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입별 내한공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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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입별 내한공연 추천

2012.01.12

1월 11일은 데미안 라이스가 내한하는 날입니다. 데미안 라이스의 오랜 팬으로서 1월 11일을 국경일로라도 지정하고픈 마음이네요. 아, 무척 기쁩니다. 아, 주머니사정 때문에 예매 못했다는 사실은 잠시 잊겠습니다, 허허... 씁쓸한 마음 감출 길 없어 오늘도 유튜브로 공연실황이나 간접체험 합니다. '비록 데미안 라이스는 놓쳤지만, 다른 공연은 놓칠 수 없다!' 외치면서 말이죠.

데미안 라이스를 빼고 이야기하더라도 올 해 내한소식, 꽤 굵직합니다. 이쯤이면 내한 할 법 하지, 하는 뮤지션들부터 상상도 못한 뮤지션들의 깜짝 내한소식까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내한 붐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나 봅니다. 풍문도 풍문이지만 이미 확정된 1/4분기 내한 소식들만 해도 솔찬하네요. 그냥 내한소식만 나열하면 좀 심심할 것 같아 타입별로 분류해 소개합니다.

시대를 풍미한 추억의 뮤지션부터 바다건너 인디씬에서 주목받는 인기만발 뮤지션들까지.
입맛대로 골라 보시라, 2012년 1/4분기!

듀란듀란이 약 5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다. 요즘말로 하자면 아이돌 밴드, 이역만리 한국 땅에도 큰 팬덤을 일으켰던 듀란듀란(Duran Duran). 78년 영국 버밍햄에서 결성한 올해 데뷔 34년차 밴드다. 멋진 외모, 독특한 스타일, 감각적인 뮤직비디오와 댄서블한 음악으로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고, 전 세계 음반판매량은 8천만장이 넘는다.
지난 해 12월 통산 13번째 스튜디오 앨범 [All you need is now]를 발매하고 유럽투어를 시작, 올 3월엔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 들른다. 특히 이번 공연엔 오리지널 멤버가 모두 무대에 선다고. 듀란듀란의 팬이었던 본인의 어머니는 연초부터 두근두근 설렌다며 소감을 밝혔다. 어머니는 '듀란듀란이 드디어 한국에 온다니!'하며 놀라움을 표시했는데, 사실 듀란듀란의 내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9년, 07년에 이은 세 번째 내한. 어머니의 팬심을 조금 의심해본다.

지금도 라디오에서 자주 플레이되는 'Sunny', 'One way ticket', 'Happy song'. 소위 '추억의 팝송류'로 치면 갑중의 갑이 아닐까. 이 명곡들의 주인공 보니엠(Boney M)의 전국 순회공연 소식이다. 지난해 유일한 남성멤버였던 바비 페럴의 돌연사로 안타까움을 샀던 보니엠. 하지만 공연계획엔 차질이 없다. 이미 여러 번 내한했던 그들이지만, 부모님세대 디스코뮤직의 추억을 곱씹기에 충분하다. 젊은 층에게도 영화 '써니' OST, 무한도전 '하나마나송'의 원곡으로 알려지면서 꽤 친숙해졌으니 부모님 손잡고 갈만할 듯. 1월 26일부터 시작해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돌며 공연한다.

지난해 서울재즈페스티벌을 위해 내한했던 팻 매스니. 이번엔 단독공연으로 연초부터 한국을 찾는다. '재즈계의 전설'이라던가 '그래미 17회 수상'과 같은 공신력 있는 수식어를 모르더라도 상관없다. 실험적 시도와 대중성을 한데 버무린 그의 음악과 연주는 폭넓게 사랑받을만하다. 재즈에 문외한이던 지인들도 지난해 팻 매스니의 공연을 보고 단박에 팬을 자처했다. 특히 가장 최근작이자 10년만의 솔로앨범 [What's it all about]에선 널리 알려진 명곡들을 커버해 더 친숙하다. 팻 매스니만의 새로운 해석을 덧입은 비틀즈, 사이먼&가펑클, 카펜터스의 명곡들이 수록돼있다.
이번 내한은 여섯 번째 방문인데, 국내에서 워낙 인기가 많아 '박만식'(발음이 비슷하다는데 잘 모르겠지만)이라는 한국애칭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공연일은 진짜 정말 대단히 바로 코 앞, 1월 13일.

유난히 봄 쯤 되면 라디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보사노바, 보사노바 하면 떠오르는 목소리가 있다. 'I wish you love', 원곡보다 더 유명한 커버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의 주인공 리사오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나 '스탄게츠' 등 보사노바의 아버지들은 몰라도, 리사 오노의 보사노바는 들어봤을 것이다. 생소할법한 보사노바를 친숙한 음악으로 만든데는 리사 오노의 공이 크다. 허스키한 목소리도 충분히 달콤하고 다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알려준 그녀. 06년 두 번째 내한 이후 약 5년 만의 방문이라 더 반갑다. 따뜻한 음악이 잘 어울리는 3월 공연. 애인 손 꼭 잡고 가기 좋겠다.

몇 년 전 처음 TV에서 보고 F4인줄 알았다. 담백하고 말쑥하게 생긴 네 명의 서양 젊은이들. 소녀시절 좋아하던 '웨스트 라이프'가 주던 인상을 풍겼다. 헌데 정장 차려입고 무대에 등장한 그들이 부르는 건 의외로 팝페라였다. 넘치고 넘치는 팝이나 인기장르에 질렸던 모양인지, 고루하게만 생각했던 팝페라가 외려 신선했다. 2004년 데뷔해 현재는 최정상 팝페라 그룹으로 불리는 '일 디보' 얘기다. 아무리 대중화 된 클래식이라 해도 아직 친숙하지 않았던 당시, 일 디보는 그들의 음반을 빌보드 1위에 올려놓으며 대중적 클래식을 널리 알렸다. 07년도 첫 내한 이후 약 5년 만에 방문하는 그들. 지금까지의 히트곡뿐만 아니라 지난 해 발매한 새 앨범 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게다가 이젠 30대 중반을 넘어선 그들의 원숙한 미모도 직접 확인할 좋은 기회가 아닌가.(!)

