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이 안겨주는 작은 행복, 해방촌 양민회관

BGM 플레이스

'평범함'이 안겨주는 작은 행복, 해방촌 양민회관

2019.06.27
플레이스

'평범함'이 안겨주는 작은 행복, 해방촌 양민회관

여기 "평범함"을 추구하는 특별한 가게가 있습니다. 문을 열어보면 친근함이 먼저 반기는 곳. "양민회관"이 바로 그곳입니다. 창문 너머 자개장에는 알록달록 꽃무늬가 하늘거리고, 안쪽에서는 향수 짙은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해방촌에 오는 이, 누구나 반긴다는 양민회관은 정말 편안했습니다.

글 & 사진 | 멜론기자단 10기 김현호, 서혜진
*모델 이미지: 양민회관 제공


첫인상

나무문을 여는 순간

혜진: 양민회관을 처음 찾은 날은 겨울이었습니다. 겨울과 무척이나 어울리는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좌식 자리에서 몸의 체온을 높이는 것이 그리 좋았습니다. 여름의 양민회관은 또 색다릅니다. 겨울에는 작은방의 좌식 자리가 매력적이었다면, 여름엔 창가 자리가 좋습니다. 꽃무늬 덕후인 제게 양민회관은 천국입니다. 게다가 은은하게 풍기는 인센스스틱 향은 양민회관에 대한 애착을 더욱 상승시킵니다. 처음부터 편안하게 느껴졌던 이곳은, 어느새 저의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현호: 해방촌 오거리에서 내려와 길을 걷습니다. 정겨운 동네 풍경에 익숙해질 때쯤, 나무 목판과 널찍한 창문 뒤의 풍경이 시선을 가로챕니다. 제대로 도착한 것 같습니다. 이곳의 모든 것은 추억이라는 말이 어울립니다. 짱구 극장판 "어른제국의 역습"에서 나왔던 해질녁 동네가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레트로한 느낌의 식탁보, 아늑한 자개장은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함을, 청년들에게는 안방 같은 편안함을 안겨주는 곳이었습니다.


Interview

with 양민회관

월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의 이야기로 넘쳐났던 양민회관. 잠시 여유가 생긴 틈을 타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멜론기자단에게 시간을 내주신 양진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Q&A

  • 먼저 간단하게 양민회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해방촌에 위치한 카페 겹 펍을 기반으로 한 복합문화공간 양민회관입니다. 저희는 이름과 외관 때문에 사람들이 뭐 하는 곳인지 많이 물어보셔요. 그래서 "뭐하는 곳인지 물으면 적잖이 당황하고 쉽게 대답 쉽게 못 하는 곳"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Q&A

  • 양민회관이라는 이름이 굉장히 특이해요. "양민회관"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어디에도 없는 이름으로 짓고 싶었어요. 또, 친구들이 무조건 웃기게 지으라고 조언해줬어요. (웃음) 그래서 여러 후보가 있었지만, 그중에 가장 부르기 쉽고 뜻도 좋은 양민회관으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양민회관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Q&A

  • 멜론기자단이 온 오늘, 자개장롱이 새로 자리를 잡았어요. "양민회관"하면 인테리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인테리어에 담긴 사장님의 철학이 있나요?

    양민회관이라는 곳을 더 양민회관답게 꾸미고 싶어서 이것저것 가져다 두게 되었어요. 자개장, 장롱, 병풍, 거울 등 옛날 집에서 봤던 익숙한 것들로 꾸며서 양민회관에 들어오면 옛 기억 속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Q&A

  • 매주 플레이리스트를 새로 구성하신다고 들었어요.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음악을 트는 곳이긴 해요. 보통 아침에 떠오른 곡 한 곡이 있다면, 그 곡을 기준으로 나머지 곡들을 정합니다. 양민회관 인스타그램에도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짧은 글을 적어 게시하고 있습니다.

Q&A

  • 그렇다면, 오늘 양민회관과 어울리는 음악 추천 부탁드려요.

