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악기, 첼로의 세계 속으로

장르 인사이드

따뜻하게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악기, 첼로의 세계 속으로

2024.01.30
Special

따뜻하게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악기, 첼로의 세계 속으로

흔히 첼로를 두고 가장 인간의 목소리를 닮은 악기라고 이야기하곤 하죠. 따뜻하면서도 지나치게 날카롭지도, 두텁지도 않은 음색이 우리 인간들의 노랫소리와 비슷하기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첼로는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악기였습니다.

생상스의 '백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슈베르트의 '피아노 삼중주 2번' 등의 작품은 첼로의 매력을 잘 살려 오늘날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죠. 바이올린의 매력이 고혹적인 고음이고 콘트라베이스의 매력이 두터운 음색이라면 첼로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색깔을 지닌 카멜레온 같은 음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자들은 서양음악사에서 첼로가 처음 등장한 것을 16세기 초반경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첼로와 유사한 형태가 갖춰진 것은 17세기 무렵이죠. 이 무렵의 첼로는 낮은 음역을 활용해 음악의 저음을 보강하는 비교적 단순한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전 시대에 이르러 하이든, 모차르트 등 첼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작곡가들이 첼로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첼로를 바닥에 고정시켜 더 수월한 연주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엔드핀이라는 장치가 개발되며, 독주 악기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가지게 되었죠. 이 시기 하이든이 남긴 '첼로 협주곡'은 오늘날까지도 가장 중요한 첼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베토벤은 첼로 실내악 레퍼토리를 크게 확장시켰습니다.

곡리스트 7

19세기에 이르러 첼로는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유럽 전역의 작곡가들이 앞다퉈 첼로를 활용한 음악을 작곡하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랑 받는 주옥같은 명곡들이 탄생했죠.

가령, 드보르자크는 보헤미아적 감성이 가득한 '첼로 협주곡'을 작곡했습니다. 이 곡은 교향곡이 연상될 정도로 장대한 규모와 화려한 독주, 드보르자크 특유의 애수 어린 선율미 등이 어우러진 첼로 협주곡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Mischa Maisky)

차이콥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도 첼로를 이야기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죠. 독주 첼로와 관현악 변주곡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는 이 작품은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18세기 유럽 전역에서 유행했던 우아하고 화려한 예술 양식인 로코코풍의 음악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로코코가 무엇인지 몰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 음악을 들으면 어떤 분위기인지 누구나 알 수 있죠. 고풍스러운 유럽의 어느 궁정에서 흘러나올 것처럼 우아한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첼로의 고혹적인 음색과 만나 엄청난 매력을 뿜어냅니다.

곡리스트 9

20세기의 작곡가들은 더욱 다양한 첼로의 가능성을 시험했습니다. 1901년에 작곡된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는 19세기 낭만주의적 감성과 러시아적 감수성 사이의 절묘한 균형감을 찾아낸 뛰어난 곡이며, 1959년 작곡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은 화려하고 기교적이지만 동시에 어딘지 우울하면서도 애수 어린 느낌이 함께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작곡가 니콜라이 카푸스틴 (Nikolai Kapustin)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카푸스틴의 '첼로 협주곡 2번'입니다. 재즈와 클래식을 결합한 피아노 작품으로 오늘날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러시아 작곡가 카푸스틴은 뛰어난 첼로 작품도 많이 남겼습니다. 특히 '첼로 협주곡 2번'은 2002년에 작곡된 작품이면서도 고전적인 클래식 음악어법과 재즈적인 요소를 적절히 배합한 그야말로 '21세기의 클래식'에 가장 적절한 음악이죠. 특히 첼로의 서정적인 면모부터 익살스럽고 기교적인 면모까지 폭넓게 보여주어 오늘날 첼리스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새로운 첼로 레퍼토리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관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