드러머 마이크 포티노이의 탈퇴 이후, 지난해 열린 공식 오디션으로 새 드러머를 영입하고 활동을 시작한 드림 씨어터. 2000년대 이미 여러 번 내한했던 그들이지만, 새로운 멤버로 내한하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 내한의 풍문이 확실해진 것은 최근의 일.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생소한 장르의 음악이 다소 듣기 어려운 것은 사실. 하지만 G3로 꼽히는 기타리스트 존 페투르치를 포함한 전 멤버의 탁월한 연주력, 그 연주력을 바탕으로 섬세하고 치밀하게 직조된 음악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새로운 드러머와 함께 선보이는 드림 씨어터는 과연 어떨지 궁금한 음악 팬들에겐 이번 내한이 반가울 터. 그들의 음악은 4월 초 직접 들을 수 있다.

장근석이 토크쇼에 나와 셔플을 추기 전, 디제이쿠가 여기저기에서 셔플을 추기 훨씬 전부터 셔플은 유행 중이었다. 실은 꽤 됐다. 클럽 여기저기, 페스티벌 여기저기, 심지어 거리(?)에서 폴짝폴짝 춤추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또한. 이렇게 셔플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 LMFAO가 한 몫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Shots', 'Party rock anthem'등의 트랙이 히트하면서 LMFAO는 스타덤에 올랐다. 국내에서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드디어 내한이다. 원래 1월 내한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4월로 연기됐다.

일명 '메탈의 신', 주다스 프리스트가 2월 초 내한한다. 주변 남자들은 파워로운 한 해를 위해 주다스의 공연을 꼭 봐야한다며 난리가 부르스다. 본인은 기껏해야 'Breaking the raw'정도 알고 있는데, 왠지 가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 마지막 내한공연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이번 공연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더 흥미로운 건 공연의 오프닝 게스트. 이번 내한의 오프닝게스트는 임재범과 디아블로라고 한다. 메탈 좋아하는 오빠들이 뜨거워질, 파워있는 2월이다.

중학생시절 영화 OST로 에반에센스의 히트곡 'Bring me to life'를 처음 접했다. 당시 에반에센스의 인기는 대단했고, 그들의 음악은 팝 전문채널이나 라디오에서 자주 플레이되는 곡 중에 하나였다. 그래미 수상과 세계적 인기도 한 번에 거머쥐는 영광도 누렸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점점 활동이 뜸해졌다. 멤버교체가 잦아지더니 해체설까지 돌았다. 영영 사라지는가 싶었던 5년의 공백, 오래간 전열을 정비하고 지난해 새 앨범을 낸 에반에센스가 한국에 온다. 빌보드 앨범차트 1위로 돌아왔으니, 나름 화려한 컴백이다. 게다가 이번 내한공연의 게스트는 영국밴드 Bush(부쉬)! 90년대 꽤 큰 인기를 모았던 얼터너티브 밴드가 게스트다. 에반에센스와 부쉬의 합동공연(?)은 2월 중순에 열릴 예정.

베이루트, 일단 대단히 생소하다. 개략적인 정보는 이렇다. 미국의 인디밴드. 미국의 뉴멕시코 산타페 출신의 잭 콘돈이라는 남자가 베이루트의 음악을 만든다. 베이루트의 음악은 발칸 풍, 집시 풍 포크음악이라 설명된다. 올해엔 소위 잘나가는 인디 뮤지션들이 출연한다는 미국의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도 선다. 대충 미국에선 꽤 잘 나가는 것 같은데,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베이루트의 내한소식은 신선하면서도 반갑다.
다양한 관악기들, 우쿨렐레, 만돌린을 직접 연주하는 잭 콘돈과 다른 악기연주자들이 함께 꾸린 밴드가 바로 베이루트. 미국밴드지만 대단히 이국적인 음악을 한다. ‘발칸 풍’이 정확히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왠지 그냥 ‘발칸 풍’일 것 같다. 음악의 뿌리와 관계없이 베이루트의 음악은 대중적인 멜로디와 어딘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서로 청자를 사로잡는다. 어딘가 애잔하면서 풍경을 그리듯 전원적인 것이 우리 정서와도 잘 맞는다. 베이루트의 내한은 1월 25일.

가장 따끈따끈한 내한소식이다. 공식발표도 며칠이 채 안됐다.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긴 이름이 역시 생소하다. 하지만 09년 데뷔한 브루클린 출신의 이 밴드는 미국 인디씬에서 꽤 유명하다. 팀명과 동명인 데뷔앨범의 잔잔한 성공에 이어 지난해 발매된 소포모어 앨범도 괜찮은 평을 받았다. 레터맨 쇼에서 공연할 만큼 인지도도 높아졌다.
Pains of being pure at heart는 노이즈 팝을 좋아하는 국내 매니아 층에게 인기가 많다. 심플한 구성에 청량한 멜로디와 노이지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본인도 이들의 팬. 팬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렇게 빨리 내한할 줄은 몰랐다. 대형 뮤지션들만큼 해외 인디뮤지션들의 내한은 쉽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진짜 온단다. 이들의 내한공연은 2월, 국내의 인디뮤지션들과 함께 작은 페스티벌 형식으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