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한복판, 요즘 들으면 좋을 클래식

장르 인사이드

겨울의 한복판, 요즘 들으면 좋을 클래식

2024.01.16
Special

겨울의 한복판, 요즘 들으면 좋을 클래식

매년 찾아오는 겨울이지만 이번 겨울은 유달리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습니다. 겨울은 설렘과 고독함을 동시에 주는 계절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겨울에는 음악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설렘을 느끼기 위해서도, 나의 쓸쓸함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음악이 있다면 더욱 좋겠죠.

분위기 있는 재즈, 서정적인 발라드… 겨울에는 다양한 음악이 어울립니다. 그런데 겨울의 한복판인 지금,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눈 쌓인 창밖을 바라보며 클래식을 듣는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겨울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요즘 들으면 좋을 클래식이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앨범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러면 함께 살펴볼까요?

먼저 소개할 음악은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 (Avi Avital)의 협주곡 앨범입니다. 여기서 만돌린이라는 악기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만돌린은 18세기 유럽에서 크게 사랑받았던 현악기이며 손가락으로 현을 뜯어 소리를 내는 연주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날로 따지면 기타와 유사하다고 할까요? 혹시 류트라는 악기를 아신다면 만돌린에 대한 이해가 더욱 빠릅니다. 류트의 고음역대 버전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아비 아비탈은 오늘날 가장 유명한 만돌린 연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잊힌 만돌린 레퍼토리를 발굴해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클래식을 편곡해 연주하기도 하고 만돌린을 위해 작곡된 새로운 창작음악을 소개하기도 하죠. 바로크, 고전 시기의 협주곡을 담고 있는 이 앨범을 들으면 피아노나 바이올린과 같은 익숙한 악기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곡리스트 15

저는 단 한 사람의 지휘자를 소개하라고 한다면 레너드 번스타인 (Leonard Bernstein)을 꼽고 싶습니다. 카리스마, 위트, 방대한 레퍼토리,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깊은 음악성까지 모든 것을 갖춘 그야말로 '완성형' 지휘자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이미 30여 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의 음악을 듣는 것이겠죠. 최근에는 번스타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개봉해 큰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번스타인의 음악은 매우 인간적입니다. 매우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 감정이 음악에 고스란히 드러나죠. 어떤 면에서는 최근 클래식계의 음악 해석과는 대척점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스타인만큼 우리의 마음에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음악가도 드물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번스타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뚜렷한 색채감은 차갑고 메마른 이 겨울의 음악감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죠.

곡리스트 22

마지막으로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Rudolf Buchbinder)의 베토벤 소나타 앨범을 소개할까 합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클래식 초심자에게도, 골수 애호가에게도 가장 확실한 선택이 아닐까 싶어요. '비창', '월광', '열정' 등의 부제가 붙은 베토벤의 대표적인 피아노 소나타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곡임과 동시에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음악이죠. 그야말로 대중성과 예술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음악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인 셈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흐빈더는 오늘날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베토벤이라는 음악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내는 그의 베토벤 소나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연주자 개인의 탁월한 음악성은 물론 논리와 감성의 적절한 조화, 부족함 없는 테크닉까지. 베토벤을 듣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 바로 부흐빈더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죠. 궁금하시다면 직접 들어보세요. 창밖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이보다 더 완벽한 겨울은 아마 없을 겁니다.

곡리스트 22

연관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