    한 곡만 고르기는 아쉬워서 5곡 정도를 준비했어요. 10년 전쯤, 보아가 리메이크하여 싸이월드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La La La Love Song'을 먼저 추천하고 싶네요. 일본 듀오 wink의 'Aiga Tomaranai'도 좋아요. 무표정에 시크한 춤을 추는 여자 듀오에요. 하수빈의 '노노노노노', Yoshimi iwasaki의 'Touch', 마지막으로 레전드인 김완선의 '나홀로 뜰 앞에서'까지 추천할게요.

Q&A

  • 커피부터, 술(맥주, 와인, 담금주 등)까지 다양한 음료를 팔고 있어요.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한 데에 이유가 있나요?

    앞서 말한 것처럼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또, 그 사람들이 양민회관에서 한 잔쯤은 좋아하는 음료가 있으면 하고요. 그래서 커피, 티, 주류까지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A

  • 음료 이름도 독특해요. 이런 이름은 어떻게 정하신 건가요?

    음료 이름은 보통 제가 좋아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요. 협재, 비자림 두 곳이 제가 제주도에서 좋아하는 곳이에요. "바다를 닮은 협재 라떼"와 "숲을 닮은 비자림 라떼"는 두 지역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문라이즈티도 Phum Viphurit의 'Run'이라는 곡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가사에 "문라이즈 킹덤"이라는 가사가 나오거든요.

Q&A

  • 한 달에 한 번씩 기획공연이 열립니다. 양민회관에서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양민회관이라는 곳이 최대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기획공연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사진 촬영 장소로도 많이 쓰이고, 8월에는 북 토크도 예정돼있어요. 여러 가지를 재밌게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합니다. 7월 28일에는 김거지의 공연이 열려요. 놀러 오세요.

Q&A

  • 공연이나 북 토크 외에도 양민회관에서 해 보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양민회관에서 영화를 찍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여도 좋고요.

Q&A

  • 앞으로, 양민회관이 사람들에게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나요?

    양민회관 나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당신만의 일기가 시작되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지치고 힘든 일이 많잖아요? 그런 일들을 잠시 접어두고 자기 자신과 마주 앉아있는 사람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곳이요. 어쩌면 저에게도 그런 곳이 필요해서 양민회관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추천메뉴

기자단Pick & 사장님Pick

멜론기자단 Pick!  야관문주 & 차슈

"양민회관"의 특별한 메뉴가 있다면 바로, 야관문주! 특별함을 원한다면 야관문주를 추천합니다. 파릇하게 감싸는 풀 내음, 알싸하게 맴도는 알코올 향이 입안에 뒤섞이고 나면 두 입, 세 입, 자꾸 마시게 됩니다. 데리야끼 소스를 발라낸 차슈 한 점 집어먹고 야관문주를 한 입 머금으면 행복, 멀리 나가서 찾을 필요 없습니다.

사장님 Pick!  문라이즈티

음료 중에 문라이즈티가 있습니다. 블루멜로우라는 꽃차에, 레몬즙을 넣어서 먹는 음료입니다. 새벽하늘처럼 생겨서 "문라이즈티" 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도 이쁘고, 입으로 먹기에도 상큼한 문라이즈티. 꼭 한번 드셔보세요.


기자단 Comment

추억을 맡기고 돌아가는 길

혜진: 양민회관이 무엇을 하는 곳이냐. 누군가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곳이라 말하겠습니다. 그저 지나가다 잠시 들려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삼삼오오 모여, 술 한 잔을 기울일 수도 있습니다. 노트북을 들고 나와 업무를 하며, 그림도 그립니다. 한번 나무 문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 공간은 당신에게 계속 떠오르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해방촌과 양민회관이 주는 묘한 느낌을 꼭 느껴 보길 바랍니다.

현호: 하늘이 짙게 변해갈 무렵, 양민회관을 뒤로하고 나오는 길은 상쾌했습니다. 가벼운 취기로 걷는 해방촌 골목길은 청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양민회관, 조만간 다시 방문해 가벼운 차 한잔 마시러 가고 싶습니다. 따스한 공기가 번지는 곳, 여러분도 양민회관에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More Info

양민회관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20길 12

영업시간
평일 11:00 – 22:00
주말 11:00 – 23:00

인스타그램
@yangminhoegwan

기타
예스키즈존, 예스펫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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