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 만나게 될 클래식

장르 인사이드

2024년에 만나게 될 클래식

2024.01.02
Special

2024년에 만나게 될 클래식

1년을 힘겹게 보냈더니 또 다른 한 해가 찾아와 이렇게 말합니다. '올해는 갑진년, 푸른 용의 해'라고요. 그나저나 푸른 용의 해라니 상당히 멋지군요. 올 한 해 동안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무엇을 듣게 될지는 미리 알아볼 수 있겠습니다. 2024년 우리가 만나게 될 음악에 먼저 인사를 건네볼까요?

Story #1

올해의 음악가는 브루크너와 스메타나입니다.

이렇게 단언하듯 올해의 음악가를 결정해도 되냐고 물으시겠지만, 제 판단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올해 2024년은 음악가 안톤 브루크너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100으로 떨어지는 숫자가 주는 안정감,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올해에는 국내외의 여러 악단들이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평년보다 자주 무대에 올릴 것입니다. '교향곡 7번'을 올리는 서울시향, 그리고 '교향곡 5번'과 '9번'을 선보일 예정인 KBS 교향악단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악단이 들려줄 브루크너의 장엄한 사운드를 기대해 봅니다.

'그런데 브루크너 작품이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으실 수도 있겠어요. 정말 그렇습니다. 거대한 편성과 압도적인 길이가 특징인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확실히 쉽게 친해지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에는 작년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사이클을 마무리 지은 안드리스 넬슨스 (Andris Nelsons)의 브루크너 교향곡 전집을 옆에 끼고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 우선 가장 잘 연주되는 작품인, 모범적인 브루크너 사운드가 담긴 '교향곡 7번'부터 시작해 보실까요?

체코의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 또한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이합니다. 체코라는 국가가 없던 시절부터 민족의 독립을 염원했던 스메타나는 교향시 '나의 조국'으로 잘 알려져 있죠. 브루크너만큼은 아니지만 스메타나의 작품 또한 올 한 해 이곳저곳에서 감상하실 수 있겠습니다. '나의 조국'의 '몰다우(블타바)'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은 이 작곡가의 이름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Story #2

2024년 대한민국을 찾아오는 아티스트

실질적으로 팬데믹이 종결되었다고 다들 생각했기에 그랬을까요? 2023년에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내한공연이 정말로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11월은 입이 벌어질 정도였죠.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 그리고 로열 콘세르트허바우가 비슷한 시기에 내한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듯합니다. 이제 시작되는 2024년은 작년에 비해 다소 소박한(?) 규모의 내한이 예정되어 있지만 아티스트 각각의 명성만큼은 작년 못지않습니다.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Krystian Zimerman)

먼저 1월로 가볼까요?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Krystian Zimerman)의 리사이틀이 눈을 크게 뜨게 합니다. 2023년 12월 말부터 한국에서 공연을 진행할 이 피아니스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쇼팽과 드뷔시, 그리고 2022년에 발매된 시마노프스키 피아노 작품집 중 '폴란드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곡리스트 12

르노 카퓌송(Renaud Capucon) & 킷 암스트롱(Kit Armstrong)

2월에도 내한공연 소식이 풍성합니다. 우선 2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Renaud Capucon)과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Kit Armstrong)의 내한공연 소식입니다. 지난해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을 함께 녹음한 이 듀오는 이번 내한공연의 프로그램 또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로 꽉 채웠다고 하네요.

곡리스트 13

라파우 블레하츠 (Rafal Blechacz)

그 바로 다음 날인 2월 23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 베네데티 (Nicola Benedetti)와 베네데티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내한이 있고, 2월 27일에는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 (Rafal Blechacz)의 리사이틀이 있습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3월로 넘어가면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 (Anne-Sophie Mutter)의 공연이 3월 13일에 열린다고 되어 있네요.

곡리스트 10

루돌프 부흐빈더 (Rudolf Buchbinder)

2023년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을 진행했던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Rudolf Buchbinder)의 공연도 6월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무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이라고 하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겠습니다. 이외에도 11월 20일에 내한공연이 예정되어 있는 예프게니 키신 (Evgeny Kissin),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한국을 찾을 예정인 유자 왕 (Yuja Wang) 등. 풍성한 음악 생활을 이어 나가기에 충분한 연주가 2024년에도 끊임없이 열릴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어디로 향해 계시나요? 그 선택이 어떠하든 2024년 갑진년은 좋은 음악과 함께 충만할 한 해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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