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제비가 사는 곳, 제비다방

홍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소문난 이곳, 바로 제비다방입니다. 상수역 3번 출구를 따라 나서자 바랜 듯한 간판과 꽤나 매력적인 빨간 대문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옆엔 요일별 라인업이 적힌 간판을 볼 수 있었는데요. 마치 이 빨간 문으로 들어가는 순간 라이브 무대가 눈앞에서 펼쳐질 것 같았습니다. 이곳에 잠시 들러야 할 이유가 생긴 것 같네요. 저희는 이곳에서 느낀 설렘과 감동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글 | 멜론기자단 10기 권혁준, 서혜진
사진 | 서혜진

제비다방이라는 이름은 "날개"로 잘 알려진 천재 문학가 "이상"이 잠시 운영했던 청진동 다방에서 유래합니다. 곳곳에 걸려있는 사진과 소품들은 이상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마치 이곳이 청진동의 제비다방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입니다.

제비다방의 벽에는 연륜처럼 빼곡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밴드의 공연 포스터와 앨범 및 가수 사진을 보며 이곳이 밴드들의 접합점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죠. 이외에도 앤티크한 느낌의 액자 속 가족사진을 보며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비다방의 낮은 카페로 운영됩니다. 본연의 커피 맛을 내기 위해 매일 아침 두 종류의 원두를 그날의 온도, 습도, 원두 상태에 따라 내려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직접 마셔보니 커피 고유의 진한 원두 맛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단한 음주가 가능한 칵테일 메뉴 또한 있으니 다양한 음료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제비다방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카푸치노 (6,000원)
부드러운 크림이 어우러진 카푸치노, 고유의 진한 원두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자몽에이드 (7,000원)
상큼한 자몽과 톡 쏘는 탄산이 잘 어우러진 에이드.

베이글+크림치즈+초리조 (7,000원)
쫄깃한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발라, 짭짤한 초리조를 얹어서 먹으면 꿀맛!

전반적으로 나른하고 분위기 있는 음악이 주로 흘러나왔습니다. 특히 컨트리 팝, 얼터너티브 락, R&B, 재즈 등 가지각색의 장르 곡들이 어우러져 귀의 재미를 더욱 살려주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에 어울리는 상큼한 느낌의 곡, 나른한 오후에 어울리는 몽롱한 느낌의 감성 팝, 경쾌한 그루브가 느껴지는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등 분위기를 고려한 제비다방의 섬세한 선곡 또한 놓칠 수 없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제비다방에는 마법 같은 변화가 생깁니다. "제비다방"이라 적힌 간판이 순식간에 "취한제비"로 변신하는데요. 이는 술과 음악을 팔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죠.

이곳의 음식은 좀 더 취한제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술은 물론이고, 술과 함께할 수 있는 여러 안주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아이리쉬카밤 (15,000원)
기네스와 위스키, 그리고 베일리스의 만남. 원 샷을 해야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베일리스의 달콤함으로 행복한 끝 맛을 남길 수 있어요.

깔루아밀크 (7,000원)
커피우유 맛을 느낄 수 있는 칵테일, 첫 잔으로 시작하기에 좋아요.

미도리샤워 (9,000원)
술에 약하다면 선택할 수 있는 칵테일입니다. 상큼하게 즐길 수 있어요!

카프레제 (15,000원)
와인과 함께 하기에 무난한 안주. 칵테일과도 가볍게 잘 어울리는, 우리가 모두 아는 그 맛!

가래떡 (7,000원)
제비다방 스태프의 추천으로 주문한 가래떡. 제공되는 소스와의 조합이 엄청납니다. 꼭 한번 시도해보세요!

밤이 찾아오면 제비다방의 선곡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로큰롤과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이곳을 채웁니다. 좀 더 끈적하고, 몽환적인 음악들이 주를 이룹니다. 혼자 음악을 들으러 오기에도 충분합니다. 또한,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라이브 음악은 제비다방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제비다방에서 술과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안주는 바로 라이브 공연입니다. 매주 "목-일"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이 진행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보며, 술을 곁들일 수도 있고요. 술을 한잔하며 진주 같은 뮤지션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제비다방의 입구에서 한 달간의 라인업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매주 라인업을 확인할 수 있으니 제비다방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이를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지하에서 공연이 이루어집니다. 물론 1층에서도 이 공간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양질의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공연은 "무료입장, 유료 퇴장"으로 이루어지죠.

제비다방은 현재 홍대 인디씬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공연하며, "홍대 앞 문화"라고 향유되는 문화 현상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매년 제비다방을 대표하는 팀과 함께 [제비다방 컴필레이션]이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발매합니다. 작년에도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컴필레이션 앨범을 제작했으며, 올해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앨범을 담아낼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됩니다.

제비다방은 영감이 넘치는 곳입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그들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당신도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창조적인 일들을 벌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음악과 술, 그리고 예술에 마음껏 취할 수 있는 제비다방으로 날아오세요.

위치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24

영업시간
매일 10:00 ~ 02:00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jebida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