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인가? 모험인가! 헐리웃 스튜디오의 흥행 실험소 리붓 & 리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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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인가? 모험인가! 헐리웃 스튜디오의 흥행 실험소 리붓 & 리메이크

2012.08.23

근간의 헐리우드에서는 몸살이라고 표현하기에 좀 이상하지만, 묘한 리붓과 리메이크 현상이 일고 있습니다. 한 때 명성이 높았던 작품이나, 무언가 상업적으로나 또는 작품성으로 기대를 많이 했지만, 당시로서는 아쉬움을 많이 남긴 영화들이 하나 둘 씩 속편이 아닌 보완 작업을 거쳐 다시 제작을 하는 리붓(Reboot)이나 리메이크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참신한 소재의 고갈을 막을 수 있는 적절한 대응이라던가 아직도 그 영화들을 기억하는 세대들을 쉽게 유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작업이 중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중 가장 다급한 형식으로는 한때 효자 종목으로 상승하다가 엄청나게 망해버린 영화들도 리부트를 통해서 다시 현역에 복귀하여 대박을 이루거나 다시 쪽박을 차기도 했습니다. 오늘 그런 리붓 영화들과 기대되는 리메이크 영화들 살짝 엿보도록 합니다.

이안 감독의 헐크(2003년 작)가 상업적으로 고배를 마시게 되자 관계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라색 팬츠를 입고 사막을 날아다니던 헐크를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영화에서 에릭 바나와 닉 놀테의 연기력과 연출 구성에 대해서 아직도 찬사를 아끼지 않는 매니아들이 존재 합니다만, 어쨌든 스튜디오에서는 마블 캐릭터의 상징 중에 하나인 헐크에 대해서 그 가능성을 잊고 있음은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의 뤽 베송 군단에서 촉망받던 루이스 리터리어가 컨셉아트를 만들어서 제작사에 던져 놓았을 때 그들은 헐크의 순정(?)과 마초적인 위력에 또 다시 끌려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죠. 마블 캐릭터 시리즈의 영화 중에 대규모 재 공사를 시작한 건 사실 이 영화가 시초였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일까요?? 연기파 배우 에드워드 노튼과 팀 로스, 윌리엄 허트 등이 섭외 되고 매우 좋은 액션 장치를 달고 나왔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대충 잊고 지나갈 무렵 근간에 개봉되었던 마블 히어로 잔치인 어벤져스를 통해 철거계에서는 1등급 히어로 헐크의 존재감을 새롭게 느끼고 이 영화를 꺼내 들기 시작했죠.

팀 버튼의 배트맨 리메이크 1탄의 성공과 약간 반응이 쳐진 2탄 이후 스튜디오에서는 너무 성인 취향에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시리즈를 조엘 슈마허 감독에게 맡기게 됩니다. 당연히 어린이용 캐릭 상품을 팔기 위한 수단으로 자기들 입맛에 맞추어 유치한 각본에 스타급 배우들을 대거로 출연 시키지만, 나머지 시리즈는 대대로 망신을 당하게 되죠. 아놀드 옹과 클루니 형님이 출연한 배트맨 앤 로빈 이후 영화 배트맨은 워너에서 언급조차 하기도 싫은 상태였는데, 2000년대에 들어서 만화 작가 프랭크 밀러의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 나이트 스트라이크 어게인이 극찬을 받기 시작하자 워너는 다시 이 어두운 깜정색 복장의 박쥐 캐릭터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리붓을 결정한 거죠. 밀러의 만화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기반으로 각본을 만들고 감독으로는 저예산 스릴러 영화 메멘토로 각광을 얻기 시작한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메가폰을 쥐게 했습니다. 당연히 여러분도 알다 시피 대성공이었습니다. 다 죽어가던 배트맨을 밀러와 놀란이 살린 거라 봐도 무방할 정도였고 리붓의 결정판이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1989년 당시 액션 스타였던 돌프 룬드그랜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퍼니셔는 B급 액션물로서는 나쁘지는 않았습니다만, 전국구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십 수년이 지나 마블 캐릭터 중 가장 무대뽀스럽고 강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퍼니셔에 프로덕션은 2000년도 경에 리메이크를 합니다. 스토리 라인 중에 첫 번째 에피소드에 해당되었던 이 영화는 토마스 제인이 주인공인 프랭크 캐슬에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존 트라볼타가 악역을 맡았죠. 그러나 이 퍼니셔(2004) 리메이크는 완전히 죽을 푹 쑤어서 말아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튜디오를 낙담시킵니다. 그러나 마블 히어로 시리즈의 원작 만화에서 빠지지 않는 퍼니셔의 존재감은 다시 제작자들의 옆구리를 찔러댑니다. 역시 이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거죠. 결국 독일 출신의 여성 감독 렉시 알렉산더가 지휘를 한 퍼니셔 워존은 기존의 스토리 라인이라는 것이 별로 없던 터라 아예 싹 무시하고 그냥 B급 액션물로서 최대한 잔인한 액션 영화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나 이쪽도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어요. 그냥 비디오 시장에서 입맛 좀 다신 정도?

