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없는 독특한 트리오, 손성제 트리오

재즈월드

베이스 없는 독특한 트리오, 손성제 트리오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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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가 없는 독특한 편성의 재즈 트리오! 손성제 트리오는 색소폰 연주자 손성제, 피아니스트 김은영, 드러머 송준영으로 구성된 이색적인 트리오인데요, 베이스를 과감히 생략한 손성제 트리오만의 공간감 있는 음악을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A Farewell To An Unknown Friend]라는 트리오 앨범을 발매한 색소폰 연주자 손성제, 드러머 송준영 피아니스트 김은영입니다.

저희 색소폰, 피아노, 드럼 이렇게 생소한 편성의 트리오인데요 베이스가 없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비어있는 공간이 생기고 그 공간을 우리가 채우려고 하지 않고 공간감 있는 음악을 연주하려고 했고요. 레퍼토리 들은 저희들 자작곡들과 저희가 자라면서 들었던 오래된 전통가요들 저희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음반에 담았습니다.,

송준영 씨와 김은영 씨가 1년 전 쯤에 보스턴에서 유학 마치시고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전제곤씨께서 저희를 소개시켜주셨어요. 그때부터 연주를 같이 시작했고 올해 2014년 4월 달에 중국 베이징, 광저우, 주하이 페스티벌 투어를 가게 되었는데 그 때 연주했던 곡들을 한국에서 돌아와서 기록으로 남겨놓자 해서 저희가 공연했던 것과 똑같은 형식으로 녹음해서 앨범으로 발매되었습니다.

드럼이 베이스가 없이 연주하게 되면 비트 자체를 더 넓게, 좁게 컨트롤하면서 연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요. 베이스가 있으면 서로 호흡이 잘 맞지 않은 이상 조율하기가 쉽지 않아서 베이스가 없으면 드러머가 그러한 컨트롤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좀 더 비트자체가 다양해지고요. 당연히 하모니적으로도 피아노가 조금 자유로워 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한국에서 살면서 음악을 연주하는 재즈 뮤지션 이잖아요. 재즈가 아무래도 미국 음악이다 보니까 누구나 한번쯤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동시에 우리는 자라면서 우리 것은 보잘 것 없는 것이고 서양의 문물과 문화를 받아들여서 선진국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 식의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나를 부정하면서 어떻게 진실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면서 그전에는 피하고 싶었던 원치 않았던 영향 이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우리를 만든 배경이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재조명 해보면 우리가 잃어버린 연결고리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런 작업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음반이 발매되었으니 공연들을 많이 계획 중에 있고요. 여러분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클럽들에서도 연주할 기회를 찾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많이 만나 뵐 수 있게 되었으며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대한민국 재즈 신에 깊은 애정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더욱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음악들이 넘쳐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희도 여러분께 더 좋은 음악 들려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A Farewell To An Unknown Friend

손성제, 송준영, 김은영 [A Farewell To An Unknown Friend]에 관한 아홉 개의 메모

2011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첫 앨범 [비의 비가] 를 발표했던 색소포니스트 "손성제" 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 이 앨범에서 손성제는 다시 한 번 연주자의 자리로 되돌아 왔다. 돌아온 색소포니스트 "손성제" 의 이번 선택은 색소폰, 드럼, 피아노의 트리오. 그의 모교이기도 한 버클리 음대를 졸업하고, NEC 음대의 대학원을 거쳐, 보스턴의 클럽을 무대로 경험을 쌓은 젊은 연주자 두 사람, 드럼의 "송준영", 피아노의 "김은영" 과 손을 잡았다. 이 세 사람은 반복되는 합주를 통한 공동 편곡의 과정을 거치며 자신들의 음악적 이미지를 구체화해 완성한 넘버들을, 다중녹음 방식을 철저히 배제한 스튜디오 라이브의 형식으로, 원테이크로 녹음했다. 스튜디오 녹음부터 믹싱,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사운드 엔지니어 '윤정오' 가 함께 작업했다.

'No One Knows Her' "김은영", 'A Farewell To An Unknown Friend' "손성제", 'Oslo' "송준영", 'Lover' "손성제" 로 이어지는, 각자의 자작곡을 연주한 오리지널 넘버에서는, 기타와 베이스를 과감히 생략한, 이 변칙적 편성의 트리오가 추구하는 음악적 지향점의 단서들을 일관된 정서로 표현한다. 그 정서를, 낯선 청춘 "최규용" 은 각 악기들이 서로 경청하면서도 거리감을 유지하게 하는 여백을 바탕으로 한 어울림, 고독한 어울림 이라고 지적했다. 앨범의 나머지 절반을 채우는 'Dream', 'Rain', 'It's A Lonesome Old Town', 'Besame Mucho' 는 한 시대 전의 대중가요의 정서에 대한 이들 나름의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과거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현대적인 것일 수 있으며, 우리의 정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는 의미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 커버곡들은 흘러간 시대를 수놓았던 대중가요의 대표곡들로, '꿈속의 사랑', '어제 내린 비', '밤안개' 원곡들의 본질적인 정서를 충실히 재현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들 트리오가 들려 주는 연주는 엄연히 현대적인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만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고, 이 중 02와 04 두 곡은, 사실은, 애초부터 외국의 곡을 커버했던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세 사람이 함께 만든, 이 앨범의 마지막 곡 'Time' 은 6, 7에서 언급한 이 트리오의 음악적 개성을 담은 오리지널 넘버이기도 하면서, 박인희의 노래로도 잘 알려진 1950년대의 가요 '세월이 가면' 의 테마를 색소폰이 인용하는 부분에서, 7, 8에서 다룬 이 앨범의 또 하나의 테마를 잊지 않고 한 번 더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마무리를 장식하기에 걸맞은 상징성을 내포한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