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정보

나무가 되어
조동진
앱에서 듣기
  • 앨범 평점 4/ 175명
  • 발매일 : 2016.11.08
  • 발매사 : 포스트뮤직
  • 기획사 : 푸른곰팡이

'조동진' [나무가 되어]

깊어지는 가을, 낭만과 사색을 즐기는 여유가 있다면 더 멋진 시간들이지만 요즘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은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계절은 분명해서 이 때면 떠오르는 시집이나 노래들이 있으니 그 가운데 한 곡으로 이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조동진'의 "나뭇잎 사이로". 읊조리는 나지막한 목소리의 그가 오랜만에 정규 앨범을 들고 이 가을, 우릴 찾아왔다. 이번에 발표한 새 음반은 96년 '조동진' 5집을 발매한 후 20년만의 새 앨범이다. 66년 음악활동을 시작하고 79년 데뷔 앨범이 나오기까지 필요했던 세월보다도 더 긴 시간이다.

'조동익', '장필순', '한동준' 등이 몸담고 있는 레이블 푸른곰팡이(전 하나음악) 의 수장으로 그가 90년대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이나 존재감은 컸지만 본인의 음악으로 우리들에게 직접 다가오진 않았던, 어찌보면 야속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번 새 음반은 그의 팬들에게도 그리고 후배 뮤지션들에게도 그 어느 때 보다 특별하게 다가온다.

새 음반을 들어보면, 그는 여전히 '조동진'이다.

"행복한 사람"과 "나뭇잎 사이로"에서 느꼈던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그의 가사와 멜로디는 변함이 없고 오히려 훨씬 더 큰 울림으로 가슴을 친다. 그의 목소리와 그의 감성이 아직 그대로일까 하는 팬들에게 그는 더 깊어진 목소리로 그윽하게 답하고 있다. 앨범의 첫 곡 "그렇게 10년"에서는 마치 그간의 공백을 우리들에게 설명하는 듯 하고 "나무가 되어", "섬 안의 섬", "하얀 벽"같은 곡들에서는 '조동진' 특유의 시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를 온전히 들을 수 있다. 또, "1970"이란 곡에서는 그의 젊고 푸르렀던 시절을 덤덤하게 이야기하고, "천사" 라는 곡에서는 쓸쓸하지만 가장 솔직한 고백을 잔잔한 피아노 연주 위에 담아 내고 있다. 시간의 간격은 설렘과 두려움을 같이 주는데 그는 여전히 우리를 위로하고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공감의 뮤지션 그대로다.

하지만 다른 한 편, 그는 이번 새 음반에서 전혀 '조동진'이 아니다.

그의 새 음반은 기존에 그가 보여왔던 음악적 실험의 정점을 담고 있다. 미니멀리즘으로 비롯되는 여러 실험적 사운드는 이번 앨범이 음원사이트에서 일렉트로닉이나 엠비언트 음악의 신보로 소개되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이 같은 실험성은 단순히 새롭기 위한 새로움이 아니라 그가 그동안 보여준 음악안에 늘 내재되어 있었고 시도해 왔던 작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그가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음악적 작업을 이제야 내 놓은 것이 아닐까. 앞서 언급한 "나무가 되어", "섬 안의 섬"이나 8번째 트랙에 수록된 "그날은 별들이" 같은 곡들에서 아주 정교하게 작업된 소리들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준다. 그리고 그 문을 넘어서면 그 안에 '조동진'이 있다.

흔히 우리가 각 분야에서 전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동진' 그도 그렇게 불리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는 그 동안 전설이라는 타이틀과 명예를 의식하는 행보를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반대로 어색해하고 불편해했다. 그처럼 자신의 음악에 그 무엇도 투영하지 않고 자신만을 온전히 담아 내놓는다는 것은 단순한 용기나 고집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인다.

'조동진'의 새 음반은 이 가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색이다.

글쓴이: 미래광산(a Division of C&L Music inc.)

작사, 작곡 : 조동진
편곡 : 조동익, 조동진
사운드 디자인 : 조동익

Bass, Elec Guitar, Mandolin : 조동익
Acoustic Guitar : 조동진
Piano, Keyboards : 박용준
Oboe : 이소림
Drums : 신석철
Clarinet, Recorder : 최성규
Cello : 민영애
Violin : 강혜인
Flute : 김은미
Flugelhorn : 김동하

함께 노래한 사람들 : 장필순, 오소영, 조동익, 박용준

Recording Studio : 무지개녹음실,Stradeum, Sound Solution
Recording Engineer : 허성혁,윤정오
Mixing & Mastering : 조동익
Photo : 조동진
Calligraphy : 윤소라
Cover Design, Drawing : 조아라
Producer : 조동진
Distribution :푸른곰팡이

*천사
Strings Arranged by 박용준
Conducted by 박인영
Performed by LA String Ensemble
Recorded at The Village Studios (in LA)
Recorded by Billy Centenaro (Assisted by Joey Vitas)
1st  Violins : Nicole Garcia, Mui-Yee Chu, Bethany Mennemeyer, Nadira Kimberly,Jeff Ball
2nd Violins : Kathleen Robertson, Charlene Huang, Brian Benning, Richard Adkins
Violas : Miriam Mayer, Cameron Patrick, Brett Banducci
Cellos : Cameron Stone, Charles Tyler 

앨범 전체 앱에서 듣기