌다. 설레는 마음만큼 잠이 오지 않는다. 분명 짧아졌지만 더 길게 느껴지는 밤. 그냥 걷기도, 마냥 앉아있기도, 누군가와 이야기하기도 좋은 밤. 많은 이들의 역사가 쓰여지고 또 지워지는 밤. 바야흐로 밤이 더 아름다운, 여름이 왔다. 그리고 여기 4가지 색의 노래들이 여름 밤의 우리를, 우리의 기억을, 우리의 마음을 건드린다.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 김선우 -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中

알렉스, 호란, 이승열, 박기영, 윈터플레이 혜원, W&Whale 웨일, 어반자카파, 안녕바다의 나무 등 플럭서스 뮤직의 아티스트들이 함께 재해석한 여름 음악 종결자,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나른한 피아노 소리와 김윤아의 목소리에 마음까지 흐물흐물해지는, 반딧불.
봄날의 햇살보다 해변의 밤에 더 어울리는, 사랑의 향기는 설레임을 타고 온다.
가사는 September와 December를 운운하지만 여름의 청량함이 느껴지는 성시경 버전의 Try To Remember.
웨일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 느긋하게 여름 밤을 채우는 Stardust.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O.S.T로 불어는 몰라도 행복한 멜로디에 미소가 절로 흘러나오는 Le Festin.
어제 늦은 여름 밤의 달콤했던 고백, Sunshine.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 김남조 - 너를 위하여 中



R&B 아티스트로선 맑은 목소리의 Trey Songz가 전하는 사랑가, Kinda Lovin.
달달한 목소리와 달달한 가사로 시종일관 그녀를 예찬하는 칭찬송, Mad Sexy Cool.
다양한 가수들이 라디오에서 불러 더 유명해진 말이 필요 없는 노래, The Last Time.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달콤한 Whoknows.
이런 목소리로 후회하면 떠났던 어느 여자라도 돌아설 Shoulda, Woulda, Coulda.
벌레 우는 풀밭보다 여름 밤 드라이브에 더 어울리는 I Do.

어두운 길을 등불 없이도 갈 것 같다.
걸어서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널 만나고 부터는 가지고 싶던 것 다 가진 것 같다.
- 이상진, 너 만나고부터 中





영화 ‘Walk To Remember’에 삽입되어 유명해진 Dancing In The Moonlight.
Billie Holiday가 원곡을 발표했던 1930년대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Maroon5의 곡이 라기엔 조금 놀라운 재즈 풍 노래, The Way You Look Tonight.
10년이 지나도 들을 때마다 가슴 뛰는, 항상 엔진을 켜둘께.
Craig David의 다른 곡과 달리 살짝 빈티지스러운 편곡과 팡팡터지는 경쾌함이 새로운, This Could Be Love.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그룹 스피드의 멤버 Hiro가 노래한 재즈 버전의 Just The Two Of Us.
기타, 첼로, Chris Brown의 삼중주, With You.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 황동규, 즐거운 편지 中






이제는 해체해 버린 재주소년의 앨범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던 연주곡 중 하나, 여름밤.
여름 밤 잠 못 드는 당신을 감성이 폭풍 치는 한 가운데로 데려다 줄, 그녀에게 말하다.
피아노로 편곡된 달빛이 흐르는 밤, Moon River.
원곡보다 Instrumental이 더 좋은 곡, 북극성.
피아노 트리오의 화음이 그려낸 동화, When You Wish Upon A Star.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이름이기도 한 연주곡, 라디오 천국.
더위로 지친 마음에 평화를, Circles.
2004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아일랜드’의 메인 테마곡, 누가 들어도 이것은 여름인, 서쪽하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