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에는 통영에서 만나요, 2024년 통영국제음악제

장르 인사이드

이번 봄에는 통영에서 만나요, 2024년 통영국제음악제

2024.03.20
Special

이번 봄에는 통영에서 만나요, 2024년 통영국제음악제

음악제.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 이 장르와 그다지 친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음악제라는 행사이겠습니다. 몇 날 며칠을 클래식 음악만 연주한다는데, 보통 마음가짐으로는 발도 들이기 힘든 게 당연하겠지요.

통영국제음악당

하지만 올해 봄에 경상남도 통영에서 열릴 음악제라면 사정이 조금 다를 수 있겠습니다. 시작부터 음악계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어 빠르게 국내 최고의 음악제로 성장한 통영국제음악제는 지난 2022년부터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을 음악감독으로 초빙하여 음악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먹을 것도, 볼 것도 많은 곳으로 잘 알려진 통영에서 진행되는 통영국제음악제는 올해 최고의 음악가들을 초청하여 음악제를 꾸렸다고 합니다.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페테르 외트뵈시(Péter Eötvös), 현대음악 전문 앙상블인 클랑포룸 빈(Klangforum Wien), 피아니스트 데죄 란키(Dezső Ránki)와 선우예권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이번 음악제는 오는 3월 29일 열리는 공연을 시작으로 개막, 4월 7일 폐막 공연과 함께 마무리됩니다. 음악제는 올해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통영으로 찾아오는 청중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무엇을 들을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쉽고 확실한 가이드를 준비했습니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상주 음악가로 초청된 아래 세 명의 아티스트만 믿고 따라가면 되는데요. 그 이름을 아래서 만나보시죠.

플루트의 황제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Emmanuel Pahud)

곡리스트 18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이 분, 에마뉘엘 파위(Emmanuel Pahud)입니다. 과거에는 파후드라고 종종 표기되던 이 플루티스트는 예나 지금이나 세계 최고의 플루티스트로 평가받는 전설적인 연주자입니다. 바로크부터 영화음악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이 음악가는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에서도 그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오는 4월 4일 오후 7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에마뉘엘 파위는 광주시향과 함께 카를 닐센의 '플루트 협주곡'을 협연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실내악 무대에서도 빛나는 음색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작품이 어렵다고, 잘 안 알려진 작품을 연주한다고 해도 명인의 연주를 실제로 들어보게 되면 확실히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고 하죠. 에마뉘엘 파위의 연주 또한 여러분에게 그런 특별한 순간을 제공할 것입니다.

현대 피아니즘의 모범생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Bertrand Chamayou)

피아니스트 베르트랑 샤마유(Bertrand Chamayou)는 예전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스승 베로프의 조교로 일했던 베르트랑 샤마유의 연주를 무척 좋아한다고 언급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고수들끼리는 통하는 게 있는 걸까요? 실제로 이렇다 할 콩쿠르 활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샤마유는 실력만으로 그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듯합니다.

곡리스트 20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베르트랑 샤마유의 연주를 여러 차례 접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2022년에 올리비에 메시앙의 걸작이자 난곡,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스무 개의 시선'을 녹음, 발표한 샤마유는 오는 4월 1일 오후 7시에 있을 리사이틀에서 메시앙의 작품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4월 4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의 리사이틀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버르토크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가 연주되는 프로그램 사이에는 라벨의 피아노 작품인 '밤의 가스파르'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네요.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3월 31일 일요일 오후 3시에 샤마유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모리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과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입니다. 라벨의 두 걸작을 한자리에서 듣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비올리스트도 온다

비올리스트 앙투안 타메스티 (Antoine Tamestit)

곡리스트 8

비올라 연주자는 물론, 비올라 솔리스트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 업계에서 앙투안 타메스티(Antoine Tamestit)라는 이름은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림로즈, ARD 콩쿠르를 비롯한 국제적인 비올라 콩쿠르를 석권하며 순식간에 주목받는 비올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그는 앞서 소개해 드린 두 명의 연주자들과 마찬가지로 독주, 실내악, 협연 등 다양한 무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최근 발매된 주목할 만한 앨범으로는 젊은 현악4중주단 중에서 그 활동이 가장 두드러진 에벤 콰르텟(Ebene Quartett)과 함께한 모차르트의 실내악 녹음이 있네요.

다수의 현대음악의 초연을 맡기도 했던 타메스티는 현대음악 연주의 전문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에서 타메스티는 4월 3일 수요일에 드뷔시의 '플루트, 비올라, 하프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하며,

오는 4월 6일에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텔레만의 비올라 협주곡과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등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최고의 비올리스트가 연주하는 비올라에서는 과연 어떤 소리가 날까요? 앙투안 타메스티의 연주가 그 답을 알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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