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음을 훔친 도둑들, Nothing But Thieves 내한 공연 후기

컬쳐&스테이지

한국의 마음을 훔친 도둑들, Nothing But Thieves 내한 공연 후기

2023.12.08
Special

Nothing But Masterpiece, 오직 명곡으로 가득했던 공연 현장 공개!

Intro

올해 6월, 네 번째 정규 앨범 [Dead Club City]로 3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Nothing But Thieves! 컴백과 함께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의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었지요! UK 록 씬을 뒤흔든 이 도둑들이 지난 11월 28일, 29일 이틀에 걸쳐 무려 4년 만에 내한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이 감격스러운 현장에 저희 멜론 서포터즈도 함께 했는데요. 긴 시간 동안 만나지 못했던 만큼, 더욱 뜨거웠던 공연 현장을 여러분께 생생하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Warm-up

본격적으로 공연장에서 미친 듯이 뛰고 함께 노래 부르기 전에 준비운동부터 해야겠지요? 공연장의 열광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기 앞서, Nothing But Thieves에 대한 간단한 소개 후 이번 공연 셋 리스트 중 Key Track들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Nothing But Thieves는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사운드와 팔세토 보컬이 특징적인 영국의 5인조 얼터너티브 록 밴드입니다. 프론트맨이자 보컬인 Conor Mason, 기타의 Joe Langridge-Brown과 Dominic Craik, 베이시스트 Philip Blake, 드러머 James Price가 밴드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들은 데뷔 앨범 [Nothing But Thieves](2015)을 시작으로 정규 2집 [Broken Machine](2017)과 3집 [Moral Panic](2020) 그리고 올해 발매된 4집 [Dead Club City](2023)까지 모두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 TOP10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가히 주목할 수밖에 없는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죠!

이번 공연의 Key Track으로 먼저 살펴볼 곡들은 정규 4집 [Dead Club City]에 수록된 타이틀곡 'Welcome to the DCC'와 'Overcome', 'Keeping You Around'입니다. 이 세 곡의 공통점은 모두 정규 앨범으로 발매 전, 올해 싱글 앨범으로 선공개되었다는 것이죠. 'Welcome to the DCC'는 심장을 뛰게 만드는 기타 리프에 보컬과 드럼이 하나씩 추가되는 도입부가 귀를 사로잡는 곡입니다. 삭막하고 황폐한 Dead Club City가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은 멜로디가 인상적인 트랙이지요. 'Overcome'은 레트로하면서도 신나는 신스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인데요. '극복하다'라는 뜻처럼 밝고 희망찬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Keeping You Around'는 사랑에 지친 사람의 정서가 먹먹한 보컬과 서정적인 멜로디로 표현된 곡입니다. 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곡 'Impossible'을 말하지 않을 수 없죠. 정규 3집 [Moral Panic]에 수록된 이 곡에는 깊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운 가사와 감각적인 멜로디로 그려져 있습니다.

한 번만 들어도 Nothing But Thieves에 빠질 수밖에 없는 곡들이니 꼭 감상해 보길 추천합니다!

The Main Game

Key Track들로 셋 리스트 예습이 끝났겠다, 이젠 본경기에 뛰어들 시간입니다. 잔잔히 흘러나오던 Dead Club Radio가 멈추고 조명도 모두 꺼진 장내의 적막을 'Welcome to the DCC'가 부수며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Welcome to the DCC

'Welcome to the DDC, Dead Club City' Nothing But Thieves를 기다리던 한국 팬들의 큰 떼창 소리가 공연장 안에 울려 퍼졌습니다. 관객들의 큰 함성도 놀라웠지만, 첫 무대였던 만큼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주는 짜릿함도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로 연주된 'Is Everybody Going Crazy'는 말 그대로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는데요. 특히 악기 연주가 고조되는 브릿지가 공연장을 더욱 뜨겁게 데웠습니다! 이후에는 앞의 두 곡보다 감성적인 곡 분위기가 돋보이는 'Tomorrow Is Closed'가 이어졌는데요. 진지한 가사와 묘하게 대비되는 밝은 멜로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I'm still a broken machine, babe

레게 리듬과 Conor의 미성이 매력적인 정규 2집 수록곡 'Broken Machine'이 연주되며 공연의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관객들과 가사 'My head goes forward and my hearts goes back'을 주고받는 Nothing But Thieves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답니다! 절절한 사랑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곡 'Real Love Song'이 그 뒤를 이었죠. 공간감 있는 악기 사운드와 호소력이 짙은 Conor의 보컬이 만나 관객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리고 끝에 다다른 연인 관계를 담담하게 전달하는 'Keeping You Around'가 팬들에게 먹먹한 감성을 더해주었습니다. 관객 모두가 손으로 물결을 만드는 모습이 특히 감동스러웠답니다!