1995년 실베스터 스탤론의 저지 드레드(Judge Dredd)를 당시에 관람한 세대들은 대부분 그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하드한 SF 액션 원작 만화에 비해 영화는 원작의 발가락 끝만도 못하다란 평가를 당시에도 듣기는 했었죠. 이 영화의 리메이크 소식이 괘나 오래 전에 소문처럼 일어나긴 했는데, 사실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얼마 안 있어 이 영화의 개봉박두와 트레일러가 나오면서 역시 추억이라는 녀석이 제 기억에 노크를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만화 원작에서는 판관인 드레드가 단 한번도 헬멧을 벗지 않는데요, 당시 실베스터 스탤론의 작품은 이름 값 하느라 당연히 얼굴을 많이 노출 시킵니다. 이번 리메이크는 저예산 치고는 화려한 그래픽과 하드코어할 정도로 잔혹 액션 씬이 줄을 잇고 주인공이 단 한번도 헬멧을 벗지 않는다고 합니다. 딱 한번 벗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감독이 삭제해 버렸다고 하네요.

폴 버호벤이 저예산으로 로보캅을 대성공 시킨 이후 전문도 아니었던 SF 액션 영역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며, 1990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필립 K. 딕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죠. 물론 큰 줄거리는 지켜지고 각본상 많은 부분들이 뒤 바뀌어있지만, 아놀드의 근육질 바디와 빠르지는 않지만 육중한 표정의 액션이 큰 볼거리를 장식하고 있었고, 약간은 유치한 듯이 보이지만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 특수촬영이 화제였었죠. 정말로 기억에 오래 남는 작품이었음을 의식한 듯이 리붓 보다는 리메이크 라는 분위기로 제작 된 렌 와이즈먼의 2012년 판 토탈리콜은 날렵한 느낌의 콜린 파웰을 주인공으로 잡고 팜므파탈의 매력을 풀풀 풍기던 샤론 스톤의 배역에는 자신의 마누라 케이트 베킨세일을 기용합니다. 영화의 흥행 여부는 아직 개봉 된지 얼마 안되었기에 확실치는 않지만, 해외에서는 반응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네요. 딱 와이즈먼 스러운 영화라고 합니다. 큰 기대를 해도 크게 실망 할 필요 없는 액션 정도? 제이슨 본이 미래에 떨어진 느낌??

오늘 근간의 헐리우드 영화에서 리붓이나 리메이크 된 영화들을 살짝 살펴 보았는데 어쩌다 보니 전부 액션 히어로 아니면 미래 배경의 액션 영화네요... 물론 코난 더 바바리안이나 스파이더맨,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을 예고한 트론 같은 영화들도 빠져있습니다. 거기에 2015년까지 예약된 리붓이나 리메이크 영화만 알려진 바로는 10편도 넘네요... 정말 리메이크와 리붓의 홍수인 듯 합니다. 물론 이 영화들이 나와서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래도 항상 기다려 지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