Photos by @colt90.tisyphe **@heojangbeom

#I'm sorry so sorry for what I've done

레이싱 게임 'Gran Turismo 7'의 사운드트랙인 'Life's Coming in Slow'가 연주되자 팬들도 아티스트와 함께 다시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폭발적인 곡의 에너지가 관객들을 열광하도록 만들었죠! Conor의 매섭고 탄탄한 고음에 한번 놀라고, 거친 질감의 일렉트로닉 기타 사운드에 두 번 놀라는 'City Haunts'로 공연이 이어지며 콘서트장 안의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심오한 메시지가 담긴 가사와 대중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정규 2집 타이틀곡 'Sorry'가 연주됐는데요. 관객들은 어김없이 하나 된 목소리로 'I'm sorry so sorry for what I've done'이라고 외치며 Nothing But Thieves의 무대에 보답했습니다. 그리고 도입부의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스트링이 매력적인 'Do You Love Me Yet?'은 공연에 더욱 열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Photos by @colt90.tisyphe **@heojangbeom

#And I could use some healing soon

식을 줄 모르는 열기 속에서, 다음 무대는 정규 2집보다 한 단계 진보를 거듭해 낸 정규 3집 [Moral Panic]에 수록된 곡들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Nothing But Thieves는 이 앨범에서 더욱 섬세하고, 유연한 사운드로 성숙해진 그들만의 독창성을 선보였는데요. 'Unperson'의 'it's worse'를 외칠 때마다 반짝이는 조명, 'Phobia'의 몽환적인 분위기에 맞게 피어오르는 연기와 빠르고 강렬해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들썩이는 관객들은 현장의 분위기를 한층 달구었습니다.

Photos by @colt90.tisyphe **@heojangbeom

공연은 쉴 틈 없이 계속되었습니다. Conor의 음색이 돋보이는 감미로운 발라드 'Lover, Please Stay', 그루브한 사운드와 시원하게 퍼져나가는 코러스가 조화를 이루는 'Trip Switch'로 이어졌는데요. 'Jeff Buckley'를 연상시키는 팔세토 창법을 강조한 앨범의 곡들인 만큼, 라이브로 감상하는 무대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Lover, Please Stay'의 전주가 귓가에 울려 퍼짐과 동시에 관객들은 하나둘 플래시 라이트를 흔들며 분위기를 아름답게 장식했고, 뒤이어 시작된 'Trip Switch'에서는 있는 힘껏 'Down Down Down Down Down Down'을 외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주었습니다.

#HBD_Joe!

전 무대의 진한 여운을 느끼던 와중, 갑자기 무대의 모든 조명이 꺼졌습니다! 불 꺼진 공연장은 묘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는데요. 곧이어 하나둘 불이 켜지며 등장한 건 케이크를 든 멤버들이었습니다. 마침 공연 당일이었던 11월 29일은 기타리스트 Joe의 생일이었기에, 멤버들이 그를 위한 생일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었는데요.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고, 오직 그를 향한 환호 속에서 Joe는 행복한 미소와 함께 손 키스를 선사하며 생일 초를 불었습니다.

#But you make it possible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진 다음 곡은 'Futureproof'였습니다. 밴드 사운드가 특히 돋보이는 이 곡은 저절로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데요. 예상대로 곡의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관객들은 기타 리프에 맞춰 리듬을 타며 흥겹게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어서 Conor의 내레이션을 시작으로 파란 조명과 함께 Nothing But Thieves의 대표곡 중 하나인 'Impossible'이 시작됐는데요. 따로 떼창을 유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곡의 중반부부터 한마음으로 코러스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Conor는 이를 반주 삼아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이어나갔죠. 그의 애절한 목소리, 섬세한 밴드 사운드, 무대를 감싼 파란빛의 조명은 'Impossible'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었습니다. 그다음 곡은 정규 4집의 마지막 트랙인 'Pop The Balloon'이었는데요. 강렬하고 거친 일렉 사운드와 무거운 드럼 비트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내한 공연의 꽃, 태극기

Photos by @colt90.tisyphe **@heojangbeom

뒤이어 앙코르 첫 번째 곡 'Amsterdam'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곡의 시작과 함께 내한 공연의 꽃 태극기가 등장했는데요. 국기의 등장은 가열된 공연장에 더욱 열기를 더하는 퍼포먼스였습니다. 태극기는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휘날렸으며, 이에 수많은 관객은 환호성으로 화답했죠! 'Amsterdam'은 폭발적인 기타, 그리고 전형적인 Nothing But Thieves만의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으로, '떼창을 부르는 곡', '라이브로 들어야 제맛인 곡'으로 유명하곤 합니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기대에 부응하게 모두가 'over and over and over and over again'을 외쳤고, Conor 또한 강렬한 몸짓과 손짓으로 온전히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쉬는 시간 하나 없이 90분을 알차게 채워진 Nothing But Thieves의 공연! 이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곡 'Overcome'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공연의 끝, 관객들은 열띤 함성과 박수 소리로 공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Outro

Nothing But Thieves의 이번 내한 공연은 말 그대로 '관객과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이크를 넘기고 관객과 함께 노래하는 Nothing But Thieves, Conor가 애정이 듬뿍 담긴 말을 던지면 큰 소리로 응답하며 웃음을 주던 관객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웃음이 끊이지 않음은 물론,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요. 가수와 팬이 함께 교감하며 이어나간 공연의 모든 순간이 명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한 공연으로 다시 한번 완벽한 라이브 실력과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증명한 Nothing But Thieves. 부디 이번 기회로 더 많은 이들이 그들의 매력에 빠져들었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공연장에서의 약속대로, 우리 곧 한국에서 다시 만나요!

글&이미지ㅣ멜론 서포터즈 13기 김어진, 박주이
사진 출처 | @colt90.tisyphe **@heojangbeom, 멜론 서포터즈 13기 김어진, 